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물류 인프라 (사진=쿠팡 제공)
'로켓배송' 서비스를 앞세운 쿠팡이 국내 e커머스 사상 최고와 최악의 기록을 동시에 달성했다.
대규모 투자유치와 공격적인 투자로 몸집을 키우면서 언제까지 출혈경쟁을 버텨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쿠팡은 지난해 4조 422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16일 밝혔다. 국내 e커머스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이다.
2017년 2조 6846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쿠팡은 1년 사이 65% 매출성장률을 보였다. 2017년에는 2016년 대비 40% 성장한데 이어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반면에 지난해 영업손실도 1조 970억원으로 국내 e커머스 업계 최초 1조원을 돌파했다. 쿠팡은 2017년 638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기록은 71.7% 급증한 수치다.
이 같은 기록의 배경에는 지난해 11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에서 20억 달러(우리나라 돈 약 2조 2656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유치해 물류 인프라 구축에 아낌없이 투자한 점이 있다.
쿠팡은 지난해 전국 12개 지역의 물류센터를 24개로 늘렸다. 축구장 167개 넓이의 물류 인프라로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배송되는 '로켓배송'의 핵심 시설을 구축했다. 또 지난해 2만 4000명을 직‧간접 고용하며 인건비로 9866억원을 지출했다.
로켓배송에서 다루는 상품 품목도 2014년 5만 8000종에서 지난해 500만종으로 늘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상품이 5만종인 점을 감안하면 쿠팡은 국내 최대 유통채널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쿠팡은 마켓컬리가 문을 연 신선식품 새벽배송 분야에도 지난해 10월 뛰어들어 런칭 12주 만에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로켓프레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쿠팡 김범석 대표는 "우리는 고객을 감동시키기 위해 어느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막대한 투자를 진행해 왔다"며 "쿠팡은 앞으로도 고객이 '쿠팡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하게 될 때까지 고객 감동을 위한 기술과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쿠팡뿐만 아니라 국내 주요 e커머스 업체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이베이코리아만 영업이익 486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을 뿐, △티몬 -1279억원 △11번가 -678억원 △위메프 -390억원 등으로 모두 적자를 보고 있다.
계속되는 출혈경쟁으로 e커머스 업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마이너스를 각오한 투자로 e커머스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며 "e커머스 업체들 외에도 막대한 자금으로 무장한 대기업들도 모두 온라인 쇼핑몰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어 한동안 출혈경쟁이 불가피 해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