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우측 세 번째 교각 부근에서 30일 오후(현지시간) 비가 잦아들며 경찰특공대 잠수요원(검정 수트)과 군 장병들이 수중 선체 및 실종자 수색을 위해 잠수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헝가리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는 '50년 지기' 여고 동창생의 운명도 갈라 놓았다.
31일 재난 당국과 더좋은여행사 등에 따르면 유람선에는 정모(64·광명)씨와 이모(66·군포)씨, 안모(65·서울)씨 3명이 함께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서울 모여고 출신 고교 동창생으로 알려졌으며, 이전부터 국내외로 함께 우정 여행을 다닐 만큼 50여년 동안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씨 이외에는 정씨와 안씨의 구조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안양에 사는 최모(64)씨와 김모(58·여)씨는 부부 사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모두 실종 상태다.
용인에 거주하며 여행사 인솔자로 알려진 이모(36·여)씨도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
유람선에는 은퇴한 특허청 공무원 부부 세 쌍도 타고 있었다.
안모(61)씨와 최모(63)씨, 유모(62)씨는 은퇴 뒤에도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왔고, 이번에 부부동반으로 유럽 여행을 떠났다가 사고를 당했다. 이들 부부들 중 안씨만 구조됐고, 나머지 5명은 실종 상태다.
여수에서는 자매와 딸, 시누이 등 집안 여성들끼리 의기투합해 여행길에 나선 가족도 있었다.
시누이인 황(50)씨는 구조돼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김모(42)씨와 김씨의 언니(45), 그리고 김씨의 딸(21)은 구조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딸 김씨는 부산외대에 재학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학 측에 따르면 김씨가 당초에는 일행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가족 중 1명이 못 가게 돼 대신 가게 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피해자 가족 10명은 이날 오전 1시쯤 여행사를 통해 현지로 이미 떠났고, 뒤늦게 연락을 받은 가족들의 경우 이날 중 비행기편이 확보되는 대로 출발할 예정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현지시간 29일(한국시간 30일 오전 4시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부다지구에서 우리 국민 단체여행객이 탑승한 유람선이 크루즈선과 충돌해 침몰했다.
침몰한 유람선에 탑승한 인원은 총 35명으로, 이 중 한국인은 여행객 30명, 서울에서 동행한 인솔자 1명 및 현지 가이드 2명 등 총 33명으로 파악됐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나머지 2명은 현지인 승무원이다.
한국인 탑승자 33명 중 7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고, 7명은 구조됐으나 19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