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바와인더스트리 홈페이지 캡처)
철제 케이스 등을 주문제작하는 (주)비와이인더스트리는 갈수록 떨어지는 영업이익률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아주 기초적인 스마트공장을 도입하기로 했다. 핵심은 원자재로 쓰이는 철판을 관리하는 문제였다. 쓰고 남은 철판을 주먹구구식으로 관리하다 보니 적당한 잔재 철판을 찾느라 직원들이 긴 시간을 들여 일일이 확인하는 바람에 생산성이 떨어지거나 다시 써도 될 철판을 고철로 폐기하면서 원가가 상승하기도 했다.
2015년 이 회사는 철판을 자동으로 관리할 수 있는 'SPCS'라는 초보적인 스마트공장 솔루션(소프트웨어)을 갖췄다. 원자재 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뤄지면서 회사 영업이익률이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2~3%에 머물던 영업이익률이 SPCS 시스템을 갖춘 직후 6%로 3배나 급상승했다.
하지만 이 솔루션을 만드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이 회사 이정한 대표는 "독일에서 프로그램을 사오기도 하고 국내 솔루션 업체를 찾아 다니기도 했는데 솔루션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결국 우리 회사 젊은 인력들을 주축으로 (솔루션을) 자체 개발하고 장비도 자체 제작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17년에는 SPCS 시스템을 생산공정과 연결시키는 솔루션을 만들어 보자고 정부에서 제안해 '스마트공장추진단'을 통해 솔루션 업체를 소개받았다"며 "하지만 (솔루션) 개발이 전혀 안되는 업체였다"고 전했다.
그는 "제대로 된 스마트공장 솔루션 업체를 만나기 힘들다"며 "(이들 업체를 통해) 솔루션을 만들어도 쓰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놨다.
비와이인더스트리는 결국 솔루션을 자체 개발했고 무료배포했던 솔루션이 동종업계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자 IT 인력을 대거 뽑아 아예 솔루션 사업에 진출했다. 판금업체가 전혀 관련없어 보이는 IT 분야로까지 사업을 확장한 셈이다.
고압밸브 등을 생산하는 (주)우림하이테크는 지난 2014년부터 스마트공장을 추진해왔다. 정부 지원금 1억 5천만원과 자부담 3억 5천만원 정도를 들여 세차례에 걸쳐 스마트공장을 업그레이드해왔다. 하지만 매번 솔루션이 문제였다. 1억 2천만원을 들인 솔루션의 사후관리가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회사 김성삼 전무는 "솔루션 업체도 하청을 주는데 하청업체가 없어지면서 다시 돈을 들여 솔루션 일부를 개발해야 했다"며 "스마트공장에서는 솔루션 사후관리 문제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문길주 대표도 "솔루션 업체 중 1년 하고 없어지는 업체가 많다"며 "스마트공장을 한 소기업 가운데 60~70%는 (솔루션)사후관리가 없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스마트공장을 꼽아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스마트공장을 만들어 주는 솔루션 업계 기반은 허약하다는게 현장의 지적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을 3만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지만 정작 솔루션 업체는 턱없이 부족하다. 스마트공장추진단이 추천하고 있는 솔루션업체는 270여개에 불과하다.
숫자도 부족하거니와 수준도 해외 선도기업과는 많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스마트공장 기술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유럽은 98.9, 일본 97.1인 반면 한국은 83.4에 불과하다(2015년 기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자료)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스마트공장 공급업종이 수출 유망 업종인만큼 공급업체 육성방안을 산업부, 과학기술정통부 등과 마련중"이라며 "다음달중 관련 내용을 발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