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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자의 쏘왓] 껐다 켜는 보험, 신재생에너지 우대금리…소비자에게 먹힐까?

금융/증시

    [홍기자의 쏘왓] 껐다 켜는 보험, 신재생에너지 우대금리…소비자에게 먹힐까?

    금융혁신지원특별법 따라 도입된 '금융규제 샌드박스' 첫 번째 수혜 9가지 서비스
    국민은행 창구서 알뜰폰·키즈폰 판매, NH손보·레이니스트 '보험 온오프 서비스'
    신한카드 신용카드 기반 소액 송금, 비씨카드 노점상서도 QR 결제
    소비자들 "편익 증대와 함께 안정성도 보장돼야 호응 있을 것"

    ■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홍영선 기자의 <쏘왓(so what)="">

    ◇ 임미현> <홍기자의 쏘왓="">입니다. 이 뉴스가 내 경제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는 시간이죠? 홍영선 기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주제를 가지고 나왔나요?

    ◆ 홍영선> '혁신금융서비스'에 대한 내용 가지고 왔습니다.

    ◇ 임미현> 금융 서비스인데 혁신적인 것들인 건가요?

    ◆ 홍영선> 네 금융당국이 지난 주에 혁신금융서비스 9개를 지정했는데요. 이달부터 발효된 금융혁신지원특별법에 따라 도입된 '금융규제 샌드박스'의 첫 번째 수혜를 받는 서비스들을 말합니다. 이 혁신금융서비스가 이르면 하반기부터 시행이 되는데 과연 소비자 편익을 얼마나 증대할지 알아봤습니다.

    ◇ 임미현> 금융규제 샌드박스, 뉴스에는 많이 나오는 용어인데 좀 쉽게 먼저 설명하고 넘어가죠.

    ◆ 홍영선> 이 샌드박스란 용어는 우리말로 '모래통, 모래놀이터'인데요.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노는 모래 놀이터처럼 규제가 없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그 속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하는 건데요. 신산업, 신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제품, 서비스를 내놓을 때 일정 기간 동안 기존의 규제를 면제 또는 유예 시켜주는 제도죠.

    그러니까 이번에 지정된 혁신금융서비스 9개는 말 그대로 이 규제 샌드박스 내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고 시범 사업을 벌이는 겁니다. 그리고 문제가 있으면 사후에 보완하거나 규제를 가하거나 풀게 되는 거고요.

    (그래픽=비주얼그래픽 팀)

     

    ◇ 임미현> 9개의 서비스 다른 언론들도 보도를 하긴 했는데 간단한 설명만 돼 있어서 쉽게 이해가 가지 않던데요. 홍 기자가 직접 각각의 업체들에게 자세한 설명을 들어 봤다고요?

    ◆ 홍영선> 네 우선 은행업권에서는 국민은행이 은행 창구에서 알뜰폰을 파는 서비스를 내놨는데요. 알뜰폰은 데이터를 좀 적게 이용하는 분들, 특히 고령자 분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잖아요? 우체국 등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오프라인 매장과 고객 센터가 적고 멤버십 혜택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바로 이런 점에 착안해서 은행 창구에서 계좌를 개설하듯이 한 번에 알뜰폰도 가입하고 요금제 할인도 받을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하겠다는 겁니다.

    ◇ 임미현> 그럼 창구에서 알뜰폰 개통부터 앱 설치까지 되는 건가요? 휴대전화 대리점처럼?

    ◆ 홍영선> 아직 서비스 시행 확정은 안됐지만, 그렇게 대리점처럼은 못 할 것 같고요. 앱 설치, 이용 등까지 직접 해주고 설명해주면 좋을 것 같았는데요. 재고나 장소 등의 문제 때문에 바로 창구에서 알뜰폰을 개통해서 집에 직접 가져가는 건 어려울 것 같고요. 은행 창구에서 알뜰폰을 구매한다고 하면, 계약서 등을 쓰고 국민은행 앱이 설치된 알뜰폰이 집에 배달되는 시스템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사용하기 어렵거나 불편할 때 은행에 오면 안내 해드리고요.

    또 자녀 대상 금융상품들을 가입하면 키즈폰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거나 키즈폰 관련 요금제를 별도로 내놓는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는데요. 아무래는 저는 아이를 가진 엄마이다보니, 아이에 대한 금융상품을 가입할 때 키즈폰 요금제까지 저렴한 걸 은행에서 할 수 있다면 사용할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 임미현> 보험을 켰다 껐다 할 수 있는 서비스도 있다고요?

    ◆ 홍영선> NH농협손해보험과 핀테크업체 레이니스트가 내놓은 '온오프 해외여행자보험'인데요. 해외여행자보험은 법에 따라서 가입할 때마다 설명과 공인인증 절차를 거쳐서 가입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해외에 자주 나가시는 분들이 많잖아요? 1년에 두 세번 나가는 분들도 이 해외여행자보험을 들려면 매번 설명을 듣고 해야하는데 그런 번거로움을 없앤다는 겁니다.

    이를테면 제가 내일 3박 4일로 일본으로 여행을 가게 된다 그러면 이륙하기 전이라면 비행기에서도 앱을 켜서 여행 장소와 일정 등을 지정하면 그 기간 동안 보험료를 내고 다른 보험이랑 똑같이 문제가 생겼을 경우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레이니스트의 경우엔 이번 규제 샌드박스에서 해외여행자보험에 대한 실험을 마치면, 다른 보험에도 확대할 계획이고요.

    최재웅 레이니스트 이사입니다.

    "저희가 이런 아이디어를 낸 다음에 고객들에게 인터뷰를 해봤는데.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필요한 보험들을 쉽게 재가입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있기를 바란다는 수요를 확인했습니다.

    만약 이게 소비자에게 피해가 없고 다양한 모럴헤저드 없이 소비자 편익을 증대시킬 수 있다면 다른 보험에 대해서도 샌드박스가 됐든 절차 등을 거쳐서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에요. 하지만 금융당국이 어쨌든 허락을 해줘야 하고요. 예를 들면 레저보험도 대표적입니다. 골프보험, 스키보험, 반복적으로 이벤트가 일어나는 것들에 대한 보험이죠."

    ◇ 임미현> 수수료율 인하로 위기에 몰린 카드사들은 이번에 9개 가운데 3개의 서비스나 선정됐어요. 아무래도 금융당국이 카드사들 달래기에 나선 것 같은데, 어떤 서비스들일까요?

    ◆ 홍영선> 우선 신한카드가 자사의 앱을 통해서 신용카드 기반으로 축의금 등 소액의 송금서비스를 내놓는다고 했고요. 비씨카드는 노점상 등도 QR코드로 카드 결제를 가능하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소비자가 이용하는 측면에서 봤을 때, 카카오페이랑 사실 비슷해 보이는데요. 앱을 켜서 축의금 등 소액을 손쉽게 보낸다거나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QR코드로 결제할 수 있는 점에서 말이죠. 그런데 시스템이 다릅니다. 카카오페이는 계좌 대 계좌간 이체로, 잔금이 없으면 이용할 수 없는데 반해서 신한카드나 비씨카드가 내놓는 서비스는 정말 신용카드처럼 먼저 구매하고 후불 결제가 가능한 거죠.

    ◇ 임미현> 소비자들은 편해질 것 같은데 카드깡 우려도 나오는게 사실이에요. 방지책이 마련돼 있는 건가요?

    ◆ 홍영선> 안 그래도 금융당국이나 카드사들 모두 그 점을 우려하고 있어서 고민하고 있었고요. 확정은 되지 않았지만 한 번 송금할 때 금액 한도나 횟수 등 제한을 두는 조치를 금융당국과 논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픽=비주얼그래픽 팀)

     

    ◇ 임미현> 처음 들어보는 핀테크 기업들의 서비스도 눈에 띕니다.

    ◆ 홍영선> 루트에너지라는 스타트업 기업이 내놓은 '신재생에너지 지역주민투자 P2P금융서비스'는 지역 갈등을 금융으로 풀어내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설립할 때 주민들이 다양한 이유에서 싫어할 수 있잖아요? 그걸 금융 투자 서비스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건데요. 이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건립하는 데 필요한 투자금을 지역주민에게 받고요, 이들에게는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시스템입니다. 이미 유럽에서는 이러한 방식으로 갈등을 풀었고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확대했다고 합니다.

    윤태환 루트에너지 대표입니다.

    "유럽에서도 80~90년대 재생에너지가 늘어나면서 주민 갈등이 커지게 됐습니다. 님비현상(Not In My Back Yard 시설이 들어섰을 때 끼치는 여러 가지 위해적인 요소로 인하여 자신의 지역에 들어서는 것을 꺼리는 현상)이 있었던건데, 금융기관이 주도하고 시민들이 채권 형태로 투자하는 등의 접근을 하게 되고 발전소에서 나온 이익을 지역 주민들에게 공유할 때 주민들이 오히려 찬성하는 움직임이 생겼죠. 이런 성공방정식이 30년 동안 이어져 왔고, 우리나라에도 적용 시키고 싶었습니다.

    다른 P2P서비스 말고 우리 루트에너지가 지정된 이유는 사업의 안정성이 높아서인데요. 태양광발전소를 한 번 건설하면 20년 동안 한국전력공사에 고정가격으로 전기를 팝니다. 전기를 사주는 대상 뿐 아니라 투자를 하면 누구한테 가느냐가 중요한데 우리의 경우 공공사업자 중심으로 하고 있고 돈을 받아서 발전소 짓는데 100% 쓰고 있습니다.

    재투자율이 50%가 넘을 만큼 주민 투자자들의 만족감이 높습니다. 올해 1월 부터 1000명 가까이 매달 이익을 드리고 있고요. 공공성 있는 사업들이 점점 많아지는데 시민 참여 모델로 열심히 제안하고 있습니다."

    ◆ 홍영선> 개인투자자를 위한 주식대차 플랫폼도 출시됩니다. 신생기업인 디렉셔널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개인투자자에게 주식 대여와 차입 기회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할 건데요. 주식대차란 주식을 빌리고 갚는 걸 말합니다. 주로 공매도 수요가 있는 투자자가 주식을 빌렸고 개인투자자의 참여는 극히 저조했습니다. 개인에 대해선 종목과 수량, 기간 제한이 컸기 때문이죠.

    하지만 디렉셔널은 개인간 P2P서비스를 통해 개인이 주식을 빌려주기도 빌리기도 쉽게 하고, 수수료를 저렴하게 하겠다는 겁니다. 계약체결은 플랫폼에서 이뤄지지만 증권 현금 담보 관리, 계좌 관리 등은 증권사에 맡기기 때문에 안정성을 보장하고요. 오는 6월 중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페이플, SMS 인증방식의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 (사진=금융위 제공)

     

    또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결제를 할 때 문자와 ARS인증을 거쳐야 하는 방식을 간소화하는 서비스도 나옵니다. 핀테크 업체 페이플의 아이디어인데요. 현재는 온라인에서 결제를 할 때, ①문자로 본인 확인을 받고 ②ARS로 한 번 더 출금 동의를 받는 등 무조건 2단계를 거쳐야 하는데요. 두 번째 ARS인증 방식을 없앤다는 거죠.

    소비자들에게는 ARS인증을 없애 출금 동의를 아예 안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ARS인증을 이미지화하는 작업을 통해 소비자의 번거로움을 없애는 게 포인트라고 합니다

    ◇ 임미현> 그런데 과연 이런 혁신적인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먹힐까요? 반응은 어떤가요?

    ◆ 홍영선> "이제까지 이게 규제로 묶여 있었냐"는 의아한 반응과 함께 "이제라도 풀어져서 다행이다", "한 번 테스트 해보고 정말 규제 타파로 가면 좋겠다"는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혁신인지는 모르겠다, 소비자에게 먹힐지는 의문"이라는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습니다.

    송모씨 (34세.여)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는데, 해외여행자보험 가입할 때마다 번거로웠는데 그게 없어진다고 하니 좋을 것 같아요. 그런데 보험은 아무래도 편리함보다 제대로 보장해주는 게 중요하잖아요? 저는 이번에도 실비 보험을 이용하려고 했는데 막상 보장 받으려고 하니까 보험금을 줄 수 없다는 설명을 들었거든요. 이 서비스도 제대로 소비자에게 먹힐려면, 중요한 보장 내용은 언제든 볼 수 있게 해준다는 등 편리함을 넘어서 신뢰를 받을 만한 장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금융권 관계자 "혁신 서비스인지는 모르겠고, 쓸데 없는 규제를 풀기로 했다가 맞는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동일 증권사 내에서 개인들끼리 주식을 빌려주고 빌리는 걸 허용하겠다는 건데, 그동안 금융위가 쓸데 없는 규제를 해왔다는 거죠. 그렇지만 개인들이 보유 주식을 빌려주려고 할 지는 의문이어서 효과는 제한적으로 보여집니다."

    ◆ 홍영선> 사실 IT업계나 정말 혁신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는 벤처기업계에서 봤을 때는 아주 엄청난 혁신이라고까지 생각하지 않을 수 도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느 곳보다도 상당히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이제 막 시작하는 혁신금융이란 점을 주목해보면 그렇게 평가 절하만 할 건 아니라고 보고요.

    24시간 소액 송금과 환전, 결제가 가능한 장점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영국 핀테크 기업 레볼루트가 기업 가치 1조가 되기까지 걸린 시간이 딱 3년이라고 하는데요,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잘 이용해서 한국판 레볼루트가 나오길 바라겠습니다.

    ◇ 임미현>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홍영선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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