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길병원 전경(사진=연합뉴스)
수억원대의 진료비 환급금을 횡령한 의혹을 받는 가천대길병원 원무팀 직원들에 대해 경찰이 이들을 참고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2일 이 사건을 수사중인 인천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업무상 횡령 혐의를 받는 길병원 원무팀 직원 2명을 최근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신분을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3∼2014년 가수납된 진료비 중 급여 항목 일부 비용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환급받고도 환자들에게 되돌려주지 않고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수년간 빼돌린 진료비 환급금은 수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12일 길병원 원무팀과 전산팀 등을 압수수색해 진료비 환급금 내역과 전산실 서버 등을 확보했다.
이어 경찰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지난 수년간 길병원에 통보한 환자 진료비 환급금 내역을 건네받아 병원 전산에 지급됐다고 기록된 환급금이 실제 환자들에게 지급됐는지 등을 확인하는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가수납 진료비는 병원 진료비 심사팀이 업무를 하지 않는 야간이나 주말에 퇴원할 경우 병원 측 계산에 따라 환자가 임의로 내는 돈이다.
이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진료비 내역 중 보험급여가 적용되는 항목을 정확히 평가해 병원 측에 통보하면 가수납 진료비 중 과다 청구된 비용은 환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두 사람의 범죄사실이 어느 정도 소명이 됐기 때문에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신분을 전환했다"며 "자료 분석을 통해 사건 개요가 특정되는 대로 두 사람을 피의자로 불러서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 두 사람이 빼돌린 돈을 "부서 회식비로 썼다"고 진술함에 따라 병원 원무팀이 조직적으로 움직였거나 혹은 그 윗선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길병원측은 수사 선상에 오른 원무팀 직원 2명을 대기발령 조치한 상태다.
길병원 관계자는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바뀐 만큼 그에 따른 조치를 어떻게 해야 할지 내부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