[앵커]
고난주간을 맞아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의 계획하심을 신뢰하며 고난을 감내하는 이들을 만나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중국에서 추방 당해 한국으로 돌아온 한 선교사 부부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얼마 전부터 중국이 강화된 종교사무조례를 시행하면서 수많은 중국 선교사들이 쫓겨나오는 상황인데요.
오요셉 기자가 선교사 부부를 만나봤습니다.
[기자]
지난 15년 동안 중국 선교를 위해 헌신해 온 H 선교사 부부.
지난해 9월, 갑자기 들이닥친 공안에 의해서 사역을 제대로 정리하지도 못한 채 쫓겨나오듯 한국으로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아무런 준비도 못 한 채 갑작스레 추방당한 이들은 현재 교회 게스트하우스를 전전하며 생활 중입니다.
게스트하우스 여건상 장기 체류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지난 8개월 동안 벌써 4번이나 거처를 옮겼고, 앞으로도 한두 달 주기로 계속해서 이전을 준비해야 합니다.
지난 15년 동안 중국 선교를 위해 헌신해 온 H 선교사 부부
중국선교가 중단되면서 후원교회와 협력교회의 후원마저 끊겨 생계마저 막막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더 큰 어려움은 정신적인 상처입니다.
목숨 걸고 일구어 놓은 선교 현장과 삶의 터전을 하루아침에 잃게 된 선교사들은 큰 충격과 함께 깊은 상실감에 빠지게 됩니다.
[인터뷰]
한복음(가명) / 중국 추방 선교사
"상처뿐만 아니라 '내가 하나님 앞에 잘못해서 이렇게 추방당하지 않았는가' 그런 죄책감이 있어요 '하나님이 나를 버리셨나' 이런 상실감이 있는 거죠."
추방 선교사들의 처지에 공감하지 못하고 '선교사는 무조건 선교지로 나가야 한다'는 교회의 인식도 부담입니다.
[인터뷰]
한복음(가명) / 중국 추방 선교사
"한국교회가 아직까지 선교사들이 한국에 남아있는 것에 대해서 선교사로 인정해주지 않아요. 교회도 핍박당하는 선교사들에 대해서 '오히려 그것이 복이 있다' 이런 자세를 가지고 있으면 굉장히 위로를 받게 되는 거죠."
자녀들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부모의 추방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심적 충격을 겪는 데다, 진학 등에도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여은혜 (가명) / 중국 추방 선교사
"'왜 하나님께서 이렇게 갑자기 이런 어려움들을 주시나' 당장은 이해가 잘되지 않고 수용이 잘 안되기 때문에 아이들의 정서적인 어려움이 크고, 또 하나님에 대해서 아이들이 분노하는 그런 것들이 있어요.(부모들과) 같이 어려움을 당한 자녀들을 돌보는 프로그램이 굉장히 필요하고..."
이런 가운데에서도 선교사들은 하나님의 더 큰 계획을 믿으며 지금의 어려움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여은혜 (가명) / 중국 추방 선교사
"이런 잠시의 고난이 있지만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합력해서 큰 그림을 그려 가시고 하나님이 더 많은 선한 열매들을, 생명의 열매들을 많이 맺게 하실 것을 우리는 확신하고 있어요."
선교지에서 추방당한 아픔에 더해 돌아온 고국에서의 생활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교사들.
이들은 한국교회가 관심을 갖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CBS 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취재 최내호] [영상편집 조세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