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자유한국당 김태흠·성일종·윤영석·이장우 의원이 삭발하는 모습을 앞서 삭발한 박대출 의원이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사진=김광일 기자)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4명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지정과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에 반발해 집단 삭발에 나섰다.
한국당은 2일 오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당내 좌파독재저지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삭발식을 가졌다.
삭발에는 특위 위원장을 맡은 김태흠 의원과 성일종·윤영석·이장우 의원 등 4명의 현직 국회의원과 이창수 충남도당 위원장이 직접 참여했다.
당초 이들을 포함해 모두 10여 명의 현직 의원이 참여하기로 했지만 지역구 사정 등을 이유로 이날 삭발식에는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흠 의원은 "앞으로 2차, 3차 릴레이 삭발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는 국회 앞 계단에 당원·지지자 50여명이 '문재인 좌파독재정부의 의회민주주의 파괴 규탄 삭발식'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선 가운데 열렸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이장우, 김태흠, 성일종 의원과 이창수 충남도당위원장이 5일 오전 국회 본관 앞에서 '문재인 좌파독재정부의 의회민주주의 파괴 규탄 삭발식'을 가진 뒤 먼저 삭발한 박대출 의원과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삭발이 진행되던 10여분 동안 현장에 모인 이들은 애국가를 4절까지 제창했다. '신의 한 수' 등 한국당 지지성향의 보수 유튜브 방송에서는 이 모습을 생중계했다.
당 소속 김성태·정진석 의원은 멀찌감치 떨어져 굳은 표정으로 지켜봤고 이틀 전인 지난달 30일 먼저 삭발했던 박대출 의원은 앞쪽에 나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삭발식을 촬영했다.
박대출 의원은 "이제 폭력에 대한 작은 저항의 표시로 물방울 6개가 모였다"며 "이 6개의 물방울이 강줄기를 이루고 큰 바다를 이뤄서 헌법을 파괴하고 대한민국을 유린하고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하려는 저들을 집어삼키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흠 의원은 "패스트트랙 법안 지정은 이 정권이 좌파독재의 고속도로를 탄 것"이라며 "오늘 삭발식은 사생취의(捨生取義·목숨을 버리고 의리를 좇음)의 결기로 문재인 좌파독재를 막는 데 불쏘시개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사진=김준교 씨 페이스북 캡처)
한편 공식행사가 끝난 뒤에는 SBS 시사교양 '짝'에 출연했던 독특한 이력이 화제가 된 2·27 전당대회 청년최고위원 후보 김준교 씨가 자리에 남아 삭발을 이어갔다.
김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모님 설득이 가장 힘들었다"며 "보기는 좀 흉합니다만 매우 시원하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