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TV가 문재인 대통령 사진 아래 북한 인공기를 배치하는 등 이미지와 그래픽 실수를 반복해 비판받는 가운데, 연합뉴스노조가 "참담함을 감출 길 없다"며 "시민들의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지부(이하 연합뉴스지부)는 15일 성명을 내어 "계열사 연합뉴스TV에서 최근 발생한 방송사고로 연합뉴스에 쏟아지는 시민들의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연합뉴스가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을 반성하며, 이에 대해 참담함을 감출 길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지부는 경영진에 △비정규직 채용 구조 개선 △공정보도 수호와 콘텐츠 경쟁력 강화 방안 △외부에 개방된 기사 평가 시스템 운영 △철저한 게이트키핑 시스템 도입 △효율적인 인력 운용 등을 고민해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 신뢰도 제고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TV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 사진 아래 북한 인공기를 배치하거나, 재벌 3세들의 마약 사건 뉴스를 보도하며 극우 커뮤니티 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에서 만든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을 쓰는가 하면, 3차 북미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며 태극기와 성조기를 나란히 놓고 문 대통령 빼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만 중앙에 배치했다. '고의적 이미지 사용 혹은 누락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에 가는 연 300억 원 규모의 지원금을 폐지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11일 만인 지난 15일 20만 명을 돌파했다.
이에 대해 연합뉴스지부는 "정부 구독료는 정부의 단순지원이 아닌 국가기간뉴스통신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재원"이라며 국제뉴스·국내뉴스의 해외 전파·지역뉴스 등을 공급하는 데 쓰인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연합뉴스지부 성명 전문.
국가기간뉴스통신사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되돌아봐야
전국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는 계열사 연합뉴스TV에서 최근 발생한 방송사고로 연합뉴스에 쏟아지는 시민들의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연합뉴스가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을 반성하며 이에 대해 참담함을 감출 길 없다. 연합뉴스가 국가기간뉴스통신사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고 효율적인 개선작업으로 시민들의 질책에 대답해야 한다는 것이 연합뉴스지부의 판단이다.
특히 경영진은 이번 사태를 뼈아픈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번 사태가 연합뉴스TV에서 발생했지만 연합뉴스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가 상존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경영 효율화라는 명분아래 뉴스제작 시스템에서 숙련된 인력이 성장할 수 없는 비정규직 채용구조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는 현 경영진에서 시작된 문제는 아니지만, 이번 사태에서도 드러났듯이 헐값으로 노동력을 착취하고 또다시 새로운 인력을 채용하는 구조에서는 품질 좋은 뉴스를 제작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 또 경영진은 ▲공정보도 수호와 콘텐츠 경쟁력 강화 방안 ▲ 외부에 개방된 기사 평가 시스템의 운영 ▲ 철저한 게이트키핑 시스템의 도입 ▲ 효율적인 인력 운용 등을 고민해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의 신뢰도 제고에 앞장서야 한다.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해 명실상부한 국가기간뉴스통신사로 거듭나는 일은 경영진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연합뉴스지부는 경영진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는지 철저히 견제·감시하는 동시에 조합원들의 총의를 모아 공정보도를 지켜내고 부족했던 점을 개선하는 데 주력해 나갈 것이다. 이와 함께 현재 한반도에서 요구되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로서의 역할을 다하도록 회사가 추진하는 평양지국 개설에도 힘을 보탤 것이다.
그러나 뉴스통신진흥법 제19조 "뉴스정보 구독계약의 체결 등"에 근거해 받는 정부구독료는 정부의 단순지원이 아닌 국가기간뉴스통신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재원이다. 정부구독료는 연합뉴스의 경영 지원을 위해 쓰이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시각으로 바라본 국제뉴스, 6개 국어로 공정하고 사실관계에 충실한 국내 뉴스의 해외전파,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뉴스, 13개 지역 취재망을 통한 지역뉴스, 재난 발생 시 효율적인 대응을 위한 뉴스 등을 공급하는 데 쓰인다.
연합뉴스지부는 앞으로도 정부구독료가 연합뉴스의 국가기간뉴스통신사로서의 기능을 다 하는 데 잘 쓰일 수 있도록 감시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을 것이다. (끝)
2019년 4월 1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