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김군' 스틸컷(사진=영화사 풀 제공)
'5·18 북한군 개입설'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사회적 물의를 빚어 온 극우논객 지만원씨. 그부터 북한 특수군 '제1광수'로 지목된 인물이 있다. 단서는 1980년 5월 광주 도심을 가로지르는 트럭 위에서 군모를 쓰고 무기를 든 한 남성의 사진뿐. 그런데 누군가는 그를 한동네 살던 '김군'으로 기억해내기에 이른다.
사진 한 장으로부터 시작되는 5·18 광주의 진실을 추적극 형식으로 풀어낸 다큐멘터리 영화 '김군'이 오는 23일 개봉한다.
'김군'은 5·18 당시 시민군을 본격 조명한 첫 영화다. 80년대생 젊은 감독의 새로운 시선이 눈길을 끄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연출을 맡은 강상우 감독은 5·18을 둘러싼 수많은 기록과 무성한 갑론을박을 뒤로 한 채 오로지 자신의 눈과 귀로 직접 단서들을 추적했다. 이를 통해 사건의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진실을 들춰낸다.
이는 결국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5·18 진실 규명과 당시 이름 없는 광주 시민군들을 호명하기에 이른다.
앞서 영화 '김군'은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 대상을 수상하며 호평을 얻은 바 있다.
부산영화제 허경 프로그래머는 이 영화를 두고 "선명하지 않은 기억을 애써 끄집어내는 수많은 사람과의 인터뷰와 오래된 자료들이 촘촘히 엮이면서 감독은 차츰 진실에 다가선다"며 "이 추적의 끝에서 우리가 만나는 것은 과연 무엇일지, 마지막 순간까지 숨죽이며 지켜보게 만드는 긴장감 있는 연출의 힘이 대단하다"고 평했다.
서울독립영화제 측은 대상 선정 이유로 "비극으로 뭉쳐진 원경의 이미지가 아니라 그 살육의 현장에 존재했던 수많은 김군들의 개별 클로즈업을 통해 영화가 5·18광주민주화운동을 호명하는 새로운 시각과 다른 방식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독립영화협회 성상민 칼럼니스트는 "영화 '김군'은 한때는 금기로, 지금은 '기념의 대상'으로만 박제된 시대적인 사건에서 '개인'은 주변부의 부분으로만 남은 현실을 직시한다"며 "절제된 시선으로, 개인과 구조 사이에서 거대한 서사로만 남아 있던 기록에 또 다른 기록의 접근을 관철하는 중요한 시도"라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