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당했다가 회수된 보물 제1008호 '만국전도'(사진=이하 문화재청 제공)
도난당했던 보물 제1008호 '만국전도'(萬國全圖)와 양녕대군 친필 '숭례문(崇禮門) 목판' 등 문화재들이 대거 회수됐다.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은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와 공조해 '만국전도' 1점과 함양박씨 정랑공파 문중 전적류 필사본 116책, 전(傳) 양녕대군 친필 숭례문 목판 2점, '후적벽부(後赤壁賦) 목판' 4점 등 도난문화재 총 123점을 되찾았다고 29일 밝혔다.
만국전도와 전적류 116책은 1993년 9월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에서 도난당했다. 문화재 사범들의 식당과 자택에 숨겨져있던 문화재들은 첩보를 입수한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에 의해 25년 만에 회수됐다.
이번에 회수된 '만국전도'는 1989년 보물 제1008호로 지정된 함양박씨 정랑공파 문중 전적의 유물 중 1점이다. 가로 133㎝, 세로 71.5㎝의 세계지도로 조선 중기의 문신 여필 박정설(汝弼 朴廷薛)이 1661년(현종 2년)에 채색, 필사했다.
선교사 알레니(Aleni)가 1623년 편찬한 한문판 휴대용 세계지리서 '직방외기(職方外紀)'에 실린 만국전도를 필사한 것으로 가장 이른 시기에 제작된 세계지도로서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다.
함양박씨 문중의 전적류는 18세기 퇴계학맥을 계승한 유학자로 평가되는 이광정의 '소산선생문집(小山先生文集)'을 비롯해 박주대와 그의 현손인 박정로 등이 문학, 역사, 의학, 법률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쓴 책 등으로 구성된다.
양녕대군 친필 '숭례문 목판'은 2008년 9월 전남 담양 몽한각 내에서 도난당해 야산 비닐하우스에 장기간 은닉돼오던 것을 단속반이 첩보를 입수해 11년 만에 회수했다. 문화재 사범들은 공소시효가 만료되기를 기다렸다가 경매업자를 통해 처분·유통하려고 했다.
'숭례문 목판'은 1827년 경 양녕대군 후손들이 중각(重刻)한 것으로 국보 제1호 숭례문의 편액 대자(大字)인 '숭례문'을 판각한 현존하는 유일의 목판본으로서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뛰어나다.
양녕대군 친필 숭례문 현판 목판
후적벽부 목판
'후적벽부 목판'도 19세기 중반 양녕대군의 유묵으로서 인식되고 판각됐던 자료라는 점에서 당시의 역사상을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경찰청과 공조 수사를 더욱 공고히 해 도난당한 문화재를 회수하고 안전하게 보존,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