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추적 60분' 방송화면 캡처)
지난해 대기업 건설사가 분양한 아파트에서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검출된 사실이 전해지자 다시금 라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9일 방송된 KBS1 '추적 60분'은 '끝나지 않은 라돈의 공포, 아파트를 덮치다' 편에서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검출된 A 신축 아파트를 파헤쳤다. A아파트 주민들은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검출됐다며 건설사를 상대로 자재 교체 요구에 나섰다. 실제로 라돈 검출 수치 200베크럴의 4배가 넘는 851베크럴의 라돈이 검출됐다.
한 주민은 라돈이 자재에서 뿐만 아니라 실내 공기에서도 검출됐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덧붙였다. 그는 "자재 상판 위에나 그 근처에서만 측정했는데 실내에서 라돈이 나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참담하다"고 전했다.
'추적 60분' 제작진들이 한 달여간 축적한 빅데이터의 분석 결과, 신축아파트 1100여 세대 가운데 실제 라돈 기준치를 초과한 곳은 무려 730여 세대에 달했다. 또 기준치의 50배에 달하는 라돈이 검출된 신축 아파트도 나왔다.
라돈이 기준치의 10배 이상 나와 입주민은 비닐로 포장을 해 사용중이다(사진=KBS '추적60분' 캡처)
그간 아파트 실내 '화강석'에서 라돈을 다량 방출한다는 의혹을 받아왔지만, 문제는 화강석을 제거했음에도 일부 아파트에서는 여전히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검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아파트 실내를 둘러싸고 있는 '콘크리트'에 대해 강한 의혹을 제기한 상황. 콘크리트의 주원료가 되는 '모래'나 '자갈'에서 라돈이 방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콘크리트에서 라돈이 소량 방출되더라도 신축 아파트의 경우 에너지 절감을 위해 밀폐율을 높여 시공하기 때문에, 실내에 라돈이 농축돼 기준치 이상의 고농도의 라돈이 검출될 수 있다.
하지만 건설사 측은 "라돈이 유해 성분이지만 사람에게 영향을 미쳐 문제가 발생한다는 정식 발표를 본 적 없다"면서 "지금은 점점 더 심증이 굳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라돈 공포가 확산되자 정부는 지난해 실내공기질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대책을 내놨지만 무용지물인 상황이다. 정부는 오는 7월부터 라돈의 권고 기준을 148베크럴로 강화할 것이라는 대책을 내놨지만 기준치를 초과해도 환경부가 건설사에 자재 교체를 요구할수 있는 등의 법적 권한이 없다.
더욱이 이러한 권고 기준을 2018년 1월1일 이후 사업승인을 받은 아파트들에만 해당돼 이미 지어진 아파트 단지 등은 권고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여기에 라돈의 관리 감독 기관이 환경부, 국토부, 원자력안전위원회로 세분화 돼 있어 문제 해결이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라돈은 우리 생활 주변 곳곳에서 끊임없이 생성·분출되는 무색, 무취, 무미의 기체 방사성 물질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센터(IARC)에서 발암물질로 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