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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 대출 관리 강화.. 밀어붙이는 당국, 입 나온 업계

금융/증시

    2금융권 대출 관리 강화.. 밀어붙이는 당국, 입 나온 업계

    당국 6월 DSR 적용 확대 추진 "시간 촉박하긴 하나 6월중 시행가능"
    보험업계 "약관대출 정보공유 시스템 구축에만 6개월, 물리적으로 불가"
    DSR도입에 따른 저소득층 배려방안도 마련해야

    2금융권 대출 관계기관 협의회(사진=금융위)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은행권에 이어 2금융권에도 여신심사를 강화하도록 조치를 서두르고 있으나 세부운용계획이나 추진일정을 둘러싸고 소비자단체와 일부 업계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9일 '제2금융권 가계・개인사업자 대출 관계기관 협의회'를 열어 "차주의 소득 등 상환능력에 기반한 대출 관행이 정착되도록 제2금융권 DSR 관리지표를 금년 6월까지 차질없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DSR(Debt Service Ratio,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돈을 빌리는 사람의 대출원리금 전체를 소득으로 나눈 비율(부채/소득)로 은행권에선 이미 도입돼 신규대출때 심사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DSR 70% 이상인 대출은 전체 대출의 15%이내로 관리하도록 은행권에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당국은 이 DSR 관리지표를 2금융권에서도 다음달에 도입해 가계부채 관리의 고삐를 더욱 당기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동안 당국이 2금융권의 DSR도입을 위해 업계와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보험사의 '약관 대출'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약관 대출은 보험계약자가 다달이 낸 보험금이 어느 정도 쌓이면 해약시 받게 되는 환급금의 7,80% 수준에서 돈을 빌려쓰는 것으로 은행권의 예・적금 담보대출과 비슷한 성격이지만 2금융권의 DSR 도입을 앞두고 논란이 계속돼 왔다.

    당국은 예적금 담보대출처럼 담보가 확실한 대출의 경우에도 차주의 자산감소 가능성이 있다면 부채로 계산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은행권 예적금담보대출은 8년간 분할상환해야 하는 대출원리금으로 계산하도록 했다.

    당국은 이런 원칙에 따라 보험사의 약관대출도 부채로 넣도록 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보험사의 약관대출 정보도 전체 금융회사들이 신용정보원을 통해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신용정보업 감독규정'을 변경하겠다고 지난달 26일 예고했다.

    이에 대해 금융소비자연맹은 지난 8일 낸 보도자료에서 "금융위가 대출상품이 아닌 보험약관대출을 DSR에 무리하게 포함시켜 소비자권익을 축소시키려 하고 있다"며 "행정편의주의"라고 비판했다.

    금소연은 "보험약관대출은 금전소비대차가 아닌 보험계약의 선급금으로 대출상품이 아니고, 국제회계기준과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에서도 대출자산이 아닌 보험계약과 관련한 단순한 현금흐름으로 인식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사회보장제도를 보완하는 보험상품을 대출상품과 동일하게 간주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크다"고 주장했다.

    특히 "보험약관대출을 DSR에 포함시킬 경우 대출실행에 '약관대출'이 문제가 된다면, 보험약관대출을 일시 상환하고 대출을 받거나, 손실을 감안하고 해약해 소비자에게 엄청난 손해를 입히게 됨과 동시에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이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소연이 보험약관대출은 '선급금'이라고 규정한 근거는 '보험약관대출은 보험계약의 일부로 대출이라는 용어를 쓰나, 실질은 보험금이나 해약환급금의 선급금'이라는 대법원의 판결이다.(2007.9.28. 선고 2005다 15598)

    같은 주장을 보험업계도 당국과의 협의 과정에서 제기했으나 금융위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보험협회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결국 보험약관대출 자체에 대해선 DSR을 적용하지 않고 다른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을 받으려 하는 경우에 DSR에 합산하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전했다.

    보험약관대출은 보험사로부터 DSR 적용없이 받을 수 있지만 이런 대출이 있는 차주가 신규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을 받으려 할 경우 부채로 잡게 한다는 것이다.

    약관대출과 관련해선 DSR 포함에 대한 소비자단체 등의 반발외에도 대출 정보를 신용정보원을 통해 전 금융권이 공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정을 두고도 업계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보험협회 관계자는 "회원사들은 보험약관대출 정보공유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최소 6개월이 걸린다는 판단인데, 당국은 6월말까지는 구축하라고 한다"면서 "물리적으로 불가능한데 당국이 밀어붙이기만 한다는 원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신용·저소득 계층이 이용하는 2금융권인 만큼 DSR의 본격 도입이전에 저소득계층에 대해 소득 인정 범위의 확대와 소득증빙 수단 보완 등의 정책적 배려도 이뤄져야 한다.

    이를 통해 DSR계산에서 분모인 '소득'을 가능한 늘려주지 않으면 저소득층이나 취약계층은 DSR이 높아져 2금융권 이용도 어려워지면서 사금융으로 내몰리는 풍선효과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 관계자는 "2금융권의 DSR 본격 도입을 위한 여건들을 마련하는데 시간이 다소 촉박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시뮬레이션을 계속 해보고 있는데 6월중 도입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새로운 제도(DSR)가 연착륙하도록 하겠다"면서 "2금융권 DSR 본격 적용의 시기는 추후 지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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