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정부는 23일과 26일 '임진강·가평지구 전투 68주년 상기행사'를 한다고 국방부와 국가보훈처가 19일 밝혔다.
경기 가평 영연방 참전 기념비 앞에서 23일 열리는 가평지구 전투 기념행사와 경기 파주 영국 전적비 추모공원에서 26일 개최되는 임진강전투 기념행사에는 6·25전쟁 당시 유엔군으로 참전한 영연방 5개국 참전용사와 가족 66명, 각국 대사 등 450여명이 참석해 자유와 평화 수호를 위해 산화한 영령들의 넋을 기릴 예정이다.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벨기에 참전용사와 가족은 보훈처 초청으로 방한한다.
국방부는 "이번 행사는 68년 전 이름조차 생소한 한국이라는 나라를 위해 고국을 떠나 목숨 걸고 싸웠던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벨기에 참전용사에 대한 국가 차원의 감사와 보은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방한하는 참전용사 중에는 마이클 필립 우드리(88) 씨를 비롯해 최연소 유엔참전용사이자 유엔기념공원 안장자인 고(故) 제임스 패트릭 도운트 상병의 조카 내외 등이 포함됐다.
캐나다판 '태극기 휘날리며'의 주인공들로 알려진 한국전 참전용사 조지프 허시와 아치발드 허시 형제의 유족들도 방한한다.
동생 허시는 6·25전쟁에 함께 참전했다가 전사한 형을 평생 그리워하며 형과 함께 묻히고 싶다는 유언을 남겼고, 그 뜻에 따라 형제 유골은 지난 2012년 4월 부산 남구 대연동 UN 기념공원 캐나다 묘에 합장 안장됐다.
6·25전쟁에 함께 참전했던 고 윌리엄 로리머 씨 등 '아일랜드 3형제', 임진강 전투 당시 전사한 고 도널드 놀디 씨 등의 유족들도 이번 방한단에 포함됐다.
이들은 보훈처 초청으로 오는 22일부터 27일까지 한국에 머물면서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비롯해 가평전투 기념식, 유엔기념공원 추모식 등에 참석한다.
뉴질랜드의 해군 참전용사 알프레드 레이몬드 로위(88) 씨는 "혹독한 전쟁의 시련 속에서 도움을 받던 나라가 군함 건조까지 하는 나라로 발전했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프록터 뉴질랜드 해군참모총장은 울산에서 열리는 뉴질랜드 군함아오테아로아함 진수식 참석차 한국을 찾아 참전용사들의 일부 방한 일정에 동행할 예정이다.
특히 영연방 참전 노병들은 자신들의 연금을 모아 1976년부터 자매학교와 지역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올해는 경기세무고, 예림 디자인고, 가평 중·고등학교, 가평 북중학교 등 학생 69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6·25전쟁 당시 영연방 국가에서는 9만7천여명이 가평지구 및 임진강 전투 등에 참전해 10배가 넘는 중국군의 공격을 저지했다. 이 과정에서 1천858명이 전사했다.
가평지구 전투는 1951년 4월 춘계 공세 때 영연방 제27여단이 중국군의 공격을 지연시켰던 방어전을 말한다.
이 전투로 중국군의 유엔군 전선 분할 기도가 좌절되고, 서울~춘천 간 주보급로가 확보됐다.
이런 공로로 참전부대는 미국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영연방 제27여단은 영국 미들세스 대대, 호주 3대대, 캐나다 경보병 2대대, 뉴질랜드 16포병연대로 구성됐다.
호주 3대대는 지금도 '가평대대'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고, 매년 4월 24일을 '가평의 날'로 지정하여 선배 전우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캐나다 경보병 2대대는 부대 건물에 가평지구 전투 참전용사들의 이름을 새겨 기념하고 있다.
임진강 전투는 1951년 4월 영연방 제29여단이 중국군 3개 사단을 사흘간 저지시켜 군단 주력부대가 서울 방어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한 전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