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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만에 되찾은 조선시대 세계지도…도난 문화재 잇따라 회수



사건/사고

    25년만에 되찾은 조선시대 세계지도…도난 문화재 잇따라 회수

    보물 1008호로 지정된 조선시대 세계지도 '만국전도'
    양녕대군 친필로 만들어진 '숭례문'과 '후적벽부' 목판
    전문가들 "문화재적 가치 매우 높다"
    경찰 "절도죄 공소시효 지나도 문화재 은닉사범으로 처벌"

    경찰에 회수돼 복원된 '만국전도'(사진=서울지방경찰청 제공)

     

    25년 전 도난당한 조선시대 세계지도인 보물 1008호 '만국전도'와 11년 전 도둑맞은 양녕대군의 친필 숭례문 목판 등이 장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몰래 숨겨 가지고 있던 피의자들이 줄지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1994년쯤 서울 동대문구 함양 박씨 문중에서 도난당한 '만국전도'와 19세기 전적류(책) 116권을 숨겨 가지고 있던 혐의(문화재보호법상 지정문화재 은닉)로 A(5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이와 함께 지난 2008년쯤 전남 담양에 있는 양녕대군 후손의 재실 몽한각에서 도둑맞은 양녕대군의 친필 '숭례문'과 '후적벽부' 목판을 숨겨 가지고 있던 혐의(문화재보호법상 일반동산문화재 은닉) B(70)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이들 문화재 전량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만국전도는 이탈리아 예수회 선교사 줄리오 알레니의 한문판 세계지리서 '직방외기'에 실린 세계지도인 '만국전도'를 조선 현종 때였던 1661년에 문신 박정설이 필사하고 채색한 지도로, 지난 1989년 8월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1008호로 지정됐다.

    '양녕대군의 친필로 만들어진 '숭례문' 목판(사진=김형준 기자)

     

    문화재청 김성희 감정위원은 "당시 성리학적 일변도였던 조선 사회에 실학과 함께 서학이 수용되면서 지식인들 스스로가 중국의 한역서를 공부하며 천문지리를 익히고 세계지도를 제작했다는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해 8월 문화재청과의 공조수사를 통해 A씨가 만국전도를 팔려고 한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경북 안동에 있는 A씨의 주거지와 식당을 압수수색해 만국전도와 전적류를 찾아 회수했다.

    일반동산문화재로 지정된 숭례문 현판과 후적벽부 목판은 모두 조선 태종의 큰아들이자 세종대왕의 형인 양녕대군의 친필이다. 그는 조선 초 숭례문을 지을 때도 현판의 글씨를 직접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적벽부는 1082년 10월 중국 송나라의 시인 소동파가 적벽강에서 읊은 한시를 양녕대군이 초서체로 작성, 이를 목판화해 후손들이 보관해 왔다가 숭례문 현판과 함께 도난당했다.

    문화재청 정제규 전문위원은 "지난 2008년 숭례문 화재로 소실된 숭례문을 복원할 때도 양녕대군 친필 목판의 탁본을 바탕으로 현판을 복원했다"며 "서체를 복원할 수 있는 직접적인 자료라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양녕대군의 친필로 만들어진 '후적벽부' 목판(사진=김형준 기자)'

     

    경찰은 지난 2017년 10월 서울 종로구의 한 미술품 거래 업체에서 열리는 특별전을 통해 도난당한 목판을 판매하려 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이듬해 7월 경기 양평의 B씨 주거지 비닐하우스 창고에서 이를 발견해 회수했다.

    피의자들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나 이미 사망한 사람에게 문화재를 구매했다고 주장했지만, A씨의 경우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고 B씨는 수석 매매업을 하는 등 두 사람 모두 문화재에 대해 상당한 식견이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문화재보호법상 절도죄의 공소시효는 10년이지만, 그 기간이 지났더라도 도난문화재를 은닉하고 있다면 문화재 은닉 사범으로 처벌된다"며 "문화재청 홈페이지에 해당 문화재가 도난문화재로 등재되고 나면, 설사 도난된 문화재인지 정말로 모르고 샀어도 선의취득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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