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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되나 싶더니'…여야 수석회동 '합의 불발'로 급제동

국회/정당

    '잘되나 싶더니'…여야 수석회동 '합의 불발'로 급제동

    민주 "한국당, 황당한 합의안 초안 가져와…받을 수 없어"
    한국 "민주, 협상내용 폭로…협상 진정성 있나"
    '호프 회동' 하루 만에 정국 급냉각
    실무협상 팽팽한 '기싸움'…이번주 안에 결판 날까

    (왼쪽부터) 민주당 이인영, 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사진=자료사진)

     

    여야 3당 원내대표의 '호프 회동'으로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던 국회가 다시 한 번 얼어붙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이원욱.자유한국당 정양석.바른미래당 이동섭 원내수석부대표는 21일 국회에서 회동을 하고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빈손'으로 끝났다.

    민주당 이원욱 수석부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당 측이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의 내용이 담긴 합의안 초안을 제시해, 합의된 것이 없다"며 "황당할 정도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불만들 드러냈다.

    한국당이 제시한 합의안 초안에는 선거법 개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등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한 것에 대한 사과와 패스트트랙 철회 그리고 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 등으로 한국당 의원과 보좌진들을 고소.고발한 것을 취하하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원욱 수석부대표는 "처음부터 패스트트랙 지정 철회나 고소.고발 취하는 민주당 입장에서 불가능한 것이라고 얘기했다"며 "(논의가) 거의 원점으로 회귀한 수준"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국당은 이원욱 수석부대표가 신사협정을 깼다고 비난했다.

    한국당 정양석 수석부대표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원욱 부대표와 나는 협상 내용을 밖에 말하지 않기로 했었다"며 "(이 부대표가 협상 내용을 언론에 말한 것은) 신뢰를 깨뜨린 것"이라고 분개했다.

    한국당 원내지도부는 그동안 당 안팎에 여당과의 협상에서 강경한 입장과 태도를 취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런 상황에서 '한국당이 먼저 합의안 초안을 들고 왔다'는 민주당의 폭로는 '한국당이 먼저 숙이고 들어왔다'는 신호를 공개적으로 알린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한국당 원내지도부가 뿔이 난 것이다.

    정 수석부대표는 "이렇게 해서 우리가 어떻게 당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며 "민주당이 협상에 대한 진정성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이어 민주당에 제시한 합의안 초안을 묻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수석부대표들 간 실무 협상이 소득 없이 끝나면서 국회 정상회의 키를 쥔 원내대표들의 회동은 불투명해졌다.

    이원욱 수석부대표와 정양석 수석부대표 모두 "이 상태로는 원내대표 회동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틀 전까지 여야 3당 원내대표가 '호프'(HOF) 회동에서 서로 맥주잔을 기울이며 대화 분위기를 조성한 지 하루 만에 상황이 반전된 것은 오랫동안 갈등이 깊어진 여야가 국회 정상화의 실무협상에서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회 정상화라는 큰 틀에는 뜻을 모았지만, 서로 최대한 상대를 압박하며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속셈이다.

    양 측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막판 극적인 합의로 이어질지 아니면 '식물국회' 장기화로 끝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이번주 내로 결판이 날 것이란 관측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이번주 안에 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고, 오는 27일(다음주 월요일)부터는 총리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국회일정에 돌입하고 싶어한다.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변수가 커지면서 국내 경제 불안도 높아지는 것에 대비한 추경이 신속히 본회의 문턱을 넘어야만, 올해 안에 추경 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민주당이 신사협정을 위반했기 때문에 협상에 다시 미온적인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민주당은 22일 의원총회를 열고 국회 정상화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민주당에서는 패스트트랙 지정에 대한 유감 표명 등은 검토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원욱 수석부대표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국회 정상화가 이뤄진다면 패스트트랙 사태와 관련한 유감 표명을 야당 원내대표들이 함께 하는 공식적인 석상에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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