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사진=연합뉴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는 22일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과 관련해 "(테니스와 비교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공이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치기 쉬운 샷을 넘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외교부 출입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넘긴 공에는) 만일 비핵화를 한다면 북한에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써 있다. 북한이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한다면 얼마나 멀리갈 수 있을지 제한이 없다"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이어 "(북한과의) 지속적인 대화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문을 계속 열어놓았다. 대화 기회를 잡을지 잡지 않을지는 김 위원장의 결정이고 이제는 공이 그 쪽 코트에 가 있다"면서, "(공이 북한에 가 있다는 점에서) 3차 회담 전망은 없다. 일어날 것이라고 말하는 것 외에는 시기나 장소가 제 생각에 따른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대사는 "하노이 이후에도 미국은 북한과 계속해서 대화했다. 하노이에서 벌어진 일은 우리를 진전을 계속할 수 있는 더 나은 위치에 두었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를 약속했다. 할 일이 있지만 계속해서 진전할 수 있으리라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최고인민회의에서 "올해 말까지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리겠다"며 미국의 '새로운 태도'를 주문했지만, 미 측 역시 북한의 태도변화를 요구하며 팽팽히 맞서왔다. 이날 해리스 대사의 발언 역시 이같은 입장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가 최종목표인 비핵화 진전을 위한 '연속적 조기수확'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한 만큼 이와 관련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 해리스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제재) 해제 문제는 FFVD에 달려있다는 것에 대해 워싱턴(지난 한미정상회담)에서 공감했다"고 말했다.
또 "정상회담의 초점은 FFVD의 달성과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우리가 어떻게 지속적으로 협력하는가였다"라면서 "물론 (부분적 제재완화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했지만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북한의 FFVD에 대해 재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새로운 북미관계·미군 유해발굴과 송환·평화체제 구축 등에 대해서는 진전이 있다고 평가하면서 "(또다른 합의사항인) 비핵화와 해제에 대한 문제는 완전한 비핵화가 될 때까지 해제는 없다는 것인데, 그렇다고 해서 나머지 세 분야에 대해 진전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또 하노이에서의 '노딜'에 대해 "하노이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이 직면했던 선택지는 '빅딜'과 '굿이너프딜'이 아니라 '배드딜'이냐 '노딜'이냐 둘 중 하나였고, 노딜을 선택함으로써 올바른 선택을 내렸다고 믿고 싶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계기 대북제재에 대해 "현 수준의 제재가 계속해서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같은 자리에서 문 대통령도 "우리 한국은 미국과 함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의 최종적인 상태, 그 비핵화의 목표에 대해 완벽하게 동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완전히 문제가 끝날 때까지 공조해 나갈 것이라는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대사는 또 '2분 회담' 논란에 대해서도 "(한미 정상이) 2분보다 더 있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고 이후에도 확대회의가 오찬을 통해 이뤄지는 등 많은 대화들이 오고갔다고 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어젠다에 대해 시간을 많이 가졌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일동맹이 강화되며 한국만 외교적으로 고립되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한국은 고립돼 있지 않다. 미국은 한국과도 동맹관계다. 미일 동맹이 있고 한미 동맹이 있는데, 만일 한일이 양국 간 어떤 의견 일지를 볼 수 있다면 한미일 3각 동맹 역시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