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후 2시 30분 서울 마포구 상암동 tbs사옥에서 열린 tbs TV 골목 상생 프로젝트 '홍석천의 Oh! 마이로드' 제작발표회에서 MC 홍석천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방송인 줄리안, 홍석천, 이지민 작가, 연출 김재수 PD. (사진=tbs 제공)
"상생, 젠트리피케이션, 골목상권, 자영업자, 일자리 창출, 청년실업, 다 연결고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가 되어 있는 몇 가지 이슈들을 보면 아주 작은 출발에서 시작하면 해답 점이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왜 우리는 이걸 크게 크게만 문제를 보고 해결하려고 기다리고 있을까,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만나본 젊은 친구들, 동네 주민들, 할머니,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해답은 작은 데 있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동네에 있으면서도 옆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소통이 이뤄질 수 있을까, 그런 작은 고민에서 시작했다. 고민했던 사람들이 모여서 소통을 해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오 마이 로드'를 시도하게 됐다."
스스로 자영업자이기에 아이디어가 많은 방송인 홍석천은 tbs와 손을 잡고 골목상권 살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스스로 실패를 경험한 만큼 홍석천은 누구보다 자영업자의 심정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그만큼 절실하기도 하다. 그런 절박한 심정이 tbs TV 골목 상생 프로젝트 '홍석천의 Oh! 마이로드'로 탄생했다.
'홍석천의 Oh! 마이로드'는 자영업자 640만 명 시대를 맞아 tbs TV가 방송인이자 자영업자인 홍석천을 사상 첫 MC로 발탁해 새롭게 선보이는 리얼 로드 버라이어티쇼다.
골목 살리기의 시작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골목으로 꼽히며 전국의 OO리단길 열풍을 이끌어낸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경리단길이다. 열풍이 시작된 곳이자 '젠트리피케이션'의 상징이 된 곳에서 뜻 깊은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했다. 'Oh! 마이로드'는 오는 16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향후 10주간 '경리단길 살리기 프로젝트'에 돌입할 계획이다.
지난 8일 오후 2시 30분 서울 마포구 상암동 tbs사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김진희 편성팀장은 "tbs가 생긴지 29년째인데 제작발표회를 하나 적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라며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홍석천 씨가 출연해 최저임금으로 폐업한다는 오보 논란과 정정 발언,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한 자신만의 아이디어와 애착을 갖고 있다는 인터뷰를 듣게 된 게 출발점이 되어서 이 프로그램이 시작됐다"라고 기획 취지를 설명했다.
'Oh! 마이로드'의 이지민 작가는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경리단길을 굉장히 많이 다니고 있다. 다니면서 상인 분들을 많이 만나는데, 그분들이 반드시 이 약속 하나만 해 달라고 하셨다. 경리단길이 죽었다고 말하지 마라, 망했다고 말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진짜 열심히 아직도 열정과 아이디어를 갖고 가게를 하는 분들에게 희망이 되고 좋은 끝을 보여주고 싶다는 게 제작진의 의지"라고 말했다.
SBS '골목식당'과의 비교에 제작진은 'Oh! 마이로드'는 골목 전체에 초점을 맞춰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이며, 또한 골목 살리기를 위해 방송과 상인들의 자발적인 노력, 서울시의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 정책을 녹여낸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가게 몇 개를 살린다고 해서 골목이 살아나는 게 아니다. 말 그대로 골목 전체가 되살아나야 할 문제이고, 여기에는 가게 주인, 건물주, 동네 주민, 동네를 찾는 사람들, 그리고 관할 구청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그러다 보니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겪는 어려움도 상당하다. MC인 홍석천은 프로그램을 하며 겪은 어려움을 말하는 도중 현재를 살아가는 자영업자들과 청년 창업인 등을 생각하며 끝내 눈물을 쏟기도 했다.
지난 8일 오후 2시 30분 서울 마포구 상암동 tbs사옥에서 열린 tbs TV 골목 상생 프로젝트 ‘홍석천의 Oh! 마이로드’ 제작발표회에서 김진희 편성팀장, 방송인 줄리안, 홍석천, 김재수 PD, 이지민 작가가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tbs 제공)
"밖에 나가서 관(官)하고 이야기할 때 너무 힘든 거 같다. 그게 나를 가장 괴롭히고 있는 숙제다. 전국의 자영업자분들이 내게 많은 문자를 보내고 찾아온다. 힘들다, 죽고 싶다고 말한다. 나도 사실은 굉장히 힘들다. 한때는 직원이 200명까지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그 친구들에게 월급을 주는 것도 힘들어졌다. 방송에서 번 돈을 그 친구들 월급으로 주고 있었는데 그것마저 힘들어서 가게 몇 개를 처분했다. 지금 그 친구들이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른다. 내가 망했다고 말하는 게 재밌을 수도 있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 전국에 나 같은 사장님들이 정말 많다. 자영업자, 창업을 꿈꾸는 젊은 친구들을 볼 때마다 어떻게 그들한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하며 버티고 있다. 어른들이 나서주지 않으면 해결이 안 된다. 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힘이 있는 사람들, 어른들이 나서줘야 젊은 친구들의 희망을 갖게 된다. 그만큼 절실하게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처음에는 철옹성 같던 건물주들도, 뭐 하는 짓이냐고 욕하시던 분들도 지금은 너무 고생한다고 말씀한다. 그게 또 힘이 되고 있다. 작은 사명감에서 출발했는데, 많은 분들이 함께 관심을 가져주시면 분명히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많이 도와주십시오."
'Oh! 마이로드'는 경리단길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해법은 물론, 경리단길에 앞서 젠트리피케이션을 경험했지만 건물주들의 자발적인 임대료 인하로 이제는 제2의 부흥을 꿈꾸고 있는 서울 압구정동 로데오 골목 사례도 소개할 예정이다.
홍석천과 함께 골목 살리기에 나설 이태원 거주 10년 차인 방송인 줄리안은 골목 상권을 '생태계'와 비슷하다고 표현했다.
줄리안은 "갑자기 '슈퍼 늑대'가 생겨서 모든 토끼을 잡아먹으면 생태계가 죽는 것과 비슷하다. 지금 사람들이 어떻게 뭘 해야 할지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자기가 자영업자면 내 가게가 잘 돼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남의 가게까지 신경을 못 쓴다. 우리 프로그램은 단순히 개인뿐 아니라 여러 명이 하고 있는 고민을 모으려 하는 것이다. 모두가 모여야 생태계를 살릴 수 있고, 동네를 살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지민 작가는 "다 같이 잘 살기 위한 게 상생이다. 장사만 잘되게 하는 것만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장 조심하고 있는 부분도 상인만 잘살게 하는 건 절대 아니다. 불편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안 되기에 언제나 누구 한 명이라도 이런 게 싫다고 한다면 그런 부분을 조율해 나갈 것"이라며 "'착한 건물주 운동'도 무조건 임대료를 내리라고 하진 않을 것이다. 그래서 촬영을 하면서도 매일 조율하고 구성을 바꾸고 있다. 서로 살기 위해 '우리'가 살 수 있는 방향을 찾아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tbs TV 골목 상생 프로젝트 '홍석천의 Oh! 마이로드'는 오는 16일 첫 방송되며, tbs TV는 IPTV(KT 올레tv 214번, SK Btv 167번, LG U+TV 245번), 케이블 TV(tbs 홈페이지 혹은 각 지역 방송 문의)와 tbs앱을 통해 스마트폰에서도 시청할 수 있고, tbs TV 유튜브를 통해서도 시청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