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배구협회는 최근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과 계약 추진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김호철 남자 배구대표팀 감독을 스포츠공정위원회(전 상벌위원회)에 회부해 징계를 논의하기로 했다.(노컷뉴스DB)
대표팀 잔류의 뜻은 밝혔지만 거취는 불분명하다.
대한민국배구협회는 17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 라마다송도호텔에서 남자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고 김호철 감독의 징계를 논의했다.
김호철 감독과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 관계자 모두가 불참한 가운데 이날 회의 결과에 따라 배구협회는 대표팀 재임 기간 OK저축은행과 계약을 추진했던 김호철 감독을 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넘기기로 했다. 스포츠공정위는 상벌위원회의 새 이름이다.
배구협회가 지난해 3월 남자 배구대표팀 전임 감독으로 선임해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계약한 김호철 감독을 스포츠공정위에 넘기려는 이유는 계약 내용 중 이직 금지 조항의 존재에도 OK저축은행에 먼저 접촉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현장에서 만난 최천식 남자경기력향상위원장은 "최종 계약까지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를 통해 사회적 물의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고 징계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국가대표 선발 규정 제6조(결격사유) 14항(불미스러운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야기한 임원 및 선수)에 따라 김 감독의 징계가 논의된다.
배구협회 스포츠공정위는 지도자에 대한 징계를 크게 중징계와 경징계로 나누고 있다. 중징계는 사안에 따라 제명부터 해임, 자격정지, 출전정지로 나뉜다. 경징계는 감봉 또는 견책이다.
다만 이번 논란은 배구협회가 정한 위반행위별 징계기준에 따르면 경징계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견책이나 1년 미만의 자격정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인사위원회까지 회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대표팀 감독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김호철 감독의 거취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호철 감독뿐 아니라 OK저축은행의 징계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배구협회 스포츠공정위에서는 징계대상과 징계수위를 정해 관계단체에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도 규정에 포함됐다. 이번 사태를 야기한 또 다른 구성원인 OK저축은행 역시 한국배구연맹(KOVO)을 통해 징계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최천식 남자경기력향상위원장이 전임 감독과 원활한 소통을 하지 못하는 등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했다. 최천식 위원장의 사퇴로 조길현, 김철수, 한장석, 임태복, 박종찬, 이건호 위원까지 일괄 사퇴가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