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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울 '민생투어' 황교안, 확장할까 맴돌까

국회/정당

    부산~서울 '민생투어' 황교안, 확장할까 맴돌까

    黃, 7~24일까지 부산‧대전 등 민생투쟁 대장정
    격전지 PK부터 공략, 지지층 결집 의도
    수도권 및 호남권 확장성 과제 남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2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서 ‘문재인 STOP! 서울시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를 가진 후 대합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발해 장외로 나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7일 부산에서 시작해 오는 25일 서울까지 약 18일에 걸친 '민생투쟁 대장정'에 본격 돌입했다.

    앞서 패스트트랙 지정 직후 지난 2일 경부선, 3일 호남선, 4일 광화문 집회 등 단발성 장외투쟁을 벌였던 황 대표는 이날부터 각 지역별 중소도시를 도보와 대중교통 등을 이용해 방문하며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준연동형 비례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 등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들 관련해 한국당의 입장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일자리 문제와 경기침체 등 현 정부의 경제 실정을 집중 부각하겠다는 전략이다.

    황 대표는 지난 2‧27 전대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후 전국 각 지역을 방문해 민심을 수렴하는 '민생투어'를 계획했는데, 지난달 30일 패스트트랙 파동 이후 정부·여당에 맞서겠다는 의미인 '투쟁'이라는 표현을 추가했다.

    이번 민생투쟁 대장정은 패스트트랙 지정 사태 직후 연이어 개최된 의원총회에서 나온 아이디어 중 하나를 변형해 계획한 것이다. 비공개 의총에서 부산을 지역구로 둔 이진복 의원은 황 대표가 부산역에서 서울역까지 직접 도보로 완주하는 '국토대장정' 아이디어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이같은 제안을 수용, 이날 오전 첫 일정으로 부산 자갈치시장 앞에서 '민생투쟁 대장정' 출정식을 열었다.

    (사진=연합뉴스)

     

    붉은 색 재킷에 검은색 운동화, 남색 '백팩'을 멘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더 이상 국회에서 투쟁만으로는 문재인 정권의 좌파독재를 막아낼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국민 여러분과 함께 싸우기 위해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본격 장외투쟁로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국을 걷고 사람들을 만나며 끼니 때가 되면 지역 사람들과 식사를 하고, 어디든 재워주는 곳에서 잠을 자겠다"며 "문재인 정부의 폭정을 막아내는 반독재 좌파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가 출정식을 연 이날은 자갈치시장이 한달에 두 번 쉬는 휴무일 중 하루였다.

    때문에 평소보다 인파가 적었지만, 주변 전통시장에서 온 상인과 행인들이 황 대표 일행을 반기며 "황교안, 최고다", "잘 하이소" 등 응원을 보냈다. 황 대표는 시민들과 대화 중 "말씀들이 애국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출정식 후 황 대표는 부산 택시업계와 간담회에 이어 사상구 소재 덕포시장, 덕천 주공아파트 부녀회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는 동래구 당협사무실에서 부산시 여성 당원들과 간담회를 함께 했다.

    황 대표는 연이은 일정들을 소화하기 위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시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일각에선 장기간에 걸친 장외투쟁이 자칫 '그들만의 잔치'로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국을 방문하는 '대장정'이라고 계획했지만, 보수 유권자층이 많은 TK‧PK 지역에 상당 부분 시간을 할애했기 때문이다.

    당내 한 중진의원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지방 순회투쟁까진 좋지만, 적절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며 "수도권에서는 보수층을 이끌 대안이 없다보니 황 대표를 '원톱'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법과 공수처 법안 등 일반 대중들이 이해하기 힘든 이슈들에 대한 홍보 전략의 부재를 꼬집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내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패스트트랙을 이해하는 국민들이 적다보니 지금 '좌파독재' 프레임으로 가고 있는데 올드한 느낌이 적지 않다"며 "오히려 집권 2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의 '무능'을 지적하는 식으로 슬로건을 전환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외집회에 나가서 당에서 동원된 인원들에 취해 지도부가 수위 조절을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럴 때일수록 차분히 분위기를 잡아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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