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핏비트 홈페이지 캡처)
글로벌 웨어러블(wearable) 기기 제조업체인 핏비트(Fitbit)가 올해부터 간편결제 서비스인 핏비트페이(Fitbit Pay) 서비스를 국내에서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핏비트은 올해 초 국내에서 결제기능을 탑재한 스마트밴드(Fitbit Versa)를 출시했는데 시중 은행과 카드사 등과의 접촉을 거쳐 올해부터 핏비트페이 서비스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알렉스 힐리 핏빗 아시아태평양 제품마케팅 총괄은 지난해 국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핏빗 페이를 글로벌 프로젝트로 보고 있기 때문에 신용카드를 발급하는 시중 은행과 카드사 등과 접촉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핏비트은 자사 커뮤니티를 통해 "국내에는 올해 즈음 서비스가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상태다.
미국과 영국 등 세계 40여국에서 페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핏비트페이는 지난주부터 미국 뉴욕 등 글로벌 대도시 7곳에서 핏비트페이를 통한 교통요금결제 서비스를 시작하며 결제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전자제품 제조사들이 자사의 판매제품에 간편결제기능을 부가하며 서비스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 핏비트 만의 움직임은 아니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 휴대폰 단말기 제조회사들은 일찌감치 자사 생산 휴대전화 단말기에 페이기능을 탑재하고 서비스 제공지역을 확장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2014년 10월부터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애플페이는 현재 미국 간편결제시장 11%를 점유하고 있고, 2015년 8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페이는 가입자 수 1500만 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렇듯 전자제품 제조사들이 페이 탑재와 제휴사 확대에 적극적인 것은 자사제품의 비교우위로 작용할 뿐 아니라 금융이라는 신규 사업 진출문턱을 크게 낮춰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찌감치 갤럭시S시리즈에 삼성페이를 탑재했던 삼성전자는 소비자 조사 등을 통해 삼성페이가 갤럭시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핵심기능 중 하나라는 내부평가를 내렸고, 삼성페이 기능을 갤럭시A시리즈까지 확대하고 있다.
이용자가 증가하자 삼성전자는 삼성페이를 통해 금융상품 중개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페이를 새로운 수익모델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삼성페이는 결제서비스 외에도 환전과 펀드중개, 해외송금, 은행서비스 중개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 중개서비스도 제공중이다.
숙명여대 경영학부 서용구 교수는 "간편결제는 단순한 결제수단이 아니라 공유경제와 구독경제 등 향후 열릴 다양한 시장으로 가는 발판"이라며 "예를 들면 '강남'이라는 세상이 열리는데 강남으로 가는 길목, 한강의 다리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이어 "간편결제 사업자 입장에서는 이용자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결제뿐 아니라 관련된 금융과 이커머스 등 다양한 사업수요를 자신들의 '결제 플랫폼'에 얹을 수 있다"며 "전자제품 제조사들도 그런 차원에서 간편결제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오프라인 결제의 이용제한은 이런 전자제품 제조업체 주도 '페이바람'의 걸림돌로 남아있다.
애플페이와 핏비트페이 등은 NFC(근거리 무선통신) 방식을 활용하기 때문에 일반 신용카드 POS 단말기로는 사용할 수 없다. 현재 오프라인에서 사용하는 카드 단말기 중 상당수가 이런 방식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 국내에서 애플페이 등을 사용하는 데는 제약이 있는 상황이다.
반면 삼성페이는 NFC와 기존 카드결제 단말기로도 결제가 가능한 마그네틱 보안전송(MST) 방식 모두를 지원하기 때문에 카드 결제가 가능한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사용할 수 있었고, 이런 이용편의성이 삼성페이가 국내 시장에 자리잡는데 상당한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NFC 기능이 포함된 단말기가 확대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 완전히 갖춰지지지도 않았고 NFC 기술도 표준화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삼성페이가 NFC와 MST 방식을 함께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이 시장점유율 확대의 도움이 됐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카드 단말기 교체 과정에서 점차적으로 NFC 결제도 지원하는 단말기 보급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휴대폰과 웨어러블기기 등이 지갑을 대체하는 속도는 더욱 빨라 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