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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 사기 피해母 "아이는 대단한데 부모는 뭐하냐며…"

사회 일반

    캐스팅 사기 피해母 "아이는 대단한데 부모는 뭐하냐며…"

    프로필 촬영비, 연기수업료 명목 돈 요구
    CF촬영, 웹드라마 출연 미끼로 환심
    돈 갈취 후 실제 출연 연결된 적 없어
    뒷받침하고 싶은 부모 심리 이용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익명(피해 아역배우 지망생 엄마)

    '댁의 자녀가 캐스팅이 됐다. 유명 아역 배우로 성장시켜주겠다. 뜨는 건 시간문제다.' 이런 달콤한 말로 아역 배우 지망생 부모들을 유혹한 뒤에 고액의 수업료와 계약금을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피해자 수만 15명이고요. 피해 금액은 무려 5억 원에 달합니다. 부모들은 혹시라도 자녀가 불이익받을까 봐 제대로 신고조차 하지 못했었다는데요. 이번에는 제대로 덜미가 잡힌 거죠.

    들으시는 분들 중에 '아니, 어떻게 아이 뜨게 해 주겠다는 말만 믿고 고액의 돈을 지불할 수가 있냐. 이건 좀 허영심이 있었던 건 아니냐?' 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마는 피해자 분들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라고 말을 합니다. 어떤 상황이기에 그럴까요? 이 문제를 공론화해야겠다고 나선 피해 학부모의 얘기 직접 들어보죠. 어머님, 안녕하세요?

    ◆ 익명>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아이가 아역 배우를 꿈꾸면서 여러 가지를 준비 중이었다고요?

    ◆ 익명> 네. 사실 제가 직접 엔터테인먼트라고 하는 곳에 지원을 한 적은 없는데 작년 1월에 갑작스럽게 해당 회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아이의 사진을 보고 아이 이미지가 지금 찾고 있던 기업 광고에 아주 적합해 보여서 실제로 보고 실물 미팅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해서 직접 방문을 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우연히 아이 사진을 봤는데 지금 우리가 찾고 있는 홍보 모델, CF 모델 이미지하고 맞아떨어지네요. 직접 한번 봅시다.' 그런 거예요?

    ◆ 익명> 네.

    ◇ 김현정> 그래서 얘기 듣고 어떻게 하셨어요?

    ◆ 익명> 일단은 방문을 해서 이사라고 하면서 소개를 해요. 그분과 상담을 하게 됐어요. 그분 말씀이 저희 아이가 기업 광고에 잠깐 나가기에는 너무 아깝다고. 연기를 배워서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하면 좋겠다고 말했어요.

    ◇ 김현정> 기업 광고에 잠깐 나가고, 그걸로 그치는 건 아까우니 연기 공부를 좀 더 해 보자, 연기 쪽으로 밀어보자?

    ◆ 익명> 6개월 동안 연기 수업을 받고 거기 1년 동안 소속을 하는 것에 대해서 설명을 하면서 연기 수업료, 소속비 그리고 프로필 촬영비 이런 것들을 요구를 했어요.

    ◇ 김현정> 총 얼마 내셨어요?

    ◆ 익명> 거기서는 1년에 소속비는 50만 원이라고 했고요. 그리고 프로필 촬영비로는 35만 원 그다음에 연기 수업료는 한 달 35만 원씩 6개월 해서 210만 원.

    ◇ 김현정> 이게 모으면 적지 않은 돈인데...

    ◆ 익명> 그런데 소속비가 50만원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실제 결제할 때는 55만 원 결제를 했어요.

    ◇ 김현정> 부가세까지 이쪽에서 내야 되는 거예요?

    ◆ 익명>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총 300만 원의 비용을 결제를 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의심을 하지 못할 만큼 굉장히 설명을 그럴 듯하게 했다는 말씀이에요.

    ◆ 익명> 네. 일단 건물 자체도 굉장히 컸고요. 그런 사진들, 캐스팅 사례. 이런 것들을 쫙 사진을 붙여놨는데 제가 하나하나 이렇게 들여다보지는 못했지만 이게 얼핏 보기에도 이렇게 큰 건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 왔던 회사에서 나에게 거짓말을 할 거라는 생각을 전혀 할 수 없게끔...

    ◇ 김현정> 전혀 할 수 없게끔. 알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그 돈 내고 연기 수업 시작을 했어요. 그 후에는 어떻게 됐습니까? 진짜 말한 대로 캐스팅 기회가 주어지고 뭔가 오디션 볼 기회가 주어지고 그랬나요?

    ◆ 익명> 수업을 딱 2번 하고 났을 때 굉장히 다급하게 이사한테 연락이 왔어요.

    ◇ 김현정> 뭐라고요?

    ◆ 익명> '너무 중요하고 좋은 기회가 있는데 연락을 한 거다. 좀처럼 오지 않는 기회인데 이번에 보이그룹을 여기 회사에서 결성을 하게 됐다.' 그러면서 이 회사에서 중점적으로 이 그룹을 키울 거기 때문에 투자를 많이 할 거라고 했어요. 당장 계약서를 써야 되니까 일단 회사로 나오라 했어요.

    ◇ 김현정> 나오라고 했어요?

    ◆ 익명> 그래서 제가 시간을 내서 직접 갔는데 갔을 때 돈 이야기가 나온 거죠.

    ◇ 김현정> 뭐라고 하던가요?

    ◆ 익명> 댄스나 보컬이나 이런 것들, 음반도 제작하고 우리가 그렇게 되면 의상도 대야 되고 여러 가지 상황이 있는데 2400만 원의 교육비를 내라는 거죠.

    ◇ 김현정> 2400만 원이 필요하다?

    ◆ 익명> 네.

    ◇ 김현정>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 익명> 그렇게 큰돈이 없으니까 못 한다고 이야기를 했고요. 거기에서는 엄청난 기회인데 그걸 놓쳐서 아마 엄청 크게 후회할 거다.

    ◇ 김현정> 후회할 거다? 그렇게 거절을 한 뒤에 그래서 또 다른 제안이 들어왔다고요?

    ◆ 익명> 네. 그 이사가 저를 볼 때마다 다른 아이가 그 자리에 들어가서 수업하고 연습하고 이런 것들 시작했다고 과시하듯이 자랑을 했거든요.

    ◇ 김현정> '이 아이 못 들어간 자리에 다른 아이가 지금 들어가서 하는데 아깝게 됐어요' 이런 식으로요?

    ◆ 익명> 네. 그런데 그 이후에 다시 이사가 연락을 해 왔어요.

    ◇ 김현정> 뭐라고요?

    ◆ 익명> 이번에 웹드라마에서 캐스팅을 해 주겠다고 얘기하면서 저희 아이가 너무 욕심이 나서 자기도 아이 덕분에 회사도 키우고 돈도 많이 벌고 싶으니까 저희 아이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거예요.

    ◇ 김현정> 이번에는 웹드라마의 주연인데 지난번에는 놓쳤지만 이번에는 꼭 좀 시키고 싶네요. 내가 포기하고 싶지 않네요. 이렇게 얘기하면서요. 그게 진짜면 좋은 건데, 이번에도 돈 얘기가 나왔습니까?

    ◆ 익명> 한 달에 4번 개인 수업을 하는데 한 달에는 280만 원이고요.

    ◇ 김현정> 점점 금액이 올라가네요?

    ◆ 익명> 네.

    ◇ 김현정> 그래서 계약하셨어요?

    ◆ 익명> 빨리 결정을 해야 이게 가능하고 또 우리 아이한테 지금 특별한 기회니까 다른 사람들한테 말하지 말라고 당부도 했거든요. 그런데 이사가 오늘까지 확정해서 대표님한테 우리는 올려야 되니까.

    위 사진은 내용과 관련없음. 최근벌어진 아역배우 피해 지망생들 사건 (사진=방배경찰서 제공)

     

    ◇ 김현정> 오늘까지 확정해라? 오늘 말했는데 오늘 확정하래요? 그 큰돈을?

    ◆ 익명> 네. 그래서 굉장히 서둘렀어요. 제가 아이 아빠랑 상의도 해야 되고 돈도 없다 말했는데 대부분 엄마들이 아빠와 다 상의하지 않는다. 아빠들은 다 반대한다. 현금 서비스나 카드론이나 약관 대출도 있지 않느냐. 혼자서도 할 수 있지 않느냐.

    ◇ 김현정> 대출받아라?

    ◆ 익명> 네. 3시간 동안 너무 강하게 집요하게 설득을 하니까 계약서를 쓰게 됐어요. 계약서에 도장 찍고 고민하라고. 내일이라도 취소하면 된다고 해서.

    ◇ 김현정> 일단 찍기라도 하라고. 그런데 그 이후에 기회가 왔습니까, 우리 아이한테?

    ◆ 익명> 그런 기회가 없었어요.

    ◇ 김현정> 웹드라마고 보이그룹이고 CF고 아예 없었어요?

    ◆ 익명> 네. 전혀 없었고 다른 아이들, 다른 아이 엄마한테도 저와 같은.

    ◇ 김현정> 수법으로?

    ◆ 익명> 같은 배역의 제안도 했다고 들었어요.

    ◇ 김현정> 같은 배역을 놓고, 그 웹드라마 출연이요?

    ◆ 익명> 네.

    ◇ 김현정> 이거는 뭐 전형적인 사기 수법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데. 그러다가 어떻게 덜미가 잡힌 거예요? 어느 순간 '아, 이거 이상하다. 정상이 아니구나.' 학부모님들이 생각하신 겁니까?

    ◆ 익명> 그런 이야기들이 사실 여러 분들이 공유가 되기는 좀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다들 '너에게만 준 특별한 기회니까.' 다들 말을 좀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회사가 갑작스럽게 저희가 모르는 사이에 폐업이 됐어요.

    ◇ 김현정> 폐업이 됐어요? 아예 이번에는 사라져버렸어요.

    ◆ 익명> 네.

    ◇ 김현정> 그렇게 된 거군요.

    ◆ 익명> 이건 문제다라는 것을 뒤에 인식을 하게 됐죠.

    ◇ 김현정> 그렇게 된 거군요. 일각에서는 '부모 욕심이 너무 지나쳐서 피해당하신 거 아니십니까?' 이런 문자도 들어오긴 해요.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 익명>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지만 저는 저희 아이가 빨리 주인공을 해서 유명해지고 뭔가 욕심냈던 적은 없어요. 그 대신 '아이가 너무 충분한데 부모가 이걸 못 해 주느냐?' 이렇게...

    ◇ 김현정> 그 심리를 자극한 거예요. '애는 되는데 부모 때문에 아이 발목잡으시는 거 아닙니까?' 이런 식의 말을 하면 부모들 마음 약해지죠.

    ◆ 익명> 네.

    ◇ 김현정> 그래요. 알겠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걱정되는 게 아이가 상처받았을까 봐요. 괜찮아요?

    ◆ 익명> 지금 현재 수업도 중단돼 있고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다시 학원 다니면 안 돼요, 다시 연기 배우면 안 돼요?' 그런 걸 물어보기는 하는데 제가 금전적으로도 그 피해당한 상황에서 다른 학원을 또 돈을 내고 다닐 수 있는 입장이 안 돼서 지금은 못 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 김현정> 어머니 아이 잘 좀 위로해 주시고요. 꿈 꺾이지 않도록 옆에서 함께 든든하게 있어주시기 바랍니다.

    ◆ 익명>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익명>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불법 학원형 매니지먼트사로부터 사기 피해를 당한 아역 배우 지망생 어머니 만나봤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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