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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요금 내리는 거 봤어요?"…시민 위해 뛴 착한 행정

사회 일반

    "버스요금 내리는 거 봤어요?"…시민 위해 뛴 착한 행정

    {IMG:3}하루가 멀다하고 오르는 물가 이에 따르지 못하는 임금상승률, 그 속에서 많은 서울시민들은 졸라맨 허리띠를 더 졸라맨다.

    전국 최고수준의 생활물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서울시에서 산다는 건 경제적으로 그만큼 힘겨운 일이다.

    최근 10년래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올라 주거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워낙 커진 탓도 있지만, 앞다퉈 오르기만 하는 외식물가, 교통.연료.전기 등 공공요금 인상부담도 만만치가 않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서민이나 중산층이나 서울살이를 하면서 느끼는 경제적 부담감엔 그다지 차이가 없다.

    편리한 대중교통 이용을 위해 서울시가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도 매년 꼬박꼬박 오르기만 하는 교통요금,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생각도 “또 올라”라는 불만에서 “그렇지 뭐”라는 둔감함으로 바뀐 지 오래다.

    이같은 대도시 살이의 팍팍함 때문일까? 최근 공항버스 요금을 1000원 내린 서울시의 조치는 비록 작지만 커다란 의미를 갖는 ‘착한행정’으로 평가할만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 A씨는 "공항버스 요금 확실히 비싸다. 일행 3-4명이면 택시가 훨씬 저렴할 정도이니까. 가격책정이 이루어질 때 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윤이 어느 정도 남는지 밝혀라"는 입장을 나타냈고 B씨는 "여지껏 엄청 받아 먹은 것 다 환수하라"는 주장을 폈다.

    공항버스(사진=연합뉴스)

     

    인터넷 공간에서는 이번 요금인하조치에 비판적인 반응도 없지 않았지만 잘한 일로 반기는 반응이 더 많았다.

    지난 2018년 경기도의 요금인하에 자극받아 서울시도 요금인하를 추진하고 나섰지만 2013년 이래 큰 틀이 유지돼 온 공항버스요금을 깎는 건 간단치 않았다. 우선 업계의 반발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고 요금인하를 '행정기관의 또다른 규제'로 치부해 버리는 반격도 있었다.

    지난해 6월부터 요금인하결정이 내려진 2019년4월18일까지 행정추진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면서 최저임금이 오르고 버스 승객숫자가 감소하고 주 52시간제가 시행되는 등 예기치못한 변수가 개입된 것도 요금인하를 추진하는 시에는 커다란 부담이었다.

    이 업무를 맡아온 서울시 버스담당부서 직원들은 "공항버스 회사들이 적자로 돌아섰다는 주장을 펴고 애초 요금인하를 언급했던 시의원들 조차 요금인하보다는 차라리 서비스를 개선하는데 재원을 투자하는게 낫다는 쪽으로 입장을 바꾸는 등 추진 과정이 너무나 힘들고 험난했다"고 회고했다.

    서울시 한 간부 공무원은 "힘들었지만 시민들에게 도움이 됐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잘 한 일 같다"며 "세금 한푼 투입하지 않고 공항버스 요금 인하폭은 경기도보다 오히려 큰 건 성과"라고 말했다.

    요금인하를 지시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18일 "지금껏 대중교통요금을 비롯한 공공요금이 내리는 걸 본 적이 있으냐"고 언급, "시민편익 증진을 위해 추진한 일이 업계에서 자발적으로 수용하는 형식으로 성사돼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해외 출입이 빈번한 시민들에게 인하혜택이 더 돌아가지만, 대한민국 관문공항으로의 이동권은 국민 누구나가 큰 부담없이 누려야 하는 일종의 SOC이고 여기에 불합리한 문제점이 있다면 개혁을 추진하는게 당연한 일이다.

    서울시의 행정이 특히 평가받을만한 이유는 요금인하를 위한 접근방식이 합리적이었다는 점이다. 시는 공항리무진 등 4개 공항버스회사들이 매년 얼마나 수익을 내는 지 영업이익이 적정한 수준인 지를 우선 따지고 적정 요금수준을 추출해낸 뒤 이를 근거로 업계와 절충을 벌이는 식으로 문제해결을 시도했다.

    단순히 인허가권을 가진 갑의 위치만 내세웠다면 업계 주장대로 '행정기관의 또다른 규제 내지 갑질'이란 논리를 깨기 어려웠을 것이다. 의도도 과정도 합리적이었던데다 정책추진의 목적이 시민편익에 있었기 때문에 공항버스 요금인하는 성사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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