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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팟 기다리면 옵니다"…수천만원 등친 20대

사건/사고

    "에어팟 기다리면 옵니다"…수천만원 등친 20대

    '배송이 오래 걸린다' 후기 보고 주문했지만 함흥차사
    전에도 사촌형제가 비슷한 유형 사기로 입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애플 무선 이어폰 '에어팟'을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판매한다고 속여 수천만원을 빼돌린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해당 중고거래 게시글에는 실제로 물건을 보내줬다는 내용의 후기도 남겨져 있어, 이를 믿고 입금을 했던 피해자들은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 "참고 기다리면 물건 옵니다"…후기 보고 '싼 에어팟' 구매했다 피해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주부 이모(46)씨는 지난 1월 한 온라인 중고장터에서 새 에어팟을 13만 5천원에 판다는 게시글을 보고 2개를 주문했다.

    "배송이 4주 이상 걸린다"는 말에 중간중간 배송 상황을 확인하려 했던 이씨에게 판매자는 "다음주에는 꼭 보내주겠다"며 배송을 차일피일 미뤘다고 한다.

    참다 못한 이씨는 판매자에게 항의했고, "배송이 되지 않으면 개당 25만원씩을 환불해주겠다"는 말에 조금 더 기다렸다. 해당 판매글에 '늦게 오기는 하지만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면 배송된다'는 내용의 후기를 봤기 때문에 사기라는 의심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기다리던 에어팟은 결국 배송되지 않았다.

    실제로 물건을 받은 적이 있던 대학생 김모(25)씨도 비슷한 피해를 당했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중고장터를 둘러보던 도중 에어팟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게시글을 본 김씨는 곧바로 주문을 해 지난 1월 실제로 물건을 받았다.

    주변에 선물도 할 겸, 지인들의 부탁을 받은 김씨는 한 달 뒤 에어팟 30개를 구매하려고 약 405만원의 전체 대금 중 예약금 100만원을 해당 판매자에게 입금했다고 한다.

    하지만 돈을 입금하고 난 뒤로 판매자는 감감 무소식이었다. 김씨가 사기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지난 4월 해당 사이트에 '입금한 지 3개월이 지났는데 물건을 못 받았다'는 내용의 글을 보게 된 뒤였다.

    ◇ 270여명에게 6천만원 가량 가로채… "사기 전과로 누범 기간"

    (사진=자료사진)

     

    피해자들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오래 지나지 않아 판매자를 붙잡았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이모(29)씨를 구속해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1월부터 4월 초까지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에어팟 등의 전자제품을 판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뒤, 물품 배송을 차일피일 미루다 보내주지 않는 방법으로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가 피해자 270여명에게 가로챈 금액은 6천만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나중에 받은 돈으로 에어팟을 마련, 먼저 주문을 한 사람들에게 실제로 에어팟을 배송해 주는 이른바 '돌려막기'를 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또 이씨는 지난해에도 에어팟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집행유예를 받아 풀려난 상황에서 범행을 또 저지른 것으로도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범행을 저질렀다"며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재범의 우려가 높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신청해 이를 발부받았다.

    이같은 유형의 에어팟 사기 범죄가 처음은 아니다.

    앞서 서울 강동경찰서는 약 200여명에게 에어팟과 아이패드 등을 판매한다고 속여 6200만원 상당의 돈을 가로챈 혐의로 운영자 조모(23)씨를 구속하고 사촌형 설모(29)씨를 불구속 입건해 지난달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중고물품 사기가 전체 사기 사건의 70%를 넘을 만큼 흔한데, 일단 가격이 지나치게 저렴한 경우 의심을 한 번쯤 해봐야 한다"며 "물건을 구매할 때도 에스크로(안전거래) 서비스나 직거래를 하는 등, 사기를 당하지 않게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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