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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20살 큰 돌고래 '태지' 제주에 남는다

    돌고래 태지(사진=서울대공원 제공)

     

    서울대공원이 보유한 마지막 돌고래 태지가 제주에서 남은 여생을 보내게 됐다.

    지난 2013년 돌고래 '제돌이'의 야생 방류 모습은 많은 동물애호가들의 뇌리에 선연히 남아 있다.

    유희용으로 혹사당하던 돌고래 1호 방류이자 아시아 최초였던 까닭에 국민적 관심도 높았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돌고래 방류에는 동물보호와 종 보전을 위해, 불법포획에 경감식을 일깨우려는 의도도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제돌이를 시작으로 2015년 태산.복순이, 2017년 금동.대포가 잇따라 제주 바다에 방류되면서 서울대공원이 보유했던 돌고래는 한마리 두마리 자연으로 되돌아갔다.

    그러나 먼저 방사된 돌고래들과는 달리 태지는 건강상태가 더 좋지 않았고 그동안 제주 중문단지의 퍼시픽랜드에서 위탁관리를 받아왔다. 물론 조련사와의 수중공연이나 사진찍기 등 돌고래와의 직접 접촉금지라는 엄격한 조건이 붙었다.

    그 결과 현재 돌고래 태지의 건강상태는 많이 호전됐다고 한다. 이때부터 태지를 어떻게 할 지를 놓고 논의한 결과 ▲국내 바다쉼터 조성 ▲자연방류 ▲위탁기관 기증으로 의견이 좁혀졌다.

    이 가운데 바다쉼터 조성은 제주의 바다여건상 조성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나오미로즈 세계포경위원회 과학전문위원은 태지 처리를 위한 회의에서 참석해 "한국의 해양조건상 수온, 태풍, 수심 등으로 인해 바다쉼터 조성이 어렵다"고 말했다.

    방류 역시 불가능에 가까웠다. 태지는 돌고래로는 초고령에 해당하는 20살 나이인데다 10년 수족관 생활로 자연적응도 어려울 것이란 결론이 내려졌다. 그래서, 현 위탁기관 체류로 최종 결론이 내려졌다.

    서울대공원과 호반호텔앤리조트는 16일 서울대공원 동행라운지에서 동물복지연구소 어웨이, 동물자유연대, 핫핑크돌핀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등 6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태지기증.관리 합의서 서명식을 가졌다.

    서울대공원은 "돌고래 한 마리를 위해 그동안 서울대공원과 시민단체, 전문가들이 모두 고민하고 배려하며 최선의 답을 찾아냈다는 것은 동물복지 실현의 또 하나의 좋은 예이며 사회참여 실현의 모델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핫핑크돌핀스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에 보도된 것과는 달리, 몇 차례의 토론 과정에서 태지를 퍼시픽랜드에 그대로 두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이 도출된 적이 없다"며 "사회적 타협에 의한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 퍼시픽랜드에 둘 수 밖에 없음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이탈리아와 영국, 미국 등지에서 돌고래 바다쉼터 조성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해양수산부가 해양동물보호센터 설립을 통해 책임있는 자세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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