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이하 최임위)위원장으로 선출된 한림대학교 박준식 사회학과 교수가 "지난 2년 동안 최저임금 인상 수준이 다소 빨랐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임위는 3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차 전원회의를 열고 박 교수를 11대 최저임금위원장으로, 임승순 상임위원을 부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박 위원장은 이 날 기자간담회에서 "절대값을 보면 지난 2년 최저임금 인상 수준이 다소 빨랐다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사회적 공감대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렇기 때문에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 여부는 인상 과정이 우리 사회의 경제, 노동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다각적 각도에서 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최저임금 인상이 미친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에 대해서는 최근 학계에서 분석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그 결과를 충분히 검토하고, 전문성을 갖춘 노사공익위원들 의견을 들어봐야 하고, 신중하게 종합적으로 판단해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정부 인사들이 '속도조절론'을 거론하는 데 대해서는 "최저임금 결정은 제가 아닌 27명 위원들이 논의할 일"이라며 "노사공익 모두 어떤 수준의 최저임금이 이 단계에서 가장 적절한지 사회적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희망한다"고 에둘러 말했다.
또 지난 대선에서 주요 후보 모두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제시한 점을 언급하면서 "후보자들이 최저임금 1만원으로 가겠다는 선언적인 공약은 했다고 이해한다"며 "장기적으로는 도달할 목표"고 말했다.
이어 최저시급 1만원 달성을 등산에 비유하면서 "더 높은 산에 올라가기 위해 착실히 준비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1만원의 목표는 우리의 희망을 담은 것 아닌가 이해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나 특정 이익집단의 가이드라인에 영향을 받느냐면 절대 그럴 수 없다"며 "최저임금 결정 과정은 최임위에서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고, 위원들도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일부 언론에서 위원들을 이념적 성향으로 분류한 데 대해서는 "저희는 이념적 당파성을 갖고 임하지 않는다"며 "특정 이익집단을 대표하지 않고, 공익위원이 할 임무와 권한 내에서 공익적 관점에서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논의를 이끌어 가는 것이 저희의 소임"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고용노동부 이재갑 장관이 2020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하면서 업종별 차등화 방안 여부를 논의해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서는 "업종별 차등화는 최임위의 중요한 논의사항으로 알고 있고, 전문위원회에서 위원들이 검토해 의견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최저임금 법정 기한에 대해서는 "그동안 법 개정 문제를 둘러싼 논란과 지연, 공익위원 사퇴 등으로 여러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다소 촉박하게 진행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은 만큼 열과 성을 다해 최선의 결론에 도달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최임위 내·외부 소통을 강화하고, 최선의 결론을 내리기 위한 대화에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부가 강조한 심의 과정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전원회의가 열린 날은 반드시 언론에 결과를 요약해 브리핑하겠다"며 "다만 특정 개인의 발언을 말하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날 최임위는 지난 3월 고용노동부 장관이 요청한 '2020년 적용 최저임금 심의 요청서'를 접수해 '근로자 임금실태분석', '실태생계비 분석' 등 최저임금 심의 기초 자료에 대해 전문위원회에 심사를 회부했다.
최임위는 다음 달 5일 서울을 시작으로 10일 광주, 14일 대구 등 3개 권역에서 공청회 및 현장방문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다음 달 중으로 전문위원회와 전원회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최저임금 법정 기한인 다음 달 27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