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압되는 피의자 (사진=서울 구로경찰서 제공)
술에 취한 남성을 제압하는 경찰관들의 모습을 담은 '대림동 경찰관 폭행사건 동영상' 속 여성 경찰의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경찰은 여성 경찰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커지자 2분 짜리 전체 영상을 공개하며 반박에 나섰지만, 이 역시 또 다른 논란 거리를 낳으면서 '여경 무용론'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앞서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남성 경찰관이 술에 취한 남성에게 뺨을 맞은 뒤 현장에 함께 있던 여성 경찰관이 무전요청을 하기까지의 내용을 담은 14초 가량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여경이 피의자를 제대로 제압하지 않은 채 무전만 하는 게 맞느냐는 비판이 제기된 이유다.
그러자 서울 구로경찰서는 17일 "여경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사실과 다르다"며 해당 영상은 현장 상황의 일부만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경찰관의 뺨을 때린) A 씨를 체포하는데 B 씨가 반항하면서 여경을 밀치고 남성 경찰관의 목을 잡는 장면만 (영상에) 담겼지만, 실제로는 여경이 A 씨를 무릎으로 눌러 체포했다"며 "남성 경찰관은 따로 B 씨를 제압해 함께 상황을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전체 상황을 담은 2분 길이의 영상도 공개했는데, 이를 보면 실제로 남성 경찰관이 B 씨를 제압하는 사이 여경이 A 씨의 손을 잡아 체포를 이어간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여경은 수갑을 채우기 버거운 듯 주변을 향해 "남자 분 한 분 나와주세요. 빨리, 빨리, 빨리. 남자 분 나오시라고요. 빨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쓰러진 주취자 조차 제압하지 못해 시민을 향해 도움을 청하는 게 맞느냐는 또 다른 비판이 나온 배경이다. 경찰 측은 이에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은 맞지만 수갑을 채운 건 현장에 합세한 교통경찰"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의 해명에도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18일 '여경을 없애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까지 등장했다.
한편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여경 불신을 해소하려면 부실 체력검사 기준부터 바꿔야 한다"며 "경찰만 유일하게 여성의 팔굽혀펴기 자세에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