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 국제학사 1층 로비에 놓여진 모금함(사진=서민선 수습기자)
얼마 전 한국외국어대학교에 유학하던 우즈베키스탄 학생 1명이 화재로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는 안타까운 사고가 나자, 재학생들이 십시일반으로 돕기에 나섰다.
한국외대와 이 학교 학생들에 따르면, 외대는 해당 사고에서 중화상을 입고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학생 A(23)씨를 위해 지난 14일부터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 9일 오후 2시 20분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의 한 다가구주택에서 전동 킥보드 배터리 폭발로 추정되는 불이 나 친구 B(24)씨가 숨지고, 집주인인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이 사고로 크게 다친 A씨는 얼굴을 포함한 피부의 45% 정도가 화상을 입었다고 한다. 수술 등을 받기 위해 필요한 병원비만 1억 5천만원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을 들은 우즈베키스탄 학생 C씨의 제안으로 학교 본관과 국제학사 등 모두 6곳에 모금함이 차려졌다. 모금 계좌가 C씨의 명의로 개설됐고, 교내 곳곳에도 A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알리고 모금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하는 안내문이 붙었다.
지난 9일 화재로 숨진 학생 B씨의 분향소가 한국외대 국제학사 1층에 차려져 있다. (사진=서민선 수습기자)
학생들은 모금함에 설치된 포스트잇을 통해 추모 메시지를 전하고, 모금 시작 이틀만에 2천만원이 모이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17일 외대 본관에서 모금함을 지키는 봉사활동을 하던 중국인 유학생 최홍화(19)씨는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나 "또래 학생이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에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봉사활동에 참여했다"며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들도 모금하러 와서 많이 도와줬다"고 말했다.
이번 모금에 참여했다는 학생 남예지(20)씨도 "외국에서 와서 공부하러 왔는데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이 너무 안타까웠다"며 "빨리 쾌차해서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공부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수진을 포함한 학내 모든 구성원들이 모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외대 관계자는 "무기명으로 모금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교수가 참여했는지는 알기 힘들다"면서도 "장기적으로 치료를 계속할 수 있게 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보고, 구성원들이 참여를 많이 해서 진행이 잘 되고 있다"고 밝혔다.
A씨의 치료비를 돕기 위한 모금은 오는 22일까지 계속해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