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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산업

    '인보사' 허가취소에 코오롱 '휘청'

    28일 오전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강석연 바이오생약국 국장이 의약품 성분이 뒤바뀐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코오롱그룹 차원의 야심작이었던 세계 최초 유전자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가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 취소조치를 받게 되면서 코오롱그룹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코오롱은 지난 1996년 이웅렬 회장 취임 이후부터 바이오제약 분야를 집중육성해왔다. 지난 1999년에는 세계 바이오제약산업의 메카인 미국 메릴랜드 주에 코오롱티슈진을 설립하고 이듬해 한국에 코오롱생명과학을 설립했다.

    이후 20년간 2천억원을 투자하며 국내 최초 유전자 치료제이자 세계 최초 유전자 관절염 치료제인 ‘인보사’를 개발해 지난 2017년 7월 식약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다.

    품목 허가를 즈음해 코오롱은 일본과 중국, 중동, 동남아 등으로 인보사를 기술수출했고 미국에서는 임상3상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허가 당시와는 다른 성분이 발견된 인보사가 시장 퇴출 조치를 받게 되면서 코오롱의 ‘20년 공든탑’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우선 2천억원에 달하는 인보사 연구 개발비는 고스란히 손실로 처리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인보사가 시판을 이어갔다면 연구개발비는 무형자산으로 처리되지만 허가 취소가 난 이상 손실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올 1분기말 자본총액 3,607억원의 55%에 이르는 액수다.

    더욱 큰 손실은 그동안 기술수출을 통해 향후 5년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됐던 계약금과 마일스톤 기술료(각 단계별 기술료)이다. 이 액수는 무려 1조 1,281억원에 이른다.

    우선 일본에 기술수출하고 받을 예정이던 6,677억원 가운데 계약금 명목으로 300억원을 받기로 했지만 현재는 150억원만 받고 나머지는 지급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받은 150억원도 돌려줘야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 코오롱생명과학과 기술수출 계약을 맺고 지난 3월 150억원을 지급한 다국적 제약사 ‘먼디파마’가 이달초 코오롱생명과학의 예금에 질권을 설정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이 계약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150억원을 돌려받기 위한 일종의 담보설정인 셈이다.

    질권이 실행되는 조건 가운데 하나는 ‘한국 식약처의 인보사에 대한 판매, 유통금지가 영구적이고 2020년 2월 28일 전까지 현재의 임상 데이터를 이용한 판매·유통금지 불복이 불가능한 경우’다. 식약처가 이날 인보사에 대한 품목허가를 취소하면서 인보사의 판매유통이 금지된 상황이다. 코오롱이 소송 등의 방법으로 이를 풀지 못하면 먼디파마에게 150억원을 반환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먼디파마는 동남아 시장에서도 인보사 수출계약을 맺은만큼 일본 사례를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악재는 국내 인보사 투약 환자들에 대한 장기추적 조사 비용이다. 코오롱은 향후 15년에 걸쳐 인보사를 투약한 환자 3,707명을 장기추적 조사하기로 했다. 20여가지에 이르는 검사를 시행하고 15년간 추적조사하는데 필요한 비용은 800억원으로 추산된다.

    환자들의 소송도 코오롱생명과학이 넘어야할 숙제다. 환자 240여명이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 결정 직후 코오롱을 상대로 2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환자측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오킴스’는 “이번 소송은 1차이며 원고 모집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송과정에서 소송가액도 더 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악재는 인보사를 개발한 코오롱티슈진에 치명타를 안길 것으로 보인다. 적자를 이어온 티슈진이 인보사 사태로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도 적자를 낼 공산이 커 보이는데, 4개년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입게 되면 코스닥에 상장된 티슈진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이후에도 손실이 발생하면 상장폐지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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