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내놓은 새로운 택시 애플리케이션(앱) 'S-Taxi'(이하 S택시)가 기존 택시 앱의 패러다임을 바꿀지 주목된다.
완성도를 다듬어야 한다는 과제가 있으나 서울 대다수 택시를 대상으로 '강제배차'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승객들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인 승차거부를 해결할 방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일 시범운영을 개시한 S택시 앱은 직관적이고 단순한 인터페이스가 인상적이었다.
다만 택시를 부르기까지는 몇 차례 손놀림이 필요했다. 카카오T(카카오택시)에서는 바로 검색되는 아파트 동이 검색에서 나오지 않아서였다.
대단지 아파트 이름만 덜렁 출발지로 찍을 수는 없어 주변의 다른 건물로 설정하고 이동해야 했다.
기사에겐 보이지 않는 목적지를 입력한 다음 '빈 차 선택하기'를 누르니 주변 1㎞ 내 빈 택시 위치가 표시된 지도가 펼쳐졌다.
그 중 한 택시를 선택하자 목적지까지 예상 요금과 소요시간이 표시됐다. '탑승 요청하기'를 누르니 택시 번호가 뜨고 지도상에서 해당 택시가 출발지로 향하는 모습이 표시됐다.
도착한 택시에 올라타자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으로 안심 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다는 푸시 알림이 떴다.
기사 박모 씨는 "S택시 콜을 처음 받아봤는데 '콜이 수신됐으니 손님에게로 출발하라'는 메시지가 나오더라"며 "단말기와 전용 내비게이션 속도가 느려서 답답하다"고 평했다.
박씨는 카카오T의 내비게이션도 그리 마음에 들지 않으며 개인적으로는 '맵피'를 쓴다고 했다.
그는 "카카오T 콜은 물론이고 S택시도 같이 띄워놓고 운행할 것"이라며 "요즘은 강제배차에 월급제인 웨이고에 콜이 몰리는 것 같다. 원래 출근 시간이면 콜이 정신없이 쏟아져야 하는데 웨이고가 나온 이후로는 그렇지가 않다"고 토로했다.
택시기사 입장에서는 어떤 앱, 플랫폼이건 승차 요청이 많을수록 좋다고 했다. 아울러 강제배차보다는 '골라서 받을 수 있는 콜'이 더 낫다고도 했다.
'골라서 받을 수 있는 콜'을 선호한다는 박씨의 말은 서울시가 과거 내놨던 택시 앱 '지브로'의 실패를 겪고도 다시 S택시를 출시한 이유다. '목적지 골라 태우기'는 시가 근절하고자 하는 택시 운행 행태이기도 하다.
시는 길거리에서 승객이 손을 흔들어 택시를 세웠는데 태우지 않으면 승차거부인 것처럼 앱상에서 기사가 승객 목적지를 보고 가려서 콜을 받는 것 역시 승차거부에 해당한다는 인식하에 S택시를 만들었다.
S택시가 활성화해 이를 이용하는 승객과 강제배차 콜이 늘어나면 박씨를 비롯한 택시기사들이 이를 반길지 꺼릴지 짐작하기 쉽지 않았다.
박씨는 "(정부나 업계가) 택시와 상생을 한다고 떠드는데 그게 쉽지가 않다. 결국은 돈 벌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며 "택시를 편하게 해주려면 100% 콜로만 움직이게 해주면 된다. 다만 그러면 기계가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은 택시 운전을 못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목적지에 도착해 내리기 직전 다소 버벅거렸다. 카카오T의 자동결제에 익숙해져 그저 기다리고 있었던 탓이다.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카드결제기에 올려 결제하고 내렸다.
이동 중 택시의 현 위치를 계속 보여주던 앱에 결제 후 감사하다는 문구와 기사 평가를 요청하는 메시지가 보였다. '별로예요'와 '좋아요'가 있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택시기사들 상대 홍보에 치중했다. 내비게이션이나 결제수단은 시범운영을 거치면서 업데이트할 것"이라며 "기사 평가는 어떻게 활용할지 논의를 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웨이고는 강제배차뿐만 아니라 다양한 고급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형태"라며 "웨이고 기사분들은 그 콜만 받을 수 있는 형태라서 S택시와는 다르다"고 덧붙였다.
S택시는 승객이 택시를 지정해 호출하면 강제 배차하는 방식이다. 서울 시내 모든 택시에 자동 설치가 진행 중이며 이용자는 앱을 내려받아 바로 사용할 수 있다.
6월 한 달 시범운영 중에는 택시비 외 추가 요금이 없다. 시는 이 기간을 거쳐 콜비 등 인센티브, 승차거부 시 페널티 등을 확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