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세계 최초의 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로 개발됐던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가 허가 취소 되면서 정부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바이오헬스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가 '제2의 황우석 사태'로 불리면서 한국의 바이오제약 산업의 신뢰도를 떨어뜨려 국제 경쟁력을 잃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의약품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기본인데,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의약품을 어느 나라가 수입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국내 바이오제약 시장은 전 세계 시장의 2%에 불과해 국내 제약사는 필연적으로 세계 시장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또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제약사는 수출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한국 의약품에 대한 국제 신뢰도가 떨어질 경우 수출이 막힐 수 있다"며 "수출이 막히면 국내 바이오제약업계도 생존하기 힘들다"고 걱정했다.
식약처,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허가취소·형사고발. (사진=연합뉴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이날 식약처의 인보사 허가 취소 이후 입장문을 내고 "어떤 경우에라도 의약품 사용은 안전성과 유효성에 기초해야 하는 만큼 윤리와 과학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에 임했어야 하나 (이번 사태가) 원칙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통렬한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이와 유사한 일이 재발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국내 제약바이오산업계는 국제 수준에 부합하는 GCP(의약품 임상시험 관리기준)와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에 기반해 의약품 개발과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만큼 이번 사안이 산업계에 대한 신뢰문제로 이어지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국바이오협외 이승규 총괄부회장도 "(인보사 사태로 인해 한국 바이오제약업계의)국제적 신뢰가 안떨어진다고 할 수는 없다"며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그러나 "한국 전체적으로 보면 인보사 말고도 다른 아이템이 많이 있다"며 "전체적인 신뢰도 영향은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인보사 사태를 계기로 유전자 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의 관리를 강화하겠다며 '첨단재생의료및첨단바이오의약품안전및지원에관한법률'을 제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법에 규정된 '인체세포 관리업'을 신설해 의약품 허가 이후에도 이 업체를 통해 주기적으로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는 등 사후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것.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오히려 이 법이 유전자 치료제 등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안전성을 해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전진한 정책국장은 "첨단바이오의약품법은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우회할 수 있도록 하는가하면 조건부 허가 기준 대부분을 하위법령에 맡겨 행정부 권한을 확대했으며 유전자·세포 치료제 임상시험 기준도 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보사 사태는 세계시장 선점에 눈이 멀어 제대로 된 검증없이 유전자· 세포 치료제를 허가해온 결과"라고 주장했다.
인보사 사태에 이어 바이오제약 업계의 또다른 걱정거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이다. 현재 검찰 수사가 삼성그룹 차원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혐의가 드러날 경우 이 역시 커다란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는 세계 최대의 의약품위탁생산업체(CMO)로서 삼성그룹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계열사이다.
만약 분식회계 혐의가 드러날 경우 삼성바이오 상장폐지 문제가 다시 부상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이 분식회계 혐의로 삼성바이오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주식거래가 정지되고 한국거래소가 상장폐지 여부를 심사하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