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삼성바이오로직스. 4조 5000억 원을 분식 회계한 혐의로 검찰에 수사 받는 중이었죠. 그런데 어제 검찰이 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삼바 공장을 압수 수색하면서 공장 바닥을 뜯어보니까 노트북을 비롯한 자료들이 우르르 바닥에서 쏟아져 나왔답니다. 이 증거 인멸을 주도한 직원에 대해서 구속영장 청구됐습니다마는 도대체 이 1명의 실무자가 이 어마어마한 영화 같은 일을 주도했을까요? 또 도대체 무슨 자료를 숨기려고 바닥까지 뜯어낸 걸까요? 오늘 이 문제, 일찌감치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을 추적해 오고 있는 분이죠. 민주당 박용진 의원 연결해서 조금 더 짚어보겠습니다. 박 의원님, 안녕하세요?
◆ 박용진>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아니, 공장 바닥을 뜯어내고 숨겼다. 공장 바닥이 어떻기에 그걸 뜯어낼 수가 있습니까?
◆ 박용진> 사람들 이야기가 이거 무슨 영화의 한 장면 같다는 거 아니에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7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박용진> 황당무계하기도 하고 또 과감하다는 생각도 들거든요. 그런데 사실은 우리가 이 사건의 이면을 좀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데요. 이른바 이재용 사건의 핵심 사안인 승계 작업. 경영권 승계 작업이 있었느냐 없었느냐. 이와 관련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 회계. 다시 말해서 사기 치는 과정을 숨기려고 했던 거 아니냐. 이거거든요.
그런데 이게 사실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그리고 이 합병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뻥튀기시키는 걸로 이재용 부회장한테 결정적으로 이득을 줌으로써, 합병을 성공시켰던 이 과정이 2015년 7월 전후로 해서 있었다는 얘기죠. 그런데 무려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걸 이렇게 방치해 놓고 있다가요. 뒤늦게 검찰 수사가 시작이 되니까 우다다닥 숨겼다고 하는 얘기는, 사실은 삼성의 자만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 김현정> 잠깐만요. 여러분 제가 이 삼바 고의 분식 회계 사건 언급할 때마다 다시 설명드리는 부분이기는 합니다마는. 이 고의 분식 회계 사건이 왜 중요하냐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제일모직이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그 제일모직 주식을 이재용 부회장이 가지고 있어요.
◆ 박용진> 엄청 많이요.
◇ 김현정> 엄청 많이요. 반면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주식은 없었던 거죠?
◆ 박용진> 단 한 주도 없었고요. 동생들도 단 한 주도 없었어요.
◇ 김현정> 그룹 경영 승계를 하기 위해서는 제일모직하고 삼성물산 합병이 필요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이 뻥튀기가 돼야 그 위의 제일모직 주식도 연달아 뻥튀기가 되고. 그래야 삼성물산과 합병할 때 유리하게 합병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지금 시나리오 하에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는 거죠?
◆ 박용진> 맞습니다. 한 가지 더 중요한 건 만일에 이때 뻥튀기 과정. 그리고 그 이후에 분식 회계 과정이 없었으면 자본 잠식 상태라는 게 드러났을 거고요. 그러면 합병 자체가 불가능했어요, 유리하게 되는 것 정도가 아니라. 그러니까 이거 자체가 엄청난 범죄 행위였기 때문에 이 전체를 숨기기 위한 노력이 이제 드러나고 있다. 이게 핵심인 거죠. 그런데 "설마 누가 감히 삼성을 건드려." 그리고 "어떤 검찰이 우리를 뒤져. 말도 안 돼." 이러면서 그냥 내버려두고 있다가 이제 와서 우다다닥 바닥 뜯고 핸드폰 뒤지고 서버에 있었던 여러 핵심 자료들 다 삭제하고 이렇게 하다가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하면서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우다다닥 숨긴다고 숨긴 것이 공장 바닥 뜯어냈고 그 밑에다가 숨긴 거예요. 작년 5월에서 7월 사이쯤에 벌어진 일일 거라고 지금 검찰이 보고 있더라고요.
◆ 박용진> 삼성의 자만이 자충수로 다가오고 있다. 이런 생각입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그런 거 없애려고, 증거 인멸하려고 하면 강에다가 버린다든지 산에다 묻는다든지 그렇게 없애야 됐을 것 같은데 어떻게 공장 바닥을 뜯어내고 그걸 숨겼죠?
◆ 박용진> 그게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차라리?
◆ 박용진> 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 국가 기관, 감시 기관 다 농락하고 여기까지 온 거니까 제가 볼 때는 이거 진짜 각종 범죄 행위의 종합 선물 세트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 김현정> 공장 바닥까지 뜯어내가면서 그 안에 숨겨야 했던 자료는 구체적으로 무엇이었을까? 어제 어떤 것들이 나왔던 거죠?
◆ 박용진> 서버하고 노트북이랍니다. 그러니까 관련자들의 노트북을 아예 싹 다 들어서 갖다 묻어놨고요. 심지어 검찰 수사가 정확하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니까 그 담당자 중에 한 명이 또 그걸 뜯어냈대요. 그러니까 바닥, 공장 바닥을 뜯어내고 그 밑에 전기 회로 등 이런 회선들이 지나가는 옆에 그 공간에다가 그걸 넣어놨었는데 그 위를 또 시멘트로 덮고 마감 장식재까지 다 해서 덮어놨는데 그걸 다시 뜯어내서 그때 핵심 내용들을 다 훼손시켰다는 것까지 확인을 했어요.
◇ 김현정> 급하게 공장 바닥에다가 묻어놨다가 수사가 점점 더 목을 조여 오니까 이것도 혹시 뜯어내가지고 들키면 어떡하지 싶어서 아예 내용까지 훼손한 다음에 다시 그 자리에 묻었다?
◆ 박용진> 그러니까 사실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사건과 관련해서 자기들한테 유리한 자료들도 꺼내와야 되거든요. 그래서 그동안 걸 두 가지를 했었던 모양이에요. 하나는 서버를 그냥 바닥에 묻어놓고 또 하나는 직원 집으로 가져가고. 그리고 필요한 것들은 거기서 살살살 꺼내 왔었던 모양이에요. 그런데 이제는 안 되겠다 싶으니까 이걸 했는데. 참 저는 삼성이라고 하는 여기 한두 사람이 얽힌 게 아닐 거 아닙니까? 왜 삼성바이오로직스 일에 삼성전자 사업지원TF에서 와서 이래라 저래라 했었는지도, 이것도 핵심 포인트입니다. 그룹 전체 차원에서 이 증거 인멸을 주도했다라고 하는 거거든요.
◇ 김현정> 지금 여러 정황들을 봐서 종합해 보면 그렇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여러 정황들 중 하나가 바로 어제 공장 바닥에서 나온 거 있고요. 또 그거 말고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죠. 삼성에피스 직원 1명이 회사 서버 빼돌려서 집에 보관하고 있다 걸린 것도 있고요. 또 삼성에피스 임원들이 증거 인멸 시도한 정황.
◆ 박용진> 심지어 그분들은 구속이 됐어요.
◇ 김현정> 여러 가지가 드러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JY', 그러니까 이재용입니다. '합병' '미래전략실', '미전실'. 이런 단어들을 컴퓨터에서 쭉 검색한 다음에 그렇게 검색해서 나온 자료들은 싹 삭제했다. 이런 것들도 검찰이 다 찾아냈더라고요.
◆ 박용진> 그렇습니다.
◇ 김현정> 여러분, 이렇게 검찰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박용진 의원이 어제 기자 회견하셨어요. "지금 이재용 부회장 국정농단 뇌물 사건으로 대법원 판결 앞두고 있는데 이 판결 미뤄달라. 삼바 회계 사기 사건 수사 종결된 이후에 판결을 해 달라." 이렇게 어제 기자 회견을 하셨더라고요.
◆ 박용진> 그랬습니다. 왜냐하면 박근혜 대통령 사건과 이재용 사건이 사실은 하나기 때문에 대법원에서 병합해서 결정을 내릴 것 같은데 문제는 뭐냐 하면 박근혜 대통령은 경영권 승계 작업이 있었다는 걸 전제로 뇌물을 주고받는 것으로 해서 아주 중한 죄가 나왔고요. 그런데 이재용 부회장의 2심, 항소심에서는 경영권 승계 작업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렇게 판정을 내리면서 집행 유예로 풀려나온 상태예요.
◇ 김현정> 2심은 무죄가 됐죠.
◆ 박용진> 네.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 이재용 부회장 2심 사건 때까지의 사건 자료들 안에는 지금 드러나고 있는 이런 황당무계한 상황들 그다음에 자료들, 증거들이 하나도 반영되어 있지 않아요. 그러니까 대법원이 사건 자료만 보고 우리가 확인을 해 봤더니 이재용 부회장은 집행 유예로 나가는 2심으로 가자라고 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지금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해 보니 이건 조직적인 합병 승계 작업과 관련된 사안들이 드러나고 있는 거니까 그러면 2심 재판이 틀렸다는 거죠. 일단은 여러 가지 증거와 자료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걸 나오고 있는 상황에 "이건 나는 모르겠고" 하고 덮어놓고 대법원 선고를 하면 눈 뜬 채로 범인 놓치는 거거든요. 진실에 눈을 감는 거거든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2심이 무죄가 나온 근거가 경영권 승계 작업을 한 게 없는데 그 경영권 승계를 위해 뇌물을 줬을 리는 없겠느냐 해서 무죄가 난 건데.
◆ 박용진> 그렇죠. 오히려 이재용 부회장이 돈을 뜯긴 사람이 된 거죠.
◇ 김현정> 그렇게 된 거죠. 피해자가 된 거죠.
◆ 박용진> 피해자가 됐죠.
◇ 김현정> 그런데 쭉 삼바 돌아가는 걸 보고 경영권 승계 작업 있었다는 게 증명되면 2심의 논리들이 무너져버릴 것이다. 이 말씀이신 거예요.
◆ 박용진>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어쨌든 다 어떻게 결론 날지는 모르겠지만 수사가 종결된 후에 대법원 판결을 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 이 주장.
◆ 박용진> 그게 합리적인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아무튼 그 바닥을 뜯어내고 증거 자료를 거기 넣었다는 거는 영화 같기도 하고 좀 추잡스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인데요.
◆ 박용진> 그렇죠. 삼성이 저럴 수가 없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리고 제가 하나를 더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이 얼마나 넓습니까? 그런데 그 지점을 딱 찍어서 들어간 거예요.
◇ 김현정> 그건 어떻게 그렇게 된 거죠?
◆ 박용진> 많은 사람들이 공모해서 이 나쁜 짓을 하다가 이 공조가 무너지고 있다고 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회계법인들도 자기들도 이미 자기들 살기 위해서 말을 다 바꾸기 시작했고요. 이제 완전히 무너져가고 있다. 그리고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이번에는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하게 돼요.
◇ 김현정> 그걸 끝까지 보고 대법원 판결 내려도 늦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의혹 모두 다 해소하고 털고 가는 것일 것이다.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박용진 의원님, 고맙습니다.
◆ 박용진>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