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낭산 일원 황복사 터 추정지 3차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금당지(사진=이하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은 경주 낭산 일원(사적 제163호)에서 통일신라 이전에 만들어진 황복사 추정 금당지(법당 자리)와 쌍탑지, 중문(中門)지, 회랑(回廊,지붕이 있는 긴 복도)지 등이 배치된 것으로 보이는 추정지를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통일신라 이후 국보 제37호 황복사지 삼층석탑과 함께 조영된 대석단(大石壇) 기단과 십이지신상 기단 건물지, 회랑지, 그리고 금동입불상, 금동판불, 비석 조각, 치미(지붕의 장식기와), 녹유전(유리질의 녹유를 씌운 전돌) 등 700여 점의 유물도 발견했다.
성림문화재연구원은 16일 발굴 현장에서 3차 조사 결과에 대한 설명회를 연다.
경주 낭산 일원 황복사 터 추정지 유구 분포도
황복사는 654년(진덕여왕 8년) 의상대사가 출가한 곳으로, 1940년대 황복사지 삼층석탑을 해체 수리할 때 나온 사리함 명문을 통해 종묘 기능을 한 왕실사원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한 3차 발굴조사에서는 금당-쌍탑-중문으로 추정되는 사찰 건물지가 남북 방향으로 난 일직선에 배치된 형태가 확인됐다.
금당지는 정면 7칸, 옆면 4칸으로, 규모는 동서 28m, 남북 16m였고 탑지는 동서 일직선상에 대칭되게 6×6m의 규모로 2기가 확인됐다.
중문지는 초축과 중축이 이루어졌는데 초축 연대는 중문지 적심과 출토된 토기 및 연꽃무늬 수막새 형식으로 볼 때 6세기 후반으로 판단된다.
앞서 2016~2017년의 1, 2차 조사에선 제34대 효성왕으로 추정되는 미완성 왕릉, 십이지신상 기단 및 대석단 기단 건물지, 회랑, 도로, 연못 등 신라 왕실사원임을 추정할 수 있는 대규모 유구와 금동불상 7점 등 1000여 점의 유물이 출토됐다.
황복사 터 추정지의 대석단
경주 황복사지 삼층석탑과 동시에 축조된 1호 대석단 기단은 남북으로 30m, 2호 대석단은 남북으로 길이 57.5m, 동서로 길이 20m다. 가장자리는 회랑을 돌렸다.
1호 대석단의 상단에는 삼층석탑, 2호 대석단의 대회랑 내부에는 비각만이 존재하는 특별한 공간이 마련된 것으로 보아 신라 왕실의 종묘적 기능을 담당한 특수 시설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