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방송된 JTBC '뉴스룸' 배우 전도연 인터뷰 (사진=방송화면 캡처)
"세월호에 대한 기억이, 그 상처가 너무 크고 아팠기 때문에 다들 두려워하지 않나, 사실 저부터도 그랬고요. 그래서 두려워하시는 것 같아요. 그 상처를 또다시 아파질까 봐. '생일'이라는 작품이 예전의 상처를 들춰내서 다시 아파지자고 만드는 이야기였으면 사실 저도 이 작품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런데 '생일'은 그분들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앞으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여서 저는 선택을 했어요. '생일'이 말하는 이야기도 그런 이야기라고 생각을 해서 좀 많은 분이 봐주시면 좋겠어요."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 '생일'의 배우 전도연은 세월호 참사 하루 전인 지난 15일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와 함께 많은 아이와 사람들이 세상을 떠난 그날을 우리는 기억에서 쉽게 지울 수 없을 거다. 그때의 참혹함과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절망감은 여전히 아픔이고 상처다. 5년이 지난 현재에도 그날을 잊지 못하는 건, 그날, 세월호는 전도연의 말처럼 우리 모두의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 '생일'은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다. 전도연이 연기한 순남은 아들 수호(윤찬영 분)를 세월호 참사로 잃고 딸 예솔(김보민 분)과 둘이 산다. 어떤 사정으로 그 큰일을 겪을 때 순남 곁에 없었던 남편 정일(설경구 분)이 돌아오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영화 '생일' (사진=NEW 제공)
전도연은 "너무 큰 슬픔을 제가 대면할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제가 '밀양'이라는 작품으로 아이를 잃은 엄마역을 했었기 때문에 고사를 했다"라며 "고사를 했었는데 그게 표면적으로는 거절을 했다고 하지만 사실 대본을 읽고서는 마음에서 이 작품을 놓지 못했다. 두 번을 고사하고서도 다시 마음을 바꿔서 결정을 하게 되었다"라고 '생일'에 출연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영화 속에서 순남은 처음에는 다른 유가족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아들을 떠나보냈다는 현실을 쉽사리 인정할 수 없었을 것이다.
전도연은 "사실 처음부터 순남의 감정이 동의가 다 된 것은 아니지만 촬영을 하면서 저도 순남의 마음을 조금씩 알게 됐던 것 같다"라며 "순남 입장에서는 아들을 마음속에서 떠나보내지 못하고 그러면서 현실을 부정하고 외면하고,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못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손석희 앵커도 "영화를 보면서 상당히 이해할 수 있었다. 슬픔을 혹은 아픔을 견뎌내는 방법이라는 것이 모든 사람이 같은 건 아니니까"라고 말한다.
영화 '생일'은 세월호 유가족과 세월호 참사를 바라보는 우리의 다양한 시선을 드러낸다. 영화에서처럼 세월호와 세월호 유가족을 바라보는 각기 다른 우리와 사회의 시선은 5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여전히 세월호를 기억하고 같이 슬픔을 나누려는 이들은 분명 존재한다.
영화 '생일' (사진=NEW 제공)
영화 촬영이 끝난 후 전도연은 세월호 유가족을 만났다. 촬영 전에 만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전도연은 "두려웠던 거 같다"라고 밝혔다.
"두려웠던 것 같아요, 그분들을 직접 만나는 게. 그리고 시나리오를 읽고서도 느껴지는 아픔, 슬픔이 너무 컸기 때문에 제가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았어요. 그리고 감독님이 그려내고 싶은 이야기대로 저도 순남을 담담하게 연기하고 싶었기 때문에, 뭔가 감정적으로 제가 너무 많이 빠질까 봐 사실은 조금 한 발짝 물러서 있기는 했죠."전도연은 인터뷰에서 세월호와 '생일'이 이야기하는 것은 그날의 상처를 들춰내는 아픔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생일'은 그분들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앞으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여서 저는 선택을 했어요. '생일'이 말하는 이야기도 그런 이야기라고 생각을 해서 좀 많은 분이 봐주시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