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소수자 차별반대를 의미하는 무지개 현수막(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동성애 축제에 민주당 깃발이 휘날릴 예정"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더불어퀴어당으로 커밍아웃하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 차별과 혐오를 조장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퀴어축제는 세계적으로 열리는 대표적 성소수자 문화 축제이자 인권 축제지만, 여기에 당원들이 참여한다는 것만으로 정치적 쟁점의 대상으로 삼아 공격하는 것은 혐오 조장이자, 과도한 비판이란 지적이다.
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20일 논평을 내고 "민주당 서울퀴어퍼레이드 참여단이 서울 퀴어퍼레이드에 참여할 민주당 당원을 모집한다"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한국당 민 대변인이 공격한 '더불어민주당 서울퀴어퍼레이드 참여단'행사는 당원들이 자발적으로 기획한 행사로 당원들을 대상으로 모집 중이다.
행사를 기획한 김민석(23)참여단장은 "당의 강령상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을 존중하도록 돼 있다"며 "이를 다시 강조한다는 의미에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당 민 대변인은 '당원 행사에 대해 민주당이 침묵하고 있다'면서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했다.
민 대변인은 퀴어축제를 두고 "과도한 노출과 노골적인 행동, 선정적인 문구들로 논란이 돼 온 행사"라면서 "정작 당사자인 민주당은 뒷짐 지고 관망 중이다. 당의 이름을 걸고 하겠다는 데도 내 알바 아니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동성애 문제는 단순한 찬반 문제를 넘어 법조계, 종교계, 의학계 등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매우 민감한 문제"라면서 "때문에 국민의 눈치를 보고 표를 의식해야 하는 '박쥐' 정치인은 찬성도 반대도 하지 못하고 늘 애매모호하게 대처해 왔다.대표적인 예로 문재인 대통령이 있었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선거운동 과정에서 동성애에 대한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해 지적한 것이다.
그러면서 민 대변인은 "오락가락 대통령을 배출한 당 답게 이번에도 민주당은 ‘박쥐당’ 행세를 하며 은근슬쩍 넘어가려고 하는 모양새"라고 '기회주의자'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날을 세웠다.
퀴어축제는 전 세계적으로 열리는 성소수자 문화와 인권 축제로 서울 퀴어축제에는 매년 수많은 인권단체와 주한미국 대사관 등 각국 대사들도 참석한다.
미국 대사관은 미국 연방대법원이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2015년부터 퀴어문화축제의 부스행사에도 참가하고 있다. 전임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는 2015년 직접 축제에 참가했고, 지난해에도 해리 해리스 미 대사 또한 참석했다.
이 때문에 한국당의 논평이 서울퀴어축제에 대한 혐오를 조장할 수 있고, 과도한 정치적 쟁점화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인권연대 오창익 국장은 "정쟁의 수준은 금도를 넘지는 않아야 한다"며 "누군가의 혐오를 조장하는 방식으로 정쟁이 진행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민 대변인의 논평에 대해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