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청와대는 자유한국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이후 '대통령이 사과해야한다'는 요구를 하는 것에 대해 "왜 우리에게 사과 요구를 하는지 되묻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패스트트랙 지정 이후 한국당이 패스트트랙과 관련된 대통령의 사과 요구를 하는 것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을 묻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앞서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1일 패스트트랙 지정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 사과하고 범여권 4당은 패스트트랙 지정을 철회한 뒤 함께 사과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 한국당은 14일 이만희 원내대변인의 명의로 '제1야당 무시하며 패스트트랙 강행한 대통령의 협치 주장, 염치없다'는 논평을 내고 "현 정권이 진정 협치를 바란다면, 먼저 패스트트랙 강행 처리를 철회하고 국민 앞에 사과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한국당은 대통령의 뜻에 따라 패스트트랙이 강행됐다는 주장을 반복하며 그 때문에 국회 파행이 장기화되고 있으므로,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고 여당에 패스트트랙 지정 철회를 요청하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국회의 논의 과정을 거쳐 결정된 사안에 대통령이 사과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으로 사과 요구를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1대1 회동 제안이나 나경원 원내대표의 원내교섭단체 3당과의 협의체 제안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문 대통령은 사회원로들과의 간담회 이후 막힌 정국을 뚫기 위해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는 조언을 듣고, 2주년을 맞이한 TV 특별 대담에서 여야정협의체와 5당 대표 회동을 공개적으로 제안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 뒤 의제를 외교안보 뿐만아니라 다른 현안으로도 넓혀달라는 요청을 (국회에서) 하셨고, 그래서 저희가 의제를 넓히겠다고 수용한 것"이라며 "기존의 입장과 변함 없이 5당이 함께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4월 13일 문재인 대통령과 홍준표 당시 한국당 대표는 청와대에서 첫 '영수회담'을 가진적이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그보다 앞선 3월 7일에 5당 대표가 문 대통령을 함께 만났다. 그 다음에 단독회담이 열린 것"이라며 5당 대표회동이 원칙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또 한국당을 뺀 4당 대표 회동 성사 가능성이나 5당 대표 회동 뒤에 추가 단독 회동 가능성에 대해서도 "가정에 대한 말씀을 드릴 수는 없다. 어쨌든 5당 대표가 모두 모여 국정현안을 풀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여야정협의체에 대해서도 "이미 1년 전부터 함께하기로 5당이 사인한 합의사항"이라며 "이것을 다시금 재가동시키는 것은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민생현안문제와 추경 등을 시급히 해결해야 할 필요성에는 여야 모두가 공감하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다시 한 번 여야정협의체가 재가동돼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