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침몰 현장 주변에서 수 척의 관련 선박이 오가고 있다. (사진=김광일 기자)
우리 국민 7명이 숨지고 19명이 실종된 헝가리 유람선 하블라니호 침몰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을 위한 구조작업이 다시 시작됐다.
우리 시각으로 31일 오후, 현지 시각으로는 사고 발생 사흘째인 이날 아침 해가 밝아지면서 헝가리 부다페스트 두나우(다뉴브)강 침몰 현장 주변에는 수 척의 관련 선박이 오가고 있다.
헝가리 군함 한 척만 뜬 상태로 움직임이 보이지 않던 전날 밤 상황과는 다른 모습이다. 당시에는 날이 어둡고 최근 거세게 내린 폭우로 강 수위가 평소보다 2배 가까이 높아지고 유속이 유독 빨라져 잠수부 투입이 중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비가 개고 날이 풀리면서 헝가리 경찰청·대테러청을 비롯한 현지 당국 관계자들과 잠수부가 수중 수색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현지에 있는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현시점에서 바로 선체 수색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면서 "우리 측 인력의 경우 아직 현장에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헬기가 연신 날아다니고 있으며 수중 레이더도 동원된 상태다. 현장에서 남쪽으로 200m쯤 떨어진 곳에 이미 정박해 있는 크레인을 통한 인양 작업도 준비 중이다.
현지 당국이나 주변을 찾은 국내외 취재진 모두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AFP 통신 페렌츠 아싸 기자는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나 "헝가리에서 지난 40년 동안 이렇게 큰 사고는 처음 본다"며 "너무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다만 사고 직후 구조된 7명 외에 추가로 구조된 사람이나 사망자가 발견됐다는 소식은 아직 현장에서도 들려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고로 사망한 한국인 7명중 2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모두 50대 여성인 김모씨와 이모씨로 두 사람은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어서 신원 확인이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첫날 구조된 7명은 인근 병원 3곳에 나뉘어 후송된 뒤 진료를 받았다. 현지 언론은 부상 상태가 비교적 가벼운 6명이 어제 퇴원한 뒤 현지 대사관 측의 지원을 받아 호텔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1명은 늑골을 다쳐서 당분간 입원 치료가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의 수색 작업은 실종자들이 강을 타고 인접 국가로 빠르게 넘어갔을 가능성을 고려해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불가리아, 루마니아까지로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