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이동직 앵커
■ 코너 : 이용문 기자의 <정치본색-정치의 민낯을="" 본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지난 28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희상 국회의장과 손학규 당대표에게 오신환, 권은희 의원의 강제 사보임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 이동직> 뉴스픽, 오늘은 이용문의 정치본색시간입니다. 이용문 기자 어서오세요. '사보임'! 말도 참 어려운데, 이제 우리국민들이 다 아는 국회법 용어가 돼 가는 것 같죠?
◈ 이용문> 네.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에서 사임시키고 즉 내보내고, 다른 의원을 임명한다는 뜻이죠.
◇ 이동직>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어제도 다시 불법 사보임을 주장했군요?
◈ 이용문> 그렇습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가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 등 현 지도부에 촉구했지요.
"오신환, 권은희 의원의 불법 사보임을 당장 취소하고 원위치로 돌려놔야 한다"는게 골잡니다.
유 전 대표는 어제 오후 국회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두 분이 사개특위에서 양심과 소신에 따를 수 있도록 해달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유 의원은 "철회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면서 사보임을 원래대로 되돌려 놓으면 김관영 원내대표는 임기까지 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간 주장해 왔던 불신임 카드를 접을수 있다는 당근책을 제시한 겁니다.
유 의원등 패스트트랙 반대파는 지난 26일 의원총회를 소집해서 지도부를 탄핵하려고 했지만 의결정족수를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으로 규정한 당헌 때문에 불신임 안건을 처리하지는 못했습니다.
24명 소속의원중 12명이 참석해야 하는데 10명만 참석했기 때문입니다.
◇ 이동직> 유 위원 주장은 사보임이 불법이니까 철회하라는 주장인데 왜 그런겁니까?
◈ 이용문> 국회법 48조 규정때문인데, 이렇게 돼 있습니다. 임시회의 경우 회기중에는 위원을 개선할 수 없다. 다만 위원이 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로 의장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는 조항입니다.
지금이 4월 임시국회 회기중이니 기본적으로 바꿀 수 없고, 그러면 바꿀 수 있는 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에 이번 오신환-권은희 의원이 해당하느냐가 관건인데 유승민 의원 등 바른미래당내 패스트트랙 반대파와 자유한국당은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겁니다.
◇ 이동직> 그런데 어제 국회사무처가 문희상 국회의장이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오신환-권은희 의원 사보임신청을 받아 들인 것은 합법이라고 주장하지 않았나요?
◈ 이용문> 그렇습니다. 국회사무처는 문 의장이 사보임을 결재한 것은 그동안의 일관된 관행의 연장선에서 48조 6항의 입법취지에 따라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48조 1항은 위원을 바꾸는 것은 회기중에는 할수 없도록 한 것인데 명분은 위원회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국회법 조항 해설서를 보면 법 개정 전에는 마음대로 위원을 바꿔왔지만 정당간 다툼이 첨예한 사안에 대해 정치적인 이유로 또는 의결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위원의 뜻에 반해 위원을 갈아 치움으로써 위원회의 전문성이 훼손돼 왔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원칙적으로 회기중에 바꿀수 없고 질병등 제한적인 경우에 의장 허가를 얻어 바꾸도록 했다는 것인데 이 해설서의 취지와 일관된 관행에 따라 허가했다는 말은 충돌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입법취지는 어떤 법을 만들 때 어떤 이유에서 그렇게 만들었는지 그 뜻을 밝히는 것인데 법을 바꿀때의 취지와 관행이 서로 다르게 작용해 왔다는 것은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문희상 의장도 지난해 7월 취임한 이후 임시회 회기중에 원내대표 요청을 받아 238건에 대해 위원교체를 허가했고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는게 국회사무처 설명입니다.
◇ 이동직> 패스트트랙을 처리하는 근거가 되는 국회법 조항의 해석을 두고도 생각들이 많이 다른 것 같죠?
◈ 이용문> 그렇습니다. 패스트트랙은 일종의 별명이구요. 국회법 규정을 보면 '안건의 신속처리'가 정식 명칭입니다. 패스트트랙에 태운다는 표현은 '신속처리 대상 안건'으로 지정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국회법 85조의2에 규정돼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를 내려면 본회의는 재적의원 절반이, 상임위에서는 위원 절반이 할 수 있습니다.
◇ 이동직> 그럼 지정동의를 처리하려면 어떤 절차를 거치게 됩니까?
◈ 이용문> 이렇게 지정동의 즉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해주세요라는 요청이 나오면 "국회의장이나 상임위원장은 지체없이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를 무기명투표로 표결하되,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또는 안건의 소관 위원회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이렇게 돼 있습니다.
무기명 투표로 표결하라고 국회법 85조 2항이 규정하고 있는 겁니다.
◇ 이동직> 그런데 무기명 투표로 하라는 말이 어떤 뜻입니까?
◈ 이용문> 이 무기명 투표로 하라고 한 규정의 입법취지를 살펴봐야 할텐데요. 국회에서는 본회의에서 투표를 하는 경우 어떤 의원이 찬성했고 반대했는지 기권했는지가 전광판에 바로 뜨는 것을 보셨을텐데요.
그런데 국회의원의 제명과 같은 인사와 관련된 안건 등은 무기명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당론과는 다른 표결을 하는지 여부를 알 수 없도록 한 것인데요. 국회의원 제명안 등이 처리되고 난 뒤에 어느 당에서 이탈표가 몃표 나온 것 같다, 이런 분석은 바로 이 무기명 투표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사법개혁특별위원회의 패스트트랙 지정도 무기명으로 하도록 한 것은 이른바 당론과 다른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바른미래당이 당의 다수결 결정과 다른 의사를 표시했다고 해서 오신환 의원을 위원회에서 뺀 것에 대해서는 논란이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선거법과 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안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을 패스트트랙에 태울지를 따지는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는 '당론'으로 결정되지는 않았습니다.
이미잘 아시는 것처럼 12대 11 한표 차이 다수결로 결정됐기 때문에 당론은 아닌 것입니다.
다만 상당수 정치사안에서 당론으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이고 이런 당론결정의 경우 개별 의원들의 소신이 다르더라도 따르거나 따르지 못하면 탈당의 수순을 밟아 온 것도 정치현실인 것은 분명합니다.
현실에서는 화력이 약하다는 쉽게 말하면 상대당을 세게 공격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위원을 바꾸는 일이 비일비재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문제는 그런것이 관행이었다고 하더라도 그 관행이 옳으냐 하는 문제와는 별개라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