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인터뷰] 박원순 "황교안 좌파타령, 지금이 해방 직후인가"

정치 일반

    [인터뷰] 박원순 "황교안 좌파타령, 지금이 해방 직후인가"

    버스요금 안 올려도 임금 인상 가능해
    황교안 좌파 발언, 해방 직후에나 있을 법
    대선 출마? 지금은 정부 성공 지지해야
    한국당 5.18 폄훼, 황교안 광주 환영 못받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원순(서울시장)

    밤사이에 서울시 버스 협상은 타결이 됐습니다. 그래서 다행이기는 한데 여전히 숙제들은 남아 있죠. 그 적자들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아마 이분의 과제가 될 것 같고요. 또 광화문 광장의 활용도를 놓고도 여러 가지 논란들 있고요. 인구 1000만 도시인만큼 서울시의 현안들 넘쳐납니다. 직접 만나보죠. 박원순 서울시장님, 어서 오십시오.

    ◆ 박원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반갑습니다. 간밤에 몇 시간이나 주무신 거예요?

    ◆ 박원순> 지금 제가 집에 들어가니까 새벽 3시 조금 넘어서 아마 한 3시간 정도 잔 것 같네요. 지금 비몽사몽입니다.

    ◇ 김현정> 인터뷰가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 박원순> 실수하지 않을지 모르겠네요.

    ◇ 김현정> 아니, 안 그래도 2시 반에 협상이 타결되고 나서 시장이 나타나셨다는 그 이야기를 전해 듣고 ‘이분 오늘 아침에 생방송 출연하기로 하셨는데 괜찮으시려나?’ 걱정했어요.

    ◆ 박원순> 사실 그때 타결이 안 됐으면 오늘 못 나왔죠.

    ◇ 김현정> 그랬을 수도 있죠. 그러면 얘기 나온 김에 버스 얘기부터 시작을 해 보죠. 파업 예정 시간 2시간 전에 극적으로 타결이 됐습니다. 임금 3.6% 인상. 정년은 단계적으로 2년을 늘리는 거고, 자녀 학자금 지원은 5년 연장입니까?

    ◆ 박원순> 현재 수준 그대로.

    ◇ 김현정> 현재 수준 그대로 5년을 더 연장하는, 복지 혜택 연장하는 것. 그러니까 파업까지 안 가서 참 다행입니다마는 문제는 재정, 돈이죠. 그런데 요금을 올리지 않는 걸로?

    ◆ 박원순> 그렇습니다.

    ◇ 김현정> ‘요금은 손대지 않는데 임금은 인상한다.’ 그러면 결국은 이 재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 서울시가 보전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여러분, 서울시는 이미 서울시 버스에 대해서 준공영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한 2500억 정도의 재정을 지원하고 있는 상태고요. 그런데 임금을 3.6%를 올리면?

    ◆ 박원순> 어떻게 그렇게 잘 아십니까?

    ◇ 김현정> 이 정도는 기본입니다.

    ◆ 박원순> 그런데 이번에 기본적으로는 요금 인상 없이 적절한 인상을 통해서 파업은 막았다, 저는 이렇게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이 되고요. 본래 준공영제라는 것이 일정한 재정 지원을 전제로 해서 탄생한 것입니다. 안 그랬으면 옛날에는 결국에는 돈만 되는 노선만 운영하고 나머지는 운영을 안 하니까, 운영이 안 됐으니까 시민들이 그동안 불편했죠.

    그리고 또 동시에 기사들의 처우가 사실은 너무 비인간적이었는데 그래도 그게 어느 정도는 나아졌고 이런 것들이 준공영제의 혜택이고 그래서 이게 전국화가 지금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만 지적하신 것처럼 재정 지원이 들어가니까 그래서 이게 결국은 가장 이상적인 제도는 없는 것 같아요. 어느 것이 합리적이냐? 이런 것인데. ‘준공영제를 공영제로 왜 하지 않냐?’ 또 이런 주장도 있는데.

    ◇ 김현정> 더 가라는 주장도 있고 덜 가라는 주장도 있고요.

    ◆ 박원순> 저도 사실 고민해 봤죠.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협상을 타결했다.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아예 공영제도라면 서울시가 운영하는 것인가요?

    ◆ 박원순> 그렇습니다. 이렇게 하는 나라도 있기 때문에 예컨대 뉴욕의 경우는 서비스의 질이 또 형편이 없습니다. 뉴욕의 지하철이나 버스는 뉴욕시가 직접 하고 있는데 뉴욕시 지하철 같은 데는 가보면 쥐 나오고 냉난방 일체 안 되고 다 아실 겁니다. 그런데 준공영제를 공영제로도 바꾸려고 하면 이게 또 예산이 엄청 들어요. 왜냐하면 차고지 다 매입을 해야죠, 버스 이런 거 다 매입해야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지금 준공영제가 그나마 가장 합리적인 제도인 것 같다. 저는 그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 김현정> 그리고 이제 문제는 3.6% 임금 인상을 더 하면서, 한 수백억은 더 들어가야 한다는데 이거 감당되세요? 왜냐하면 서울시의 현안은 여러 가지고 결국 한정된 세금으로 우선순위를 정해서 해야 되는 건데.

    ◆ 박원순> 그런데 그것은 그만큼 요금을 인상하지 않고 되는 일이잖아요. 결국 시민들의 교통 복지가 그만큼 향상된다는 거죠. 서울시만큼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는 곳은 없거든요. 사실 외국인들이 서울에 와서 놀랍니다. 특히 지하철 같은 경우도 그렇고요. 환승 시스템도 세계 거의 유일한 제도거든요. 서울만큼 편리한 곳은 없습니다. 아마 외국 여행을 해 보신 분은 다 서울이 최고라고 이야기합니다.

    ◇ 김현정> 제가 그럼 두 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지금 청취자 질문이 많이 들어오는데 일각에서는 ‘차라리 이용자 직접 부담 방식으로 요금 인상을 하는 건 어떻겠느냐?’라는 질문도 들어와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 박원순> 그러면 그만큼 일상적으로 버스와 지하철 타고 다니는, 지하철만 해도 하루에 700만 이상이 이용하는데 그러면 그분들의 주머니에서 돈이 나가는 게 되는 것이죠.

    ◇ 김현정> 결국은 서민 주머니에서 나가는 것이다.

    ◆ 박원순> 그럼요. 지금 아마 그렇게 되면 당장 다시 과거처럼 돌리라고 여론이 형성될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 당분간 버스 요금 인상은 없습니까?

    ◆ 박원순> 없습니다.

    ◇ 김현정> 없습니까?

    ◆ 박원순> 서울시는 이미 사실은 주 52시간제에 대해서도 대비를 해 왔습니다. 그러니까 이번에 사실 일정한 지역에서는 또 요금 인상도 했지 않습니까? 200원 올리고 그랬는데.

    ◇ 김현정> 경기도가 올렸죠.

    ◆ 박원순> 그게 사실은 이게 시민들의 주머니 입장에서 보면 큰 것이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서울시 쟁점들 지금 살펴보고 있는데요. 일단 시내버스 탔어요. 타고 광화문으로 가보겠습니다. (웃음) 광화문에도 쟁점이 있습니다. 광화문 광장. 대한애국당에서 여기에다가 천막을 설치해 놨는데 서울시에서 철거하라고 지시한 기한이 지난 월요일이었습니다, 여러분. 그런데 월요일은 그냥 지나갔고요. 심지어 어제는 차양막이 더 설치가 됐더라고요. 이 얘기는 자진 철거 의사는 없다는 분명한 의사 표시인데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 박원순> 완전히 불법 집단이죠. 지금 서울시의 조례에 따르면 광화문에서는 기본적으로 정치적인 목적의 행사나 또는 그런 텐트를 치는 것은 불법입니다. 그래서 그런 경우에는 그야말로 불법 점거이기 때문에 행정 대집행을 해서 철거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행정 대집행을 통해 철거하는 게 원칙이다?

    ◆ 박원순> 그렇습니다.

    광화문광장에서 설치된 대한애국당 천막농성장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그런데 대한애국당의 입장은 이래요. ‘세월호 가족들의 천막은 2014년 7월 14일부터 2019년 3월 17일까지 무려 4년 반을 설치해 놨는데 강제 철거하지 않았고 겨우 변상금 1800여만 원과 전기요금 650여만 원 낸 게 다다. 우리도 그 조항을 똑같이 적용해달라. 왜냐하면 대한애국당의 천막도 추모 천막이다’라는 겁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심장마비 등등으로 숨진 다섯 분을 추모하는 천막이기 때문에 똑같이 대해 달라, 존중해 달라’ 이렇게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 박원순> 대한애국당의 대변인이십니까? (웃음)

    ◇ 김현정> (웃음) 저는 어느 쪽이든 입장을 대변해서 말씀을 말씀드리는 거니까.

    ◆ 박원순> 제가 보기에는 거기에는 변호사도 한 명 없나 봅니다. 왜냐하면 세월호 천막의 경우에는 그 당시 박근혜 정부하에서 정부의 합의에 따라서 범정부적으로 허용한 천막입니다. 그리고 인도적 차원의, 그야말로 세월호의 비극, 그 유가족들의 어떤 아픔이 있지 않았었습니까? 그래서 그런 것에 대해서 추모하는.

    ◇ 김현정> 그 말씀은 국민들의 공감 하에 만들어진 천막이다?

    ◆ 박원순> 그런데다가 국민적 공감이 있었고. 또 정부의 요청에 따라서 범정부적으로 허용된, 그 당시에 서울시에 오히려 요청이 왔습니다. 그래서 처진 천막이었고요. 물론 그 후에 나중에 천막을 우리의 허락 없이 한 동을 추가로 하는 바람에 아까 과태료가 나간 것이고요. 이건 처음부터 정치적 목적으로 조례에 명백히 어긋난, 그리고 사전 절차를 전혀 이행하지 않은 그야말로 불법적인 그런 천막과는 완전히 대비가 되는 것이죠.

    ◇ 김현정> 기준은 정치적 목적에 있느냐 없느냐. 이거로 보시는 거군요.

    ◆ 박원순> 그렇습니다. 그런 것과 충분히 사전에 신청해서 허가를 받았느냐 안 받았느냐. 그런 큰 차이가 있죠.

    ◇ 김현정> 이 문제가 ‘희생자 추모냐, 아니냐?’ 그 뒤의 정치적 목적을 본다. 이 말씀이시군요.

    ◆ 박원순> 아까 조금 전에 말씀하신 것같이 세월호의 경우에는 정말 온 국민이 그 당시 애도하고 추도하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국민적 공감 하에 만들어진 그런 또 큰 차이도 있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어쨌든 강제철거, 아까 행정 대집행이라고 하셨나요?

    ◆ 박원순>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 입장은 변함이 없고 원칙대로 가는 거고. 철거는 언제쯤 생각하고 계세요?

    ◆ 박원순> 왜냐하면 서울시도 결국은 행정 기관이고 행정 기관은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잖아요. 그 법에 따라서 하게 돼 있는 것이죠.

    ◇ 김현정> 이미 기한은 지났는데 언제쯤으로 생각하고 계세요?

    ◆ 박원순> 지금 일단은 자진 철거를 촉구하고 있고요. 만약에 이 요구를 듣지 않으면, 서울시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건 행정 대집행이라는 강제 철거의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죠. 법을 지켜야 되니까요.

    ◇ 김현정> 입장은 확고하시네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 박원순>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 되니까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정치권으로 옮아가게 되는데요. 정치권이 시끌시끌합니다. 동물 국회 펼쳐지더니 그 뒤에는 막말 전쟁이 펼쳐지고. 어떻게 보고 계세요?

    ◆ 박원순> 글쎄요. 저는 정치라는 게 제가 사실은 여의도에는 자주 못 와보니까 잘 알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본래 많은 국민들의 의견 차이와 갈등이 있지 않습니까? 사람이 사는 곳이니까. 그런데 정치라는 것은 제가 알기로는 이러한 갈등들을, 이런 대결들을 오히려 대화와 토론과 논쟁으로 그걸 하나의 용광로처럼 녹여내서 국민적 화합을 이루고 사회적 평화를 이루는 이런 것이 정치의 본질 아닙니까? 그런데 오히려 정치가 또 여의도에서 그런 갈등의 진원지가 된다는 것은 저는 정치의 본질을 망각한 일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요즘 막말이 하루가 멀다하고 충격적인 막말들이 튀어나오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이건 정말 충격이다’ 했던 거 혹시 어떤 거 기억나십니까?

    ◆ 박원순> 지금 제가 입에 올리기도 좀 어려운 나경원 원내대표의 막말이라든지 또 황교안 대표의 너무나 철 지난 이념적으로 옛날 70년대, 80년대의 사건을 상기시키는 이런 말들은 저는 정말 아까 말씀드렸던, 지금 경제도 어렵고 민생도 어려운데 국민들을 위로하는 대신에 오히려 그런 분노와 갈등을 초래하는 이런 부분은 좀 용납되기 어려운 거 아닌가.

    ◇ 김현정> 황교안 대표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입니다마는 ‘좌파가 돈 벌어본 적이 있느냐. 돈 한번 제대로 벌어본 적 없다’라는 이 발언이 최근에 나왔었어요.

    ◆ 박원순> 좌파, 우파 지금 이렇게 싸움을 거는 것조차도 저는 이게 옛날 뭐 해방 직후에 있었던 그런 시대나 있었던 일이지.

    ◇ 김현정> 해방 직후로 지금 되돌리고 있다고 보십니까?

    ◆ 박원순> 그렇죠, 아니, 지금 우리가 어느 시대인데 좌파, 우파 가리게 됐습니까? 제가 늘 그런 얘기를 하는데요. ‘나는 좌파도 아니고 우파도 아니고 시민파다.’ 그러니까 이런 이념적 시대는 갔지 않습니까? 과거에 이른바 소련이 무너지기 전에 우리가 그런 얘기들이 있었죠. 그렇지만 지금은 이미 실용의 시대로 우리가 오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그런 이념을 넘어서 정말 민생이 중요하고 경제가 중요한 이런 시대에 지금 이런 이념 타령을 하고 있다는 것은 저는 정말 시대착오적이다.

    ◇ 김현정> 정말 시대착오적이다. 시장님이 이런 얘기도 하셨더라고요. 기자 간담회에서 ‘황교안 대표하고 출발은 같았으나 이후의 삶은 정반대였다.’ 출발은 같으셨어요?

    ◆ 박원순> 출발은 제가 고등학교도 같이 나오고.

    ◇ 김현정> 경기고등학교?

    ◆ 박원순> 나보다 약간 후배기는 하지만. 그다음에 검사도 저도 했기 때문에 출발은 비슷했다고 볼 수 있지만 그 후의 삶은 완전히 정반대였죠.

    ◇ 김현정> 그럼 두 분이 좀 친분도 있으십니까, 개인적으로?

    ◆ 박원순> 그런데 그렇게 또 만난 적은 잘 없었어요. 그분은 공안 검사의 길을 걸었고 저는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분은 국가 보안법 해설서를 썼고 저는 국가 보안법은 인권의 침해이기 때문에 폐지론을 주장했고요. 아무튼 황 대표는 이런 권력의 안에 안주하고 출세의 길을 걸었고, 저는 그 시민 단체 만들어서 그런 권위주의적인 체제에 저항하고 반대하고 국민의 인권을 지켜온 정반대의 길을 살아왔죠.

    ◇ 김현정> 지금은 어떻게 보고 계세요? 지금은 황교안 대표가 그냥 공직자로서의 출세의 길이 아니라 아예 정치인으로서의 적극적인 행보, 장외 투쟁을 전국으로 하면서 대선 주자급 행보를 하고 계시거든요.

    ◆ 박원순> 그런데 사실은 지난번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자주 만났죠. 왜냐하면 국무회의에서. 그분은 법무장관으로 국무총리로서 저는 서울시장으로서 만났는데 그때도 사실은 박근혜 정부의 2인자였지 않습니까? 탄핵당한 박근혜 정부에 정말 책임 있는 자리에 있었죠. 저는 거기서 국무회의에서 굉장히 얼굴 붉혀가면서 또 논쟁도 여러 차례 했고요. 그러니까 그런 삶이 결국은 국무회의장에서까지 연출이 됐던 것이고요.

    지금도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제1야당의 대표로서 정부를 비판하는 것은 저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과거에 이미 사라졌어야 할 그런 이념 갈등의 잣대를 가지고 이런 정치를 후퇴시키는 것은 저는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대선 여론 조사 최근에 하면 이분이 1등, 2등 막 하시거든요.

    ◆ 박원순> 저는 여론 조사 그렇게 너무 신경 쓰시는 게 저는 이해가 안 가고요.

    ◇ 김현정> 사실은 대선 출마를 하시려다가 마지막에 그만...

    ◆ 박원순> 경선 전에.

    ◇ 김현정> 어쨌든 도전을 하셨던 분으로서 지금 황교안 대표한테 조언 한마디 하신다면? 대선 주자급 행보를 보이고 있는 분에게.

    ◆ 박원순> 저는 정치의 본질에 대해서 먼저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인이라는 것은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것이고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 사회의 미래를,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드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본인이 권력을 잡고 안 잡고는 그다음 문제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그러면 그런 본질에서 이것이 잘못되면 저는 그 정치인의 마지막이 저는 어떠할지를 우리 국민들이, 또 역사가 보여줬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 김현정> 본질이 잘못되어 있으면 잘 나가는 것 같다가도 마지막이 좋지 않다?

    ◆ 박원순> ‘왜 정치하는가’를 저는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굉장히 철학적이고 무거운 말씀을 지금... 큰 조언을 하셨는데요.

    ◆ 박원순> 큰 것이 아니고 사실은 너무나 단순한 질문이죠. 아니, 꼭 저는 황교안 대표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정치에 임하면서 또는 국민들의 어떤 선택을 받는 입장에서 그런 자신에게 먼저 준엄한 질문으로부터 시작해야 된다. 늘 저부터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여론 조사는 신경 안 쓰세요, 박 시장님? 소용없습니까, 지금 하는 대선 조사?

    ◆ 박원순> 전에 서울시장 5% 지지도에서도 시장 당선 세 번이나 서울시장 됐잖아요.

    ◇ 김현정> 그러네요. 5%대에서 되셨던 경험이 있으니까.

    ◆ 박원순> 다 국민들이 저는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요새 유시민 전 장관 나오면 대선 질문 많이 받으시던데. 왜냐하면 계속 대선 조사가 이상하게 계속 좀 빨리 돌아가고 있다 보니까 그런 것 같아요, 국민들 관심이 높아서요. 박 시장님도 나오셨으니까 제가 질문을 안 드리고 가면 서운할 것 같습니다.

    ◆ 박원순> 아니, 안 하셔도 됩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 김현정> 이러실 줄 알았지만, 알았지만 저는 하겠습니다. 어제 유시민 전 장관 같은 경우에는 질문이 나오니까 ‘혹시 나중에 내가 정치하게 되면 그때 욕하시라’ 그러시더라고요. 박원순 시장님은 대선 질문 나오면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 박원순> 지금 저는 문재인 대통령 이제 취임하셔서 지금 2년 되신 거잖아요.

    ◇ 김현정> 2년 되셨죠.

    ◆ 박원순> 그러니까 우리가 저는 현 대통령이 성공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벌써부터 다음 선거에 관심이 가 있으면 저는 이 정부가 성공하는 길에 지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대통령 잘 되시도록 저는 우리가 밀고 지지하고 신뢰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야당 입장에서는 비판할 수 있지만 그거는 건강한 건전한 비판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거니까요. 그런데 지금 아직도 한참 남은 다음 선거에 벌써 관심이 가버리면 그런 거는 저는 적절하지 않은 일이다.

    ◇ 김현정> 1위 황교안, 2위 이낙연, 유시민 몇 위. 이런 이야기하는 게 국정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 박원순> 그리고 그게 연예인들의 인기투표 같은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 김현정> 잘 안 나와서 혹시 그러시는 건 아니에요?

    ◆ 박원순> 저는 말씀드렸잖아요. 제가 그런 낮은 지지도 가지고도 서울시장을 지금 세 번 하고 있는데 저는 우리 국민들이 그런 거 다 잘 알고 계신다고 생각을 하고요.

    ◇ 김현정>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진짜 웃는 사람이다?

    ◆ 박원순> 일희일비하지 마십시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대통령 이야기 나왔으니까 얼마 전에 그랬어요. ‘문재인 대통령, 맥주 한잔하자라고 제안 좀 해 주십시오. 그러면 좋겠습니다’ 그러셨더라고요.

    ◆ 박원순> 아니, 그냥 국무회의 가면 사실 꼭 저한테 이렇게 한번 특별히 더 할 말 없냐고 물어보시고 그리고 분위기가 과거에 비하면 훨씬 많이 좋아졌죠. 장관들도 너무 잘 아는 분들이고. 그런데 이제 아무래도 국무회의에서는 너무 공식적인 얘기들이 많이 오가니까 본래 우리나라 정서라는 게 공식 회의에서 안 나오는 말들이 2차, 3차 가면 좋은 말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 김현정> 그럼 대통령이 맥주 한잔을 제안하시면, 그 자리에서 그 프리한 자리에서는 무슨 얘기하고 싶으신 거예요, 허심탄회하게?

    ◆ 박원순> 그거 여기서 얘기하면 안 되죠. (웃음)

    ◇ 김현정> 여기서 하시려고 지금 나오신 겁니다, 마이크 앞에서. 국민들께 미리 좀 알려드린다면?

    ◆ 박원순> 그래도 공식 석상에서 얘기할 수 없는 그런 얘기들.

    ◇ 김현정> 그런 이야기가 있습니까?

    ◆ 박원순> 저도 1000만 서울시민 시장으로서 또 어쨌든 저도 지금 3선을 하면서 또 그동안 여러 정부를 경험하면서 생각한, 우리 정부가 좀 잘 갔으면 좋겠다고 하는 생각. 그런 의미에서는 아무래도 시민들과 좀 더 가까이 있지 않습니까? 중앙 정부는 아무래도 멀리 떨어져 있는 상황이니까. 이런 밑바닥의 얘기들이죠.

    ◇ 김현정> 밑바닥 정서, 시민 정서.

    ◆ 박원순> 시민들의 이런 얘기. 또 우리 경제 얘기. 이런 것들에 대해서 좀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고 싶은 욕망이 있죠.

    ◇ 김현정> 뭔가 비판할 거리들도 허심탄회하게 ‘이런 것들은 좀 고치셔라.’ 이런 이야기도 하실 수 있을 것 같고, 그런 자리에 가면. 지금 그런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 박원순> 그때 가면 말씀드려야지 여기서 말씀드려버리면 안 되죠.

    ◇ 김현정> 오늘 비밀이 많으세요. 박원순 서울시장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청취자 질문이 굉장히 많이 들어오는데 한 분이 아까 황교안 대표 얘기할 때 이 질문을 주셨더라고요. 5.18이 이제 얼마 안 남았습니다. 황교안 대표가 광주를 가겠다고 하는데 이것을 두고 가야 한다, 가지 말아야 한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정치권에서 오가고 있습니다. 박원순 시장 입장은 어떠십니까?

    ◆ 박원순> 저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5.18 현장에 갈 수 있죠. 그렇지만 이제 예컨대 광주 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기본적으로 그 당시 광주 항쟁의 의미나 또 본질을 왜곡하는 입장에 선 사람이 오는 것을 환영할 수는 없겠죠.

    ◇ 김현정> 왜곡을 한 지점이 있다고 보시는 거예요, 황교안 대표가? 이념 이야기?

    ◆ 박원순> 지금 자유한국당이 5.18 진상 조사 위원회 선정 과정이라든지 당시의 진실에 지금까지 알려진 보편적 진실에 반대되는 그런 견해들을 많이 얘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광주 시민들 입장에서는 거기에 대해서 분노할 만한 일이겠죠. 저는 우리 사회가 모든 것이 다 어떤 보편적 합의나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진실이라는 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예컨대 그런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거나 그것을 당파적 입장에서 폄훼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고 때로는 그것은 불법으로 간주돼야 된다. 그래서 예컨대 제가 자료를 보니까 오스트리아 같은 곳에서는 그 당시에 나치의 만행을, 그 진실을 허위로 말하는 사람들은 처벌받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도 그런 법이 만들어져야 된다. 안 그러면 이게 말하자면 어떤 왜곡이나 불법이나 편견이 판을 쳐서 한 사회의 어떤 통합적 이런 기반을 훼손한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이 상태라면 안 가시는 편이 낫겠다라는 그 말씀이신데.

    ◆ 박원순> 가는 건 자유지만 환영받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환영받기는 어렵다. 박원순 시장. 이제는 인사를 나눠야 될 상황입니다. 쟁점들은 아직 많이 남아 있는데 시장님, 오랜만에 스튜디오에 나오셨고 지금 카메라도 지금 보고 계세요. 카메라도 좀 보시면서 한 30초 동안 남은 임기의 포부 인사해 주시죠.

    ◆ 박원순> 저는 누가 뭐라고 해도 처음 제가 서울시장이 되면서 정치를 시작하면서 마음먹었던 그 초심 그대로 유지하고 묵묵히 갈 생각입니다. 우리 저도 시민들 신뢰하고 시민들도 저를 신뢰해 주시고 함께 좀 더 좋은 세상 만들어가겠습니다. 오래간만에 나오니까 말이 잘 안 되네요. (웃음)

    ◇ 김현정> 오늘 비몽사몽 간에 아주 잘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원순> 고맙습니다.

    ◇ 김현정> 박원순 서울시장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