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 여자 대표팀 막내 안세영이 5일 BWF 슈퍼 300 뉴질랜드오픈 단식 결승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오클랜드=뉴질랜드오픈)
'천재 소녀'와 '일본 킬러'가 우승을 합창했다. 한국 여자 배드민턴 대표팀이 내년 도쿄올림픽을 위한 랭킹 포인트 경쟁을 기분좋게 시작했다.
대표팀은 5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투어 슈퍼 300 뉴질랜드오픈에서 여자 단식과 복식을 제패했다. 대표팀 막내 안세영(17·광주체고)이 생애 첫 월드 투어 우승을 일궜고, 김소영(27·인천국제공항)-공희용(23·전북은행)은 복식에서 일본 킬러의 명성을 확인했다.
안세영은 이날 결승에서 세계 랭킹 15위 리쉐루이(중국)를 2 대 0(21-19 21-15)으로 완파했다. 개인 통산 첫 BWF 월드 투어 우승이다.
세계 78위의 반란이었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에서 11위 장베이원(미국), 18위 오호리 아야(일본), 15위 리쉐루이 등 상위권 선수들을 격파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리쉐루이는 4강전에서 4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꺾었지만 안세영의 돌풍에 무너졌다.
안세영은 지난해 선발전에서 한국 배드민턴 사상 처음으로 중학생 신분으로 성인 대표팀에 발탁되며 화제를 모았다. 아일랜드 인터내셔널 시리즈에서 첫 시니어 국제 대회 정상에 오른 안세영은 인도네시아 챌린지와 지난달 베트남 챌린지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그러더니 올해부터 5개 등급(슈퍼 100·300·500·750·1000)으로 재편된 BWF 월드투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특히 이번 대회부터 2020 도쿄올림픽을 위한 랭킹 포인트가 주어지면서 안세영은 내년 최고의 무대에서 기대감을 부풀렸다.
한국 배드민턴 여자 복식 공희용(왼쪽)-김소영이 5일 뉴질랜드오픈 결승에서 득점한 뒤 포효하고 있다.(오클랜드=뉴질랜드오픈)
김소영-공희용도 이날 복식 결승에서 세계 랭킹 4위 마쓰토모 미사키-다카하시 아야카(일본)를 2 대 0(21-15 21-18)으로 눌렀다. 지난 2월 스페인 마스터스 이후 올해 두 번째 우승이다.
특히 김소영-공희용은 이번 대회에서 일본 선수들을 잇따라 꺾었다. 내년 안방 올림픽을 위해 대대적인 지원을 해온 일본 배드민턴의 자존심을 꺾은 것이다.
8강전에서 세계 1위 마쓰모토 마유-나가하라 와카나를 누른 둘은 4강전에서는 2위 후쿠시마 유키-히로타 사야카를 격파했다. 결승에서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금메달을 합작한 마쓰토모-다카하시마저 완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김소영-공희용은 세계 30위임에도 이전부터 일본 상위 랭커들을 잡았다. 스페인 마스터스에서도 세계 7위 다나카 시호-요네모토 고하루, 당시 3위 마쓰모토-나가하라 조를 꺾으며 돌풍을 일으켰고, 결승에서도 13위 마쓰야마 나미-시다 지하루를 누르며 우승을 차지했다.
안세영과 김소영-공희용의 활약은 세대 교체가 과제인 한국 배드민턴에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 안세영은 단식 간판 세계 10위 성지현(28·인천국제공항)을 이을 재목으로 기대가 되고, 김소영-공희용은 복식 세계 6위 이소희(25·인천국제공항)-신승찬(25·삼성전기), 11위 장예나(30·김천시청)-정경은(29·김천시청)과 올림픽 출전을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