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병기 전 비서실장,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안종범 전 경제수석. (사진=자료사진)
박근혜 정부 시절 '4.16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설립과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병기 전 비서실장,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안종범 전 경제수석 등에게 줄줄이 징역 2~3년이 구형됐다.
21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 12부(민철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세월호특조위 업무방해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 전 실장‧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조 전 장관에게 징역 3년, 안 전 수석‧윤학배 전 해수부 차관에겐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특조위 출범 초기부터 조 전 장관, 안 전 수석, 이 전 실장 등은 공모하여 총괄적 대응체계 구축을 지시하고, 활동단계에선 윤 전 장관 등과 공모해 해수부 공무원들로부터 청와대 7시간 행적을 밝히는 안건을 부결시키기 위한 기획안을 작성하고, 특조위 내부동향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들은 구체적으로 지시한 적 없다고 주장하거나 해수부 공무원들의 자발적 보고였다며 책임을 전가하지만, 이 사건과 관련된 수첩, 채팅 메세지 등이 존재한다"며 "이 사건은 청와대까지 가담한 조직적 범죄며 이로 인해 특조위 2기까지 출범해 막대한 사회적비용이 지출됐고, 국가의 신뢰도도 낮아졌다"며 구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3월 김 전 장관과 윤 전 차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이어 조 전 수석, 이 전 비서실장, 안 전 수석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세월호 특조위 설립 단계부터 이후 활동과정에 개입해 사실상 특조위의 진상조사를 무력화하도록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전 실장‧조 전 수석‧안 전 수석이 소관부처인 해수부 공무원들에게 조직적으로 특조위의 활동방해를 지시했고, 김 전 장관‧윤 전 차관 등은 이에 따라 해수부 직원을 시켜 특조위의 예산과 조직을 축소하는 방안 등을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첫 공판 이후 1년 2개월 동안 진행된 이 사건 39차 공판 동안 피고인들은 줄곧 '특조위 활동에 대한 보고를 받았을 뿐, 방해를 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거나 '기억이 잘 안 난다'며 혐의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