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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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30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이 강행 의결된 데 대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거세게 비판했다. 황교안 대표가 나서 "횃불을 들자"며 투쟁을 독려하는가 하면 홍준표 전 대표는 "의원직을 사퇴하고 불복종 운동에 나서자"고 촉구했다.
황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아무리 봐도 이 정부에 대해 법치국가라는 말을 할 수가 없다"며 "마음에 안 들면 잡아넣고, 법 규정을 따라가지 않고 없던 관행을 만들어 처벌하지 않던 방식으로 처벌한다. 도대체 무서워서 살 수 있겠느냐"고 성토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회 사무처 등이 패스트트랙 의결 과정에서 한국당이 7층 의안과를 점령하고, 몸싸움 등이 벌어진 데 대해 국회(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로 고발 조치한 것을 지적한 발언이다.
황 대표는 "우리는 시종 비폭력‧무저항으로 싸웠다. 저들은 흉기에 가까운 도구들을 사용하면서 우리들의 정의로운 민주투쟁에 압박을 하고 겁박을 했다"며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도 되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독재가 무엇이냐. 권력자가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이라며 "한두 번 그러면 그렇게 말할 수 없지만 조직화‧체계화되고 굳어지면 독재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리가 문재인 정부를 독재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앞서 장외투쟁을 독려하는 개인 SNS(페이스북) 글을 통해 지난 패스트트랙을 "독재를 위한 마지막 퍼즐", "좌파독재의 길" 등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입법‧행정‧사법부 장악, 경제‧민생을 불태운 야합 등을 투쟁 대상으로 지목했다.
무더기 고발 사태에 직면한 한국당은 맞고발로 대응하는 분위기다. 한국당을 '도둑놈'이라고 칭한 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모욕죄 혐의로 고발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여당의 막말과 폭력, 이해찬 대표에 대해 오늘 고발장을 제출하고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고발에는 한국당 의원 114명 전원이 동참했다.
외곽에 빠져 있는 홍준표 전 대표도 훈수를 두며 대여(對與) 투쟁 방법론에 대해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에게 조언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SNS에 쓴 글을 통해 "지도부는 대통령 놀이를 이제 그만하고 국민과 함께 문재인 정권에 대한 불복종 운동에 나서야 한다"며 "의회 정치는 이제 조종(弔鐘)을 고했으니 나경원 원내대표의 공언대로 한국당 의원들은 국회의원직을 총사퇴하고 20대 국회를 마감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황 대표를 향해서도 "공안검사 출신의 정국 분석력과 대처능력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와 황교안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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