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계은숙 (사진=프로미스 엔터프라이즈 제공)
'엔카의 여왕' 계은숙(57), 그는 성공과 추락의 굴곡진 인생을 살아 온 가수다. 26년간 일본에서 여왕으로 군림하며 명성을 쌓았지만, 마약 등 파문으로 나락에 떨어졌다.
그런 그가 다시금 용기를 내고 무대에 섰다. 그리고 영욕의 세월 속 역경을 딛고 부활하겠다는 의지를 노래에 담았다.
15일 오후 서울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는 계은숙의 새 앨범 '리:버스'(Re:Birth) 쇼케이스가 열렸다. 마이크를 쥔 계은숙의 두 손은 떨렸고, 눈시울은 붉었다.
계은숙은 "노래 없이는 살 수 없기에 여러분한테 의지하고, 기대고 싶었다"고 잔잔히 말했다.
그러면서 "데뷔한 지 벌써 40년, 저를 알고 계신 분들이 참 많았고 많은 분들이 좋을 때나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응원해주시는데 저는 항상 혼자였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라며 "숨어서 반성도 해보고 방황 아닌 방황도 했다"고 전했다.
1977년 '럭키' 광고모델로 데뷔한 계은숙은 1979년 '노래하며 춤추며'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는 대중들의 관심을 끌었고 가수로서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스캔들이 터지며 돌연 일본으로 떠났다.
계은숙은 "한국을 떠나게 된 동기는 어떤 사람과 사랑을 했는데, '홀어머니가 있는 가수는 며느리로 받아줄 수 없어'라는 스캔들이 나와 모욕을 느끼고 방황했다"면서 "이러한 딸의 모습으로 홀어머니를 가슴아프게 하기 싫어서 일본으로 가게 됐다"고 말했다.
계은숙은 이후 일본에서 '엔카의 여왕'으로 군림하게 된다. 그러나 2007년 각성제 단속법 위반죄로 강제 추방돼 큰 충격을 줬다. 고국으로 돌아와서도 마약과 사기 혐의로 징역형을 사는 등 철저한 영욕의 세월을 보냈다.
계은숙은 "귀국해서 재산이 넘어가게 되고 굉장히 곤란한 처지였을 때, 해서는 안 되는 마약을 손대게 됐다"면서 "굉장히 반 미쳐 있었고, 실어증도 있었다. 이런 것들로 계은숙의 이성을 빼앗긴 시간이 억울하고 나 자신에 화가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당시 딸이 노래하는 모습을 소원한 노모는 계은숙 출소 두달 전 세상을 떠났다.
계은숙은 이때 자신의 잘못을 철저히 반성하며 다시 태어난다는 느낌으로 팬들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계은숙은 "다시 나 자신을 믿고 일어서서 부모님은 안계시지만 그 외로움을 채워줄 수 있는 팬들 앞에 서서 노래를 하고 싶었다"면서 "리버스라는 부활 타이틀이 무너지지 않게 목소리 높여 노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가수 계은숙 (사진=프로미스 엔터프라이즈 제공)
계은숙의 이번 앨범 리:버스(Re:Birth)는 총 9곡의 신곡과 3곡의 리메이크 곡으로 구성돼 있다. 기존 엔카, 발라드 장르에서 벗어나 강하고 터프한 느낌의 팝 밴드 연주 속에서 계은숙 특유의 매력적인 허스키한 보이스가 잘 어우러진 음악들이 담겼다.
"욕심을 내고 일본에 갔다 28년 만에 돌아온 계은숙이 한국에서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부족한건 많지만 꿈과 노래과 팬들 앞에 다가갈 수 있도록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잘못한 점은 매를 주고 정말 타국이 아닌 한국인한테 사랑 받는 계은숙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성공과 추락을 경험하고 다시 용기 내어 무대에 오른 '여왕' 계은숙. 그녀의 진정한 부활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