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한솥밥을 먹다 17일 경기에서 올해 적으로 처음 만나게 된 삼성 김한수 감독(왼쪽)과 키움 포수 이지영.(사진=삼성, 키움)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삼성-키움의 시즌 2차전이 열린 17일 경북 포항구장. 경기 전 김한수 삼성 감독은 타선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전날 삼성은 5안타 무득점 빈공으로 0 대 4로 졌다. 선발 덱 맥과이어는 5이닝 2실점(1자책)으로 나름 활약했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2패째를 안았다. 김 감독은 "맥과이어가 수비 실수 속에서도 2점으로 잘 막아줬다"면서 "그러나 타선이 8회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고 입맛을 다셨다.
키움 선발 안우진의 공도 좋았다. 최고 구속 152km의 속구를 자신있게 뿌렸다. 김 감독은 "쳐볼 테면 쳐보라 식으로 던지는데 공이 좋더라"고 인정했다.
2차전에서 설욕할 의지도 드러냈다. 김 감독은 "키움은 선발이 좋고 확실한 마무리 조상우가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불펜이 약한데 오늘은 중간 투수들을 5회부터 끌어내면 이상적일 것"이라고 짚었다. 이날 키움 선발은 김동준으로 6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ERA) 5.68을 기록 중이다.
특히 이날 키움 선발 포수는 지난해까지 삼성에서 뛰었던 이지영이다. SK, 키움과 삼각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꿨다. 이적 뒤 친정팀과 첫 대결. 이지영은 박동원과 키움 안방마님으로 활약 중이다. 시즌 타율은 3할2푼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이지영에 대해 짐짓 자신감을 보였다. 김 감독은 "지영이의 볼 배합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농담을 던졌다. 이지영은 2009년 삼성에 입단해 2013년 주전 마스크를 쓰고 정규리그 5연패, 한국시리즈 4연패에 힘을 보탰다. 다만 지난해 강민호가 롯데에서 이적해오면서 백업으로 뛰었다.
때마침 이지영이 삼성 더그아웃 쪽으로 다가왔다. 이지영은 모자를 벗어 인사했고, 김 감독은 "지영아, 너 오늘 나오냐?"고 물었다. 이에 이지영이 "오늘 나갑니다"고 하자 김 감독은 "네가 안 나오니까 우리가 지잖아"라면서 "오늘 꼭 나오라"고 농담을 건넸다.
이지영은 "열심히 하겠습니다"고 씩씩하게 대답했다. 친정팀과 맞대결에 대해서는 "다른 팀 경기와 똑같아요"라며 의연한 자세를 보였다.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동지에서 적으로 처음 만나게 된 이지영과 삼성. 과연 김 감독의 자신감이 경기 결과로 나타날지, "열심히 하겠다"는 이지영의 의지가 빛을 발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