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들이 최신 스마트폰 구입자에게 제공하는 공시지원금을 롱텀에볼루션(LTE)과 5세대(5G) 가입자 간 60만원이나 차이를 둬 이용자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통신요금 종합포털 스마트초이스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10 5G(512GB) 모델의 공시지원금은 최고가 요금제 기준으로 63만~78만원에 달했다.
그러나 갤럭시S10 LTE(512GB) 모델의 공시지원금은 최고가 요금제 기준으로 17만9천~22만원에 불과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5G 모델(월정액 9만5천원)과 LTE 모델(8만8천원)의 공시지원금 최고액이 각각 76만5천원과 17만9천원으로 차이가 58만6천원이나 된다. 차이가 무려 4.3배 수준이다.
KT는 5G(13만원)와 LTE 모델(10만9천원)의 공시지원금 최고액이 각각 78만원과 22만원으로 차이가 56만원에 달했다.
출고가 145만7천500원인 5G 모델을 구입할 때 공시지원금을 받아 67만7천500원에 살 수 있으며, 판매점에서 리베이트(판매장려금)까지 모두 적용받을 경우 사실상 공짜로 살 수 있다. 반면 출고가 129만8천원인 LTE 모델은 리베이트도 20만~30만원에 불과해 80만원가량을 내야 구입할 수 있다.
리베이트 차이까지 고려하면 지원금 격차가 90만원 전후까지 벌어지는 셈이다.
SK텔레콤은 5G(12만5천원)와 LTE(10만원) 공시지원금이 각각 63만원과 21만원으로 42만원 차이가 난다.
LG전자 5G폰 V50 씽큐의 공시지원금도 최고 57만~60만원 수준으로 전작 LTE폰인 V40 씽큐보다 7만~25만원 차이가 난다. SK텔레콤 5G 저가(5만5천원)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공시지원금이 47만3천원이어서 V40 씽큐(3만3천원)보다 25만3천원 많이 지급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 주말 이후 5G 지원금 경쟁이 완화됐지만 LTE와는 여전히 큰 차이가 난다"며 "리베이트도 5G 고객에게는 60만~70만원이 지급되지만 LTE는 20만~30만원밖에 지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통사들이 5G와 LTE 모델의 공시지원금과 리베이트에 차이를 두는 것은 지난달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5G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5G가 LTE보다 고가요금제로 구성돼 있어 전반적인 요금 인상을 노린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5G 요금제는 최저가 5만5천원으로 LTE 요금제 3만3천원보다 2만원 이상 비싼 편이다. KT 사례를 보면 6만원대 가입자가 가장 많은 LTE와 달리 5G는 가입 고객의 80%가 8만원대 고가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다.
전체 LTE 고객 약 5천600만명 중 절반인 2천800만명만 2만원가량 비싼 5G 최저요금제로 전환해도 이통3사의 요금 수입이 월 5천600억원가량 늘어날 수 있다. 24개월 약정일 경우 요금 수입이 약 13조4천400억원이 늘어나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고객들이 떠안게 되는 셈이다.
이용자 차별을 금지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에 위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단통법에 공시지원금 상한이나 구체적인 내용 규제가 명시돼 있지 않지만 5G와 LTE 공시지원금 차이는 노골적인 고객 차별이어서 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함께 당국에 신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통사들은 단말기 자급제와 분리 공시제 등 미비로 단통법 취지인 지원금 투명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공시지원금을 규제하면 편법적인 리베이트가 증가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단통법이 4G, 5G 등 세대가 다른 이동통신 간 공시지원금 차이를 제한하지는 않고 있다"며 "단통법 규정이 세밀하지 않은 데다 단속도 느슨한 상황이어서 공시지원금을 제한하면 불법지원금만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