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BMW 공식 서비스센터 자료사진 (사진=황진환 기자)
BMW 차주들에게 지난해 여름은 떠올리기 싫은 공포의 시간이었다. '달리는 불차'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BMW 차량의 주행 중 화재사고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사고가 잇따르자 BMW 차종의 경우 지정된 임시 주차구역에 주차하라거나 출입을 금지한다는 푯말이 내걸리는 등 큰 사회적 문제가 됐다.
이를 계기로 감사원은 자동차 제작결함 및 배출가스와 소음 등 환경기준 미달 차량에 대한 리콜 결정 및 사후관리 실태에 대해 종합점검을 벌여 22일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BMW 화재사고에 대한 정부기관의 대응은 부실 그 자체였다.
20117년 11월 화재피해를 당한 한 BMW 차주는 화재 당시 CCTV영상 및 사진과 함께 "이 회사로부터 배출가스 재순환장치(이하 EGR) 냉각기 부분의 슬러지(매연,오일 등 퇴적물)로 인한 화재로 판명받았다.더 큰 사고가 나지 않도록 자세히 검토해달라"고 교통공단안전공단에 신고했다.
BMW사가 이후 2018년 7월에 국토부에 제출한 결함시정계획서에 공개한 화재사고 원인과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교통안전공단은 신고자에게 "신고내용이 접수됐습니다"라는 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 통지만 하고 신고 내용에 대한 분석·조사 자체를 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2015년 8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이 회사 차량 화재사고 원인과 동일 유사한 총 6건의 신고가 접수됐지만 이에 대한 분석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국토부는 화재사고가 잇따른다는 언론보도에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가 사회문제화 되자 2018년 7월 교통안전공단에 제작결함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교통안전공단은 잇달아 발생한 이 회사 차량 화재사고를 주목하지 않고 있다가 국토부의 지시를 받고서야 관련조사에 착수했다.
감사원은 BMW사가 2017년 11월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교통안전공단에 제출한 기술정보자료(정비메뉴얼)에도 차량 화재사고와 유사한 고장증상 및 원인,수리방법이 설명돼 있었지만 교통공단은 이 자료를 분석 조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매월 국토부에 제출하도록 돼 있는 제출자료 수집 분석 현황도 제출하지 않았지만 국토부는 이를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BMW 차량의 냉각기 결함 내용은 환경부에 제출된 변경인증 보고와 결함시정계획서에도 있었지만 국토부와 공유되지 않았다.
감사원은 이런 결과로 이 회사 차량 화재사태를 사전에 막지 못한 채 작년 7월에야 결함조사에 착수하는 등 대응이 미흡했다며 국토교통부 장관과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에게 주의를 요구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또 2013년 1월부터 2018년 6월까지 교통안전공단이 제작결함조사결과 리콜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한 60건 가운데 9건(대상차량 106만대)에 대해 국토부가 법적 근거 없는 무상수리 권고로 갈음해 시정률이 17.8%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국토교통부는 공단의 기술적 검토의견에도 특별한 사유나 법적 근거 없이 공개 무상수리 권고를 결정했다"며 "리콜과 달리 무상수리는 보상을 받을 수 없고 시정률도 현저히 낮아 자동차 안전운행에 지장이 우려된다며 9개 차종에 대한 리콜 여부를 다시 검토하라고 국토부 장관에게 통보했다.
감사원은 또 자동차 제작·수입사가 금전적 손해를 이유로 자동차를 리콜하지 않고 판매할 우려가 있어 국토부가 이를 정기적 또는 수시로 확인해야 하지만 2018년 11월까지 이에 대한 확인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현재 리콜 대상 차량의 결함이 시정되지 않은채 판매된 차량이 7천여대, 대여된 차가 9만3천여대라며 이들 차량에 대해서는 차량 소유자에게 리콜통지를 하고 결함사실에 대한 은폐, 축소, 시정지연 여부 등을 조사해 고발 및 과징금 부과 등의 조치를 하도록 국토부 장관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