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제공/자료사진)
주 52시간 근무와 임금 조정 문제를 두고 전국 9개 지역 버스노조가 파업을 결의하면서 교통난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89.3%의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된 서울에서도 오는 15일 '버스 대란'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 같은 목소리가 고조되는 모양새다.
특히 버스를 타고 집에서 일터를 오간 직장인들은 당혹감을 드러냈다.
'새벽 출근'이 일상인 음료 위탁 배달원 양혜원(64)씨는 "매일 첫차를 타고 출근해왔는데 진짜 버스가 파업해버리면 어쩌나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물론 파업하는 사람들에게도 이유가 있지만, 우리처럼 당장 일하는 사람들에게 문제가 생겨버리니 달갑게 여길 수가 없다"는 것이다.
버스 안에서 보내는 출퇴근 시간만 매일 2시간씩이라는 직장인 박모(61)씨는 "서민들이 출근길마다 택시를 타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며 "그렇다고 모두 자기 차를 끌고 나오게 되면 너도나도 불편해지는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박씨는 "기사분들도 참 친절하고 좋으신데 파업 얘기가 들리니 마음이 불편해지더라"며 "볼모로 잡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연쇄적인 요금 인상을 걱정하는 의견도 있었다.
직장인 이성미(48)씨는 "기사분들의 급여가 오르면 좋지만, 이게 시민들이 내는 교통비가 인상되는 결과로 이어지면 누구에게도 좋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하철을 타고 다닐 순 있겠지만, 화가 나는 게 사실"이라며 "회사도 기사도 서로 양보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파업을 존중해 불편을 감수하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하품을 하면서 운전하는 기사 분을 보고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던 직장인 고민정(49)씨는 "생명을 걸고 하는 운전인데 적당히 휴식도 취하면서 월급을 챙겨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엉망진창이었던 것을 고쳐나가는 과도기라고 생각한다"며 "좀 참으면 나중엔 기사와 시민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김유현(24)씨도 "등교할 때는 꼭 버스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도 "사회가 긍정적으로 바뀌기 위한 것이라면 구성원으로서 감내할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버스노조는 전날 파업 찬반 투표에서 재적 조합원 대비 찬성률 89.3%로 파업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지방노동위원회 조정이 최종 불발되면 한국노총 산하 전국자동차노조총연맹이 예고한 오는 15일부터 전국 버스노조와 함께 파업에 돌입한다.
지난 3월 기준 마을버스를 제외한 서울 시내 전체 버스회사는 모두 65개로, 354개 노선에 7405대 버스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