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로부터 도로공사 감리를 위탁받은 민간 감리업체 간부들이 시공업체들에게 불이익을 줄 것처럼 압박해 1천여만 원의 뇌물을 받아 챙긴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지수사대는 지난 25일 수뢰 혐의로 A 감리업체 단장 B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하고 보조감리인 C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또 B씨와 C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뇌물공여)로 시공업체 대표 D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B씨와 C씨는 지난 2017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29차례에 걸쳐 시공업체 대표 D씨 등 4명에게 1천300만 원의 뇌물을 요구하고 이 가운데 1천1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4곳의 시공업체 관계자들을 상대로 불이익을 줄 것 처럼 압박해 공사 편의 제공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자체에서 발주한 시도 및 농어촌도로공사에 대해 지자체를 대행해 공사가 설계도 및 기타 관계 서류대로 시공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시공업자의 결탁을 방지해 도로건설공사의 품질과 안전을 확보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이들은 현장소장들을 모아놓고 "매월 유류비를 지급하지 않으면 직접 감리단 사무실에 서류를 제출하고 현장 검측을 마친 감리를 사무실로 데려다 줘야 한다"며 압박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시공업체에서 보고한 실정보고 등을 고의로 방치해 보류하고 "5천만 원 이상 실정보고와 설계변경은 50만 원, 1억 원 이상은 100만 원을 주면 승인해 주겠다"며 10건의 실정보고 대가로 2차례에 걸쳐 350만 원을 수수하고 200만 원을 사후에 지급 받기로 약속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추석 명절 선물로 현금 100만 원도 요구해 수수하고 시공업체 사무실을 감리단 사무실로 6개월 동안 사용해 3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도 취득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이들의 첩보를 입수하고 관련자 조사와 압수수색 등을 통해 지난 19일 죄질이 중한 B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향후 대형 안전사고와 직결될 수 있는 각종 건설비리에 대해 지속적으로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편, 건설공사진흥법에서는 건설사업관리기술자와 시공업자와의 결탁을 방지해 관급공사의 부정부패를 근절하고자 건설사업관리기술자가 금품을 받는 경우 공무원으로 의제해 처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