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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장풍' 배우 박세영, '있는 그대로'와 '같이'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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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장풍' 배우 박세영, '있는 그대로'와 '같이'를 말하다

    [노컷 인터뷰] MBC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주미란 역 배우 박세영 ②

    배우 박세영 (사진=씨엘엔컴퍼니 제공)

     


    드라마 '귓속말'은 법률회사 '태백'을 배경으로 적에서 동지로, 그리고 결국 연인으로 발전하는 두 남녀가, 인생과 목숨을 건 사랑을 통해 법비를 통쾌하게 응징하는 이야기다. 여기서 배우 박세영은 법률회사 대표의 딸 최수연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최수연은 극 중 애정 없는 결혼 생활을 한다.

    돈을 지배하고 있다는 착각에 살지만 실은 돈에 먹혀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돈꽃'에서 박세영은 나모현 역을 맡아 비극적인 운명에 휘말려 온갖 풍파를 겪는다. 그러면서도 운명에 순응하지만은 않는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한다.

    전작에서 애절하고 간절한 사랑을 하거나 비극의 한 가운데 위치하는 역할을 연기했던 박세영은 오랜만에 유쾌하고 시원시원한 모습의 캐릭터를 연기했다. 덕분에 자신도 즐거웠다는 박세영을 지난 5월 3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모처에서 만났다. '조장풍'을 통해 연기의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임을 증명한 박세영은 인터뷰 내내 밝고 솔직한 모습을 보였다. 그것이 본래 자신이라고 말하는 박세영은 유쾌함 한편에 진지함을 지닌 사람이었다.

    다음은 배우 박세영과의 일문일답.

    MBC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주미란 역 배우 박세영 (사진=방송화면 캡처)

     


    ▶ 뉴스에서도 '노동'과 '노동자'란 말은 제대로 다뤄지기 쉽지 않은 주제다. 그런 노동문제를 중심으로 사회적으로도 묵직한 이슈가 드라마 전면에 나오는데, 부담감은 없었나.

    없었다. 이유는 나는 '귓속말'도 하고 '돈꽃'도 했다. '조장풍'이 가장 괜찮았다. '귓속말' 할 때가 가장 아슬아슬했다.(웃음) 일부러 그런 작품을 선택한 건 아닌데 정치와 기업의 이야기를 다루는 비슷한 결의 작품이 많았다. 오히려 덕분에 많이 알게 되었다. 실제로 '조장풍'도 그렇지만 세 작품을 하면서 뉴스에서 봤던 일이 며칠 뒤 대본에 나오는 게 많았다.

    ▶ 작품을 선택할 때 우선적으로 보는 요소는 무엇인가.

    일단 이야기의 큰 주제, 드라마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본다. 어떤 요소가 더 중요한지는 작품마다 다르긴 한데, 드라마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본다. 그리고 내가 연기하고자 하는 캐릭터의 목적을 본다. 이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 이 인물을 통해 어떤 것들을 표현할 수 있는지 많이 고민한다. 그리고 부수적으로는 내가 시도해보고 싶고 도전해보고 싶은 것일 수도 있고, 어떤 감독님과 작가님, 배우들과 같이 작업해보고 싶다는 것도 작품을 선택하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캐릭터와 드라마의 스토리텔링을 가장 많이 본다.

    ▶ 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을까.

    이번에 유쾌한 장르를 오랜만에 했다. 신선하고 나도 덩달아 즐거워지더라. 재밌는 걸 워낙 좋아하기도 한다. 나는 액션, 코미디 장르를 좋아한다. 이런 유쾌하고 재밌는 작품도 하고 싶다. 그리고 '돈꽃'은 애절했고, '귓속말'도 간절한 사랑이었고 그전에도 사랑을 갈구하는 걸 했기 때문에 감칠맛 나는 로맨틱 코미디를 해보고 싶다. 로맨틱 코미디는 잠깐잠깐 해봤는데 그런 즐겁고 재밌는 것도 해보고 싶다.

    MBC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주미란 역 배우 박세영 (사진=방송화면 캡처)

     


    ▶ '조장풍'에서 주미란 역을 연기하며 '걸크러시'라는 호칭이 붙었는데, 이런 호칭을 듣는 기분은 어떤가. 그리고 액션 연기가 힘들지는 않았나.

    초반에는 엎어치기 등의 장면이 나오지 않고 중반에 나왔다. 초반 촬영까지는 그런 게 없는데 ‘걸크러시’라는 말이 많이 나와서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어떻게 이 기대에 부응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내가 여태 했던 작품과는 장르도, 캐릭터의 결 자체도 너무 다르기 때문에 연기 스타일도 완전 다르게 했다. 그것 자체로도 큰 변화가 있겠다, 그것 자체로도 걸크러시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액션적인 부분은, 내가 액션은 처음 하는 거였다. 아무리 해도 무술팀처럼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일단 정해진 매치기, 수갑 채우기 등 몇 개만 죽어라 열심히 연습했다. 무술팀에서 잘 도와주셨다. 액션보다 오히려 주미란이 숨겨진 본능을 꺼냈을 때,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모든 사람의 말을 대변했을 때 걸크러시의 쾌감이 느껴졌다. 구대길이 제가 진갑인 줄 알았는데 모자와 마스크를 벗고 ‘여기가 남탕인가?’라고 하는 장면이 있다.(22회 참고) 그 신이 재밌던 게 정의가 승리한다는 걸 보여주는 신이었다. 한방 먹였다. 내가 구원투수처럼 나타나니 쾌감이 있더라.

    ▶ 이번에 '조장풍'의 네 번째 OST 'Will be'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된 건가.

    인디 음악을 많이 듣고, 아이유님을 좋아한다. 그런 분위기의 음악을 좋아하고 듣는 것도, 부르는 것도 좋아한다. 그런데 노래방에서 다 같이 있을 때, 사람들 앞에서는 절대 노래를 안 부른다. 부끄럽기도 하고. 그런데 앨범 작업하는 건 녹음실에서 하고 도와주는 분도 계시고 기계도 있다. 사람들이 조용히 있어서 조용한 줄 아는데 OST는 뭐냐고 하신다.(웃음) 나는 좋아서 했고, 재밌고 즐겁게 했다. 연기는 내가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조금 더 있다면, 이걸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즐겁게 할 수 있다. 꼭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이 즐겁게 할 수 있는 작업 중 하나다. 평소에 해보고 싶어서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제안이 먼저 들어왔다.

    ▶ 혹시 이럴 때 내가 연기를 하기 잘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든 적이 있나.

    생각보다 오래 전부터 연기를 하고 싶어 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문득 TV를 보는데 어떤 배우인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그 배우의 연기를 보고 감정 이입을 하며 그 사람이 된 것처럼 같이 눈물을 흘리는 나를 알아차렸을 때 '이게 뭐지?' 했다. 나도 이런 감정을 소통하는 직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누군가가 내 연기를 보고 어떠한 감정을 느꼈을 때 굉장한 보람을 느낀다. 나 또한 내 만족뿐 아니라 내가 표현할 수 있는 걸 통해서 시청자나 관객이 영향을 받아서 힐링이 되고 위로가 되고 공감이 된다면, 나로 인해 감정이 변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팬분들 가운데 내가 연기하는 작품, 연기하는 캐릭터를 보고 용기를 얻었다고 말이다. 이를 통해 행동까지 변화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이 편지를 써서 보내주실 때 진짜 감사했다. 그리고 이번 '조장풍'에서는 그런 위로나 공감이 더 많이 됐던 거 같아서 뿌듯하기도 하다.

    배우 박세영 (사진=씨엘엔컴퍼니 제공)

     


    ▶ 그렇다면 평소 박세영이 자신의 마음을 위로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술을 잘 못 마시고 담배도 안 피우니까 담배도 안 하니까 그때그때 (스트레스를 풀 만한) 그런 게 없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하다가, 스트레스를 풀 무언가를 하나하나 만들려고 한다. 원래 혼자 영화 보러 가는 걸 좋아해서 지금도 영화 보러 다닌다. 그리고 운전하는 것도 좋아해서 혼자 운전하고 어딘가 다녀오기도 하고, 친구들 데리고 운전하고 다녀오면서 그렇게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것 같다. 그 외에 스포츠라든지 좀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걸 만들어보려고 한다. 그런 게 있으면 좋을 거 같다. 친구도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운동처럼 집중할 수 있는 탈출구는 많을수록 좋다고 말이다. 그때그때 바꿔가며 해보면 어떻겠냐고 하더라. 그래서 취미 같은 걸 많이 만드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 박세영은 앞으로 어떤 연기자가 되고 싶나.

    사실 그때그때 다르다. 예전에는 진짜 열심히 달렸다. 팔색조의 매력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다는 이야기도 많이 했다. 대중에게 여러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배우였다면, 지금은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표현하고 하나하나 같이 배워가고 같이 살아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어떤 '워너비'가 되어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내가 보여주는 게 바로 나고, 우리의 삶이 이런 거다 하는 작품과 캐릭터로 남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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