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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 관리시스템 엉망,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격”

날씨/환경

    “대기오염 관리시스템 엉망,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격”

    여수산단 오염물질 배출량 조작, 4년간 1만 3096건
    측정대행업체 직접 고용해 셀프 자가측정 실시
    1회 경고 시 5백만원 이하 과태료..솜방망이 처벌 문제
    전국 사업장 5만 8천 여곳 상황도 비슷할 듯
    전수조사 실시·측정 시스템 전면개선·엄중 처벌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4월 18일 (목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강흥순 (여수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정관용> 여수에 있는 LG화학 또 한화케미컬 공장에서 대기오염물질 배출결과를 조작했다. 어제 환경부 발표로 알려진 사실이죠. 그런데 환경단체에서는 이게 여수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이런 문제제기를 하네요. 여수환경운동연합 강흥순 사무국장 연결합니다. 국장님, 안녕하세요.

    ◆ 강흥순> 네, 반갑습니다.

    ◇ 정관용> 도대체 어떤 오염물질 수치를 얼마나 많이 조작했다는 겁니까?

    ◆ 강흥순> 네, 여수산단에 위치한 LG 화학, 한화케미컬 등 235곳의 산업장으로부터 측정을 의뢰받은 4곳의 대행업체들이 2015년부터 4년간 총 1만 3096건의 대기오염측정기록부를 조작하고 허위로 발급한 사실이 드러난 것입니다. 측정 대행업체의 대기측정기록부를 조사한 결과 직원 1명이 같은 시간대에 여러 장소에서 측정 한 것으로 기록된 것이 8843건에 이르고요. 또 실제 측정하지 않은 것도 측정한 것처럼 조작해서 기록한 것도 발견이 됐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측정도 안 하고 그냥 가짜로 숫자를 써 넣은 거군요.

    ◆ 강흥순>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 가짜 숫자는 누가 만들어준 거래요?

    ◆ 강흥순> LG화학과 한화케미컬 등 배출업체로부터 의뢰를 받은 측정대행업체의 직원들이 그렇게 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그 의뢰를 받을 때는 가짜로 좀 숫자 기록해 주세요라고 하면서 뭔가 돈이 오가거나 그러지 않았을까요?

    ◆ 강흥순> 일단 측정대행업체는 기본적으로 다음 계약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을의 위치에 있습니다. 그리고 특히 LG화학이나 한화케미컬 같은 대기업들은 그 측정업체에 있어서는 아주 큰 고객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다음 해에 계약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갑의 위치에 있는 대기업들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갖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런 대기오염물질 배출 같은 건 예컨대 정부나 지자체가 직접 조사를 하든지 해야지 그냥 해당 업체가 측정대행업체한테 그런 식으로 갑을 관계를 이용해서 이렇게 막 조작해도, 이래도 되는 겁니까?

    ◆ 강흥순> 어제 발표로 대한민국의 대기오염 관리체계가 얼마나 엉망인지가 드러났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그렇죠.

    ◆ 강흥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으로 기업들에게 자가 셀프측정을 하게 한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습니다. 환경부는 전국적으로 약 5만 8000개가 넘는 이런 배출사업장이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었다라고 이야기를 합니다마는 그렇다면 직접 배출업체가 측정업체와 계약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배출업체가 환경부에 각 기업의 규모에 맞게 기금을 내면 그것을 환경부가 직접 측정업체를 선정하고.

    ◇ 정관용> 그렇죠.

    ◆ 강흥순> 관리하는 방안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안일하게 대처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정관용> 애초에 그 측정하는 체계, 그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거고요. 게다가 이렇게 배출구 숫자를 조작한 것이 들어나도, 지금 현행법상 처벌이 아주 솜방망이라면서요?

    ◆ 강흥순> 네, 그렇습니다. 환경부에서는 불법 배출사업장에 대해서 검찰에 송치하고 엄정 처벌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마는 실질적으로 이런 측정 결과를 거짓으로 기록하는 경우 과태료 500만 원 이하, 행정처분은 1차 경고, 2차 경고, 3차 경고. 그 후에 4차 위반 했을 때 조업 정지 20일 처분.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매년 수십조, 수조의 매출을 올리고 수조, 수천억원의 순이익을 발생시키는 대기업으로서는 그야말로 있으나마나 한 처벌, 솜방망이 처벌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정관용> 500만 원 이하 과태료라고요?

    ◆ 강흥순>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게다가 3번까지 경고하고 4번 걸려도 20일밖에 영업 정지가 안돼요?

    ◆ 강흥순> 네.

    대기오염물질 배출 석유화학업종 중 전국 1위 GS칼텍스, 측정값 조작 LG화학과 한화케미칼 규탄 기자회견 (사진=여수환경운동연합 제공)

     


    ◇ 정관용> 이해가 안 되네요. 그런데 이게 여수 지역만 이와 같은 측정 시스템이나 처벌 기준이 적용되는 게 아니잖아요. 전국 전부 다 똑같지 않습니까?

    ◆ 강흥순> 그렇습니다. 여수산단에 대한 조사 결과가 어제 발표가 되었습니다마는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라고 생각이 됩니다. 대기오염 조작 형태는 아마 다른 전국적인 사업장들에서도 빈번하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판단이 되고요. 또 지금 현재 발표된 것은 2005년부터 2018년 4년치인데 이는 조금 더 조사를 하면 더 늘어날 걸로 보입니다.

    ◇ 정관용> 네. 지금 가뜩이나 미세먼지, 대기오염 이게 국민적 관심사인데 정부가 앞으로 어떻게 뭘 해야 되겠습니까?

    ◆ 강흥순> 일단 이번 불법 행위를 저지른 기업들에 대해서 엄정한 수사를 진행하고 강력한 처벌을 일단 해야 된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러한 일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셀프 측정, 자가 측정, 이러한 시스템들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된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네. 대기오염 물질 유발하는 공장에 대한 관리감독 감시체계, 그런 관점에서 측정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편하라. 그리고 처벌수위를 강화하라, 이 말씀이로군요.

    ◆ 강흥순>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먼저 전국에 걸친 전수조사부터 있었으면 싶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강흥순>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여수환경운동연합의 강흥순 사무국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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