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전문가들이 판단한 최대 국내 금융시스템 리스크 요인은 '미중 무역분쟁'과 '국내 경제성장세 둔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 전 조사 때 응답률이 높았던 '미국 정책금리 인상'은 이번에는 빠졌다.
한국은행은 국내 금융기관·협회와 금융·경제연구소, 해외 금융기관 한국투자 담당자 등 전문가 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상반기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진행됐다.
중요도 1~5순위로 5개씩 지목된 금융시스템 리스크 요인들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 국내경제 성장세 둔화가 응답비중 50% 이상을 차지했다.
5개씩 선정된 요인을 단순 합산한 단순 응답빈도수 기준으로 미중 무역분쟁의 응답률은 67%, 경제성장세 둔화는 66%였다. 기업실적 부진(44%), 부동산시장 불확실성(44%), 가계부채 누증(43%) 등의 순이었다.
1순위 응답만 따진 응답률로는 국내경제 성장세 둔화가 22%로 최다였다. 이어 미중 무역분쟁(21%), 글로벌 경기 둔화(11%), 가계부채 누증(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가계부채 누증과 부동산시장 불확실성을 단일 항목으로 간주하는 경우 단순합산 응답률로는 70%, 1순위 응답빈도수로는 14% 수준으로 높았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응답자들은 1년 이내 단기에 현재화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으로 미중 무역분쟁, 시기와 무관하게 발생 가능성 자체가 큰 리스크 요인으로 기업실적 부진, 금융시스템 파급 영향이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로 기업실적 부진 및 미중 무역분쟁을 꼽았다.
지난해 11월 설문에서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던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단순합산 응답률 59%), 중국 금융·경제 불안(51%)은 이번 조사에서 거론되지 않았다. 미국 연준이 올들어 정책금리 연내 동결을 시사하고, 중국이 우려와 달리 경제성장세를 이어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신 최근 국내 경기를 반영해 수출 감소 등 기업실적 부진이 새롭게 리스크 요인으로 추가됐다.
이런 가운데 응답률 50% 이상인 리스크 요인 개수는 지난해 11월 4개에서 이번 2개로 줄어, 특정 리스크 요인에 우려가 집중되는 정도가 전에 비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1년 이내 단기에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해칠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은 지난해 11월 29%에서 이번에 4%로 낮아졌다. 반면 '낮다'는 27%에서 52%로 높아졌다.
한국은행은 우리 금융기관이 양호한 복원력·대외지급능력을 유지한 가운데 주요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분산된 결과로 추정했다.
향후 3년간 우리 금융시스템의 안정성과 관련해 안정성이 '높다'는 응답은 지난해 11월 37%에서 50%로 상승했고, '보통'(56%→44%)이나 '낮다'(7%→6%)는 응답률은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